솔라리스는 저자 스타니슬라프 렘 작가의 공상과학소설로, 1961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초판되었다. 심오한 철학적 사색이 담긴 작품으로서 20세기 공상과학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스타니슬라프 렘은 주로 과학기술이 정신세계를 침투해 들어오는 모습을 묘사하는 동시에 과학기술 사회가 갖는 비판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1972년 러시아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더욱 유명해졌으며 2002년 미국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에 의해서도 영화화되었다.
솔라리스라는 행성에 간 어떤 심리학자가 그 곳에서 일어나는 설명할 수 없는 돌발사건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솔라리스는 빨간 태양과 파란 태양을 공전하는 거대한 행성으로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심리학자 켈빈은 이 행성을 연구하는 우주정거장의 연구원을 검진하는 일을 맡았는데, 연구원들은 심한 광기에 사로잡힌 듯이 히스테리 증상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켈빈 앞에는 10년 전에 자살한 아내가 나타나 그를 더욱 혼란에 빠뜨린다. 다른 연구원들도 이와 비슷하게 과거로부터 찾아온 충격적인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솔라리스는 점점 인간들의 이성을 앗아가고,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켈빈은 인간 존재의 거울 속을 들여다보고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솔라리스라는 행성 자체가 주인공이며, 인간들은 그 주인공에 의해 자신이 버리고 잊고 싶어하던 기억들에 부딪히고 정신파멸에 이른다. 인간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단지 인간의 기준에서 생각할 뿐이지만,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와 조우하였을 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공상과학소설은 언제나 열띤 토론을 일으키는 문학장르이다. 직설적인 폴란드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은 평생 '밋밋하기 짝이 없는 미국 SF 소설은 상업주의의 사료로나 알맞은 키치'라며 코웃음을 쳤다. 따라서 렘이 1961년 발표한 '솔라리스'가 확고부동한 SF문학의 고전이 되어 두 번이나 영화로 제작된 것(1972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2002년 스티븐 소더버그)은 상당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렘은 SF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경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라리스'의 서두는 거의 교과서에 가깝다. 인간 과학자들이 '솔라리스'라는 행성에 사는 외계인들과 접촉을 시도했다가 실패한다는 것이다. 솔라리스는 언제나 인간을 앞지르는 지성을 소유한 해양생물체들로 덮여있다. 솔라리스를 탐구하려는 인간 과학자들의 시도는 언제나 부메랑이 되어 그들에게 되돌아온다. 그들의 실험은 스스로의 심리적 약점을 폭로할 뿐이다. 주인공인 크리스 켈빈은 솔라리스가 재생해낸 자살한 연인의 환영에 사로잡혀 과거의 기억에 시달리다가 서서히 파멸한다. 다른 인물들 역시 불특정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다. 아마도 이 책의 독특한 톤은 영화로는 포착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무미건조한 학술적 언어로 우리의 주인공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성의 불가해한 현상들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푸른 지구를 넘어선 환상적 세계의 절대적 이질성을 드러냄으로써 렘은 새로운 문학적 접목을 제시한다. 카프카와 헉슬리를 결합한 '솔라리스'는 SF의전례 없는 돌연변이로, 설명을 거부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다.
러시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이 영화화한 영화 '솔라리스'는 상상의 행성과 스캔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관한 명상이자 큰 예산 없이 만들어진 대작이다. 혁신적인 특수효과나 머리가 멍해지는 스펙터클 없이 환상과 일상의 삶을 하나로 뒤섞는 한 인물의 경험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크리스 켈빈은 솔라리스 행성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의 유용성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우주비행사 베르톤의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몇 년 전에는 신세계 솔라리스에 있는 의식의 바다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베르톤을 제외한 나머지 탐험가의 목숨을 앗아간 불행한 사건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궁금증이 생긴 크리스는 그 우주정거장을 방문하여 스나우트 박사와 사르토리우스 박사를 만나고 기바리안 박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다. 그들은 크리스에게 시간을 두고 적응해보라고 권한다. 그 동안 오래 전 죽은 아내 카리의 환영 같은 이상한 소리와 영상을 경험하고, 그를 통해 솔라리스가 방문자의 기억을 재현하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