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케 팔러의 인생그림책은 0세부터 99세까지 인생에 대하여 각 나이별로 짧은 글과 그림이 있는 그림책이다. 유아부터 초등학교,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그림에세이이다.
그림책을 고를 생각은 처음에는 없었는데 당행 독서 통신연수 대상 도서 중 베스트 인기목록에 이 책에 있어서 고르게 되었고,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작가는 아직 살아보지 못한 인생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살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물었다고 한다. 초등학생부터 아흔살 할머니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생, 시리아 출신 여섯 아이 엄마, 명망 있는 사람들, 명망을 잃은 사람들, 동화작가 등 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명의 인생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일생은 정말 다채롭고 가지각색이다. 그럼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 겪는 일들은 어쩌면 다 비슷하구나, 나도 죽음이라는 걸 처음 인지했던 순간, 사랑을 처음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구나, 이런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몇번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 27살인 내가, 아마도 이 책의 '29'살에 느끼는 감정, "미처 배우지 못한 한 가지. 토요일 저녁에 혼자 집에 있으면서 우울해지지 않는 법" .. 그 감정은 나만 느낀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것이 있었다.
요새도 나는 주말 저녁에 가끔 우울한데, 또 막상 밖에 나간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서, 공허한 기분이 든다. 이러한 감정이 나이를 들면 적응이 될까?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답을 주고 있지는 않선한 것을 더 소중이 다. 그저 너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위로해줄 뿐.
어려운 시절을 견딘 사람이 선한 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별 어려움 없이 살아온 사람들은 인생에 대해 기뻐하는 일을 더 힘들어 하더라고.
근데 나는 이 말에는 백프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별 어려움 없는 삶을 살았다고 대체 누가 단정할 수 있겠어? 각자의 삶의 무게라는 것은 다 다른 것일 텐데. 작은 상처에도 크게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 큰 상처에도 덤덤하게 무딘 사람도 있다.
작은 것에도 기뻐하는 사람이 있고, 큰 일에도 평온한 사람이 있다.
정답이 없는 삶이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날 밀어주고, 끌어주기 때문에 우리는 또 살아간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주위 소중한 사람을 더 아껴야 겠다는 생각과, 내 삶을 더 긍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두 가지만 해도 너무 큰 가르침을 주는 책이 아닌가?
글씨만 읽는다면 정말 10분만에도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림책이니까, 그림도 하나하나 보는 것이 좋다. 나는 위에서도 적었던, 누군가가 날 밀어주고 끌어주는 그 그림이 너무 좋았다.
언제나 우리는 혼자라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 않는가?
이번주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
어른이 된다는 건 가족을 새로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아이를 낳고, 정말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사랑의 감정을 아직 느껴보지 못해서, 그 큰 사랑을 아직 받기만 해서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53살이 되면 작은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지금부터 작은거에 행복을 느끼기 위해 노력해야지. 큰 거에는 큰 행복, 작은 거에는 작은 행복들.
이 책을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다. 주위에 힘들어하거나, 아니 행복해하는 친구들에게도. 더 행복해지라고.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너의 몇살 생일에, 이 감정을 배웠냐고 물어보면서.
생각해보니 이 책은 만나이를 기준으로 할 테니까, 나는 25살이나 26살을 보는 것이 맞지 않는가? 사랑에 빠질 나이라고 한다. 영원히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생기고, 그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나이. 만남과 헤어짐이 이상하지 않은 나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의 메시지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