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을 읽고,
생물공학과 교수님이 집필한 책이지만, 술이 만들어진 화학전 원리에 집중하기 보다 술의 기원, 술과 관련된 문화, 술의 역사적, 문화적 변화, 최신 이슈 등이 적절히 조화되어 읽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와인 열풍이 불면서 와인의 기원 및 맛의 원천에 대한 정보는 다양하게 많았지만, 그에 반해 담금주, 증류주에 대한 정보는 접하기 힘들었습니다. ‘예술적인 누룩의 발효 시간’이라는 챕터에서는 동양술의 베이스가 되는 누룩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며, 동일한 계통의 식문화권으로 발전한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주를 비교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중식집, 일식집에서 자주, 친숙하게 접하는 술이었고, 전혀 다른 계통의 술이라고 생각했던, 사케와 중국술, 막걸리 등이 누룩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소주, 위스키 등 독주의 역사 및 변천과정에 대한 설명도 무척 유익했습니다. 술자리에서 지식을 뽑낼 수 있는 작은 아이템이라기 보다, 술의 역사를 통해 과거 한국사 및 세계사를 엮에 유추해 볼 수 있는 좋은 정보인 듯 합니다.
작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다방면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주제 하나하나의 분량이 짧게 구성되어 있어,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부족한 듯합니다. 특히 읽는이가 평소 관심있어 미리 알고 있는 주제를 접할 때, 예를 들어 한국의 맥주시장과 변천 과정에 대한 챕터를 읽을 때,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많음에도 너무 압축하여 글을 풀어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작은 부족함일 뿐 술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입문서로 이 책은 큰 만족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