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코다 이발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로, 한때 탄광 도시로 번성했지만 현재는 쇠락해버린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그려낸 소설이다. 본 도서를 선택한 것은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오랜 팬이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따듯한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력, 그리고 현실에 대한 조금은 냉소적인 태도라고 보는데, 그것을 개성강한 캐릭처를 통해 스토리텔링 하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장편보다는 단편에, 그리고 단편이 이어지는 옴니부스 형식의 소설에서 잘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본 도서도 여러 캐릭터가 중심이 되어 일어나는 옴니부스 형식의 소설이다.(그래서 소설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소설은 가업을 이어받아 25년째 이발소를 운영 중인 무코다 야스히코씨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마을은 산업침체, 인구감소, 고령화 및 공동화 현상으로 끊임없이 쇠락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것은 도쿄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농어촌 도시의 현실을 작가가 포착해낸 것 같은데, 한국도 동일한 상황이라고 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쇠락해가고 있는 마을 재건을 위한 마을청년들의 분투, 그리고 새 술집의 매력적인 마담을 둘러싼 동네 남자들의 신경전 등 쇠락해가는 마을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가기 캐릭터와 사건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한 소설이었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안쓰럽다가도 한편으로는 훈훈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본 도서를 읽으니, 처음 그의 소설을 읽었던 대학생 시절의 내 모습이 생각났었고, 겨울에 눈오는 시골마을을 정겨운 풍경도 떠올랐던 것 같다. 지금보다 조금 더 지난 12월에 읽으면 조금 더 좋은 책인 것 같다. 12월 휴가 때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