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망치"는 로버트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SF 소설가의 Big Three 중 하나로 불리는 아서 클라크의 책으로 1990년대 흥행한 영화 "딥 임팩트"의 원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의 망치"는 이 책은 작가의 말년에 쓰여진 책으로, 수십년에 걸친 그의 작품 세계가 응축되어 있다. 달에 갑자기 나타난 모노리스, 지구에 건설하는 궤도 엘리베이터, 지구권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스치듯 떠나가는 외계인의 대형 우주선, 운석의 낙하에 대비한 우주 파수대 건설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채워진 그의 세계관은, 우주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정교한 상상력으로 수십년에 걸쳐 짜여져 왔다.
클라크는 이 책에서 독자들이 오랫동안 놓쳐온 SF 소설의 핵심을 보여준다. 흔히 독자들은 매력적인 인물 구성과 긴박감 있는 플롯, 극적인 구성을 가진 SF 소설을 선호하는데, 이런 이유로 SF 소설은 스페이스 오페라와 점점 더 구분하기 어려워지곤 한다. 반면 클라크는 SF적 소재를 중심에 내세우고 인물과 플롯을 최소화하여 그 주변에 배치하여 SF의 문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이라기보단 과학 연대기를 보는듯한 이러한 서술방식은, 독자들이 책에 몰입하기 어렵게 하는 단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로 하여금 SF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클라크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서도 역시 그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과학의 발전상을 그림으로써 독자의 갈증을 해소시키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과학의 발전으로도 해소할 수 없는 우주적 재난을 묘사하는 아이러니를 담담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