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물건의 역사는 인간을 이롭게도 하고 멸망 직전까지 몰아 붙이기도 했다.
발명으로 탄생하였던지 혹은 우연한 발견으로 인간과 마주치게 되었던 우리 주위의 모든 물건에는 인류의 진보와 함께한 의미가 있다.
이 책에 나열된 30가지의 발명품들은 그 중요성이 너무 커서 그것들의 등장하기 전과 이후의 역사가 확연히 달라진다. 30가지 발명품은 그 자체로 기술혁신을 의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인류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는 최소한 기술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했다.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발명품들 때문에 인류의 삶이 달라졌던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 친근해서 그냥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것이라 특별하게 생각지 않았던 시계, 유리, 종이 등 흔하디 흔한 물건들이 위대한 선각자, 발명가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 다시한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나의 주변에 놓여 있는 모든 물건들이 나와 함께 한 역사가 담겨 있다는 생각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실용성 외에 나와 함께한 시간에 담긴 의미가 무겁게 다가오는 듯 하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표현이나 시각이 다분히 일본적이고 사례나 비교대상이 다소 편협하다는 면이 거슬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물건들에 대한 소소한 잡학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면에서는 재미와 의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30가지의 발명품이나 다루기에 일종의 '옴니버스'식으로 내용이 구성되고,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 짧은 호흡으로 부담없이 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