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2 : 유주학선 무주학불
저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거대 도시 서울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로 바라보는 한편, 그와 얽힌 이야기들을 특유의 편안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역사 예술 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를 절묘하게 엮고 쉽게 풀어내어 책을 읽는 동안 문화해설사가 옆에서 설명 해주는 것을 들으며 답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편2 : 유주학선 무주학불(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운다)은 서울의 옛 경계인 한양도성, 자문밖, 덕수궁과 그주변 , 동관왕묘, 성균관 등 조선왕조가 남긴 문화유산들을 해설해 간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곳,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곳을 두루두루 답사하며 수도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조선 초기 계획도시로서 건설된 서울의 내력 역시 차근차근 짚어본다
답사는 서울의 옛 경계인 한양도성에서 시작된다.
한양도성은 전란을 대비해 쌓은 성곽이 아니라 수도 한양의 권위와 품위를 위해 두른 울타리다는 설명이 이채롭다
한양도성은 낙산, 인왕산, 남산, 북악산 등의 산줄기를 타고 서울을 둘러싸기에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답사기로 탁월하다
자하문(창의문) 바깥을 일컫는 자문밖 답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한양 최고의 별서 터로 부암동 일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자문밖의 아름다운 계곡에는 안평대군의 무계정사, 흥선대원군의 석파정, 반계 윤웅렬의 별서, 추사 김정희의 별서 등이 있었다.
조선왕조의 궁궐중 덕수궁은 저물어가던 왕조의 쓸쓸한 역사를 상징하는 곳으로, 또는 본래 모습을 잃은 채 몇몇 서양식 건물들이 눈에 띄는 궁궐 공원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저자는 덕수궁의 인식을 바로잡고자 조선 초기부터 덕수궁 자리가 어떻게 변해왔는 지 등 내력에 대한 설명과 대한제국의 궁궐로서 근대적인 독립국가를 세우려 했던 고종의 바람이 깃든 곳이라고 역설한다.
동관왕묘는 삼국연의에 등장하는 관우를 모시는 무묘라는 점이 이채롭다. 임진왜란중 중국에서 건너온 관왕묘가 전국 각지에 들어서고 왕부터 백성들가지 관왕을 숭배한 모습에서 조선시대 신앙의 일면을 볼 수 있다
마지막 답사지는 성균관이다. 유교사회이던 조선왕조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곳 그리고 진사와 생원 시험을 통과한 이들이 모여 공부하던 곳이다. 강학 공간인 명륜당과 향사공간인 대성전을 차례로 둘러보며 조선시대 교육 체제와 문묘제례에 대해 알려준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의 매력을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 역사속에서 숨쉬는 도시 서울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