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형석 교수님에 대하여
김형석 교수님을 최근 유투브나 TV에서 많이 뵌다. 100년을 넘게 사시면서도 철학자로서의 자신의 철학을 후대를 위하여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삶을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로 우리를 일깨우는 시대의 지성이며 영원한 현역이시다. 이 책은 103세 철학자가 인생에서 맞딱뜨리는 질문에 대하여 현명한 답변을 전달해 준다. 어떤 정답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내가 살아봤더니 이렇던데... 여러분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요?"라고 친절한 노신사의 마음을 따뜻하게 전달한다.
2. 책의 주요 내용과 느낀 점
Q) 인생을 후회 없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황금기는 60세부터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60세에서 75세까지가 제일 좋았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75세까지 모든 것은 성숙하고 내가 나를 믿고 살 수도 있고, 또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한 나이가 되니까 60세에서 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였다는 생각이었어요. 어려서부터 성장해서 30세까지는 넓게 보면 교육을 받는 기간이고, 30에서 65세까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이고, 정년이 되면 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65세부터 90세까지는 어떻게 살았는가? 사회인으로 다시 태어나서 사회 속에서 내가 어떤 의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사는가? 그 기간이 추가된 거에요. 내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2단계가 아니고 3단계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 자신이 살아보니까 90세까지는 늙는 게 아니에요. 90세까지는 누구나 똑같이 일할 수 있어요.
지금은 누구나 100세 시대는 말을 많이 하고, 또 지금 50을 넘은 나의 친구들도 모두 100세는 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인으로 일하는 정년은 기껏해야 10년이 남았다. 그리고 남은 40년을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늘 고민이다. 이런 때, 먼저 그 100세대를 사신 분의 이야기는 마음에 와 닿는 것이 많다. 그 이야기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장수세대의 도래는 많은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노후빈곤 문제가 이렇게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도 먼저 우리가 알고 대처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제해결이 여러 집단의 이해가 상반되어 쉽게 풀리지 않는 현실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면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사회에서 의미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실제적인 지침이 된다. 평생 현역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 나이가 들어 늙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포기하면 늙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특히 일의 목적을 소유에 둔 사람은 모든 걸 잃어버리지만, 일의 가치를 찾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산 사람은 영원한 기쁨을 얻게 된다는 말씀은 깊이 새겨진다. 소유가치가 아니라 존재가치를 갖고 사는 노후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나와 관계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회성을 더욱 개발해야 하고, 서로 돕는 관계가 되도록 힘써야 겠다.
Q) 젊은 시절 큰 영향을 준 '나의 스승'이 있다면?
A) 내가 쭉 살아보니까 직간접적으로 누구를 만났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생겼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껴요. 그 사람들을 못 만났으면 지금의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됐거나 내가 날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요. 만남에는 3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스승을 만났는가? 어떤 친구와 같이 살았는가? 어떤 가정, 어떤 배우자를 만났는가? 그 세 가지가 인생을 구별하는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스승을 가졌기 때문에 내가 스승이 되고, 그분들을 통해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내가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 스스로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게 되면 나도 없어지고 말아요. 우리 스승들에게도 단점은 다 있지만 장점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일 이야기하고 싶은 건 학자가 누구를 연구했다고 해서 거기에 빠지지는 말라는 거에요. 반드시 그 시대가 넘어가니까 지금 시대와 사회를 위해서 내가 나를 찾고 내 사상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렇게 사는 것이 제자로 출발해서 스승이 되는 길이 되지 않나 싶어요.
나도 살면서 여러 스승을 만났다.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나의 가정, 배우자를 맞았다. 그 가운데서 젊은 시절 나의 사상에 영향을 준 몇몇 분들이 나에게는 매우 귀중하다. 그분들은 나의 생각에 새로움을 주었고, 나의 어두움에 빛을 주었다. 내가 이 땅에서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나에게 복음을 전해줌으로 주고 생명으로 인도해 주신 분도 계시다. 그분들은 지금 시대에 나와 호흡을 함께 하며 나를 지도해주셨다. 김형석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분들은 모두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단점이 오히려 그분들 스스로가 불완점을 깨닫는 도구가 되었고, 겸손히 배움을 멈추지 않는 원동력이 되었다.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되, 아직도 개척해야 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열심히 사신 여러 분들을 통해, 나는 매일매일 새롭게 되어야 함을 동기부여 받았다. 그러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 많이 표현해야 한다. 그분들은 이제 점점 나이가 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서 그분들이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말씀드려야 겠다. 그분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하신 분들이니 마땅한 감사를 드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