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라고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정말 읽는 내내 몇편의 중국 대서사시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갖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나는 삼국지나 초한지처럼 중국 고대역사 소설을 좋아하여, 삼국시대나 한나라 역사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역사는 잘 알지 못하였는데, 이 책을 읽고 어느정도 역사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요순시대가 있던 신화의 시대부터 시작된다. 어느 나라든 신화는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신화는 반고가 천지를 창조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먼 옛날 거대한 알 속에서 잉태되어 태어난 반고는 1만8,000년 동안 잠만 잤다. 잠에서 깨어난 반고는 좁고 어두은 알 속이 답답하여 큰 도끼를 가져와 알을 깨트렸다. 그 알의 가볍고 밝은 기운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고, 무겁고 어두은 기운은 아래로 가라앉아 땅이 되었다. 이렇게 세상이 생겨난 것이다. 반고는 이런 하늘고 땅이 너무 좋았고, 다시 하늘과 땅이 붙어버리는 것을 걱정하여 손을 뻗어 하늘을 받치고 다리로 땅을 누르기 시작했다. 반고가 자리면서 하늘과 땅 사이도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고, 1만8,000년이 지나고 반고는 쓰러져 죽고 말았다. 반고는 죽고 난 후 반고의 입에서 나온 숨은 바람롸 구름이 되었고, 마지막 목소리는 천둥소리가, 왼쪽 눈은 태양, 오른쪽 눈은 달이 되었으며, 사지와 몸통은 산맥과 넓은 평야가, 피는 강물, 핏줄은 강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 신화에서 인간은 여와에 의해 만들어졌다. 여와는 진흙과 물을 섞어 작은 인형같은 인간을 만들기 시작했고, 하나씩 만드는 것이 힘들어 흙탕물을 튀겨 인간을 가득 만들었다. 이 이야기가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났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와가 직접 빚어 만든 선택받은 소수, 그리고 흙탕물로 대충 만들어진 일반 대중이 태어날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주장을 위해 만든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중국인은 복희, 여와, 신농 이 세 임금을 삼황으로 부르고, 황제, 전욱, 제곡, 제요, 제순을 오제라고 하여 삼황오제라 한다. 이중 제요와 제순 시대를 중국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였다고 평가하여 요순시대라는 말을 쓴다. 이 시대 역시 그 자료와 증거가 없기에 신화의 시대에 포함된다. 신화의 시대가 끝나면 BC2070 부터 천추전국시대가 시작된다.
춘추전국시대는 크게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로 나뉜다. 봉건시대의 시작인 주나라가 만들어지고 790년동안 유지된 주나라의 왕실이 약해진 이후,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BC770에서 BC403년까지를 춘추시대라고 부르며, 공자가 이 시기를 <춘추>라는 역사책에 기록하고 있다. 전국시대는 주나라가 없어지고 본격적인 대혼란의 전쟁이 시작된 시대를 말한다. 유향이라는 역사학자가 이 시대에대해 <전국책>에 기록하고 있다. 유명한 춘추시대의 고사에 관포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2,000년 넘게 우정의 대명사로 불려온 관중과 포숙의 관계가 이 시대의 고사에서 나온다.
또한 오월동주와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성어도 이 시기, 오나라와 월나라의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오나라의 합려는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부상을 입고 죽으면서 아들에게 원수를 갚아달라고 하고, 그 아들 부차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전까지 절대 편하게 잠들지 않겠다며 장작위에서 힘들게 잠을 자 이를 와신상담의 "와신"이라 하며, 월나라 구천은 오나라 부차의 싸움에서 포로로 잡혀 비참한 생활을 하다 풀려난 이후 오나라에서 당한 수모를 잊지 않겠다는 각오로 매일 곰의 쓸개를 핥아 먹었다. 이것이 와신상담의 "상담"이다. 이렇게 고사성어가 생겨난 것이다.
춘추전국시대의 막을 내린것은 진나라의 6대왕인 영정으로, 대륙을 통일하고 왕보다 위에 있는 타이틀을 원하여 황제라고 칭하여 진시황제라는 표현이 처음 만들어 지게 되었다. 진시황은 어지러운 나라를 통일하는 대업을 이루었으나, 진시황이 죽고난 후 진나라는 곧 무너져버리게 되었다. 그 후 우리가 잘 아는 초한지의 항우의 초나라, 유방의 한나라가 건국되었고 한나라가 통일하였으나 또 얼마 안가 황건적의 난이 발발하여 나라가 어지러워지면서 곧 한나라도 멸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삼국시대가 펼쳐지게 된것이다.
삼국시대의 최종 승자는 위나라였으나, 조조의 아들 조비는 허수아비 황제에 불과하였으며, 실권자인 사마염이 조씨황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진나라고 바꾸고 황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 진나라도 얼마 못가고 멸망하였으며, 이 시대를 위진남북조 시대라고 한다. 이후 분열과 통일을 되풀이한 중국의 역사는 청나라의 몰락으로 중화민국이 탄생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책 중간중간에 역사관련 영화가 같이 소개되어 있어 나중에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