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었다. 돈의 이야기라서 그런가 지난번 읽은 다른 분야의 내용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역시 어떤 역사든 그저 혼자만들어지고 혼자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돈과 경제의 역사는 권모술수, 수탈 등 비인간적인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며 악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tvN<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 지음)"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게되는 것은 현재 우리의 경제활동, 문화는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뜻밖의 것들을 알게될때 웃음도 나오고 고대도 끄떡여진다. 흥미를 자아내며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메디치가문의 이야기에서는 이자놀이, 돈놀이 등 결국 돈으로 정치권력을 매수하고 권모술수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귀족이 아닌 사람들이 귀족으로 신분세탁을 하는 과정과 예술과 과학에 그들의 돈을 투자하여 이름을 알리며 끝도없이 올라가려는 권력과 영향력에 대한 의지를 읽을수 있었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여서 금방이해가 가고 비교가 된다.
우리는 영국하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아마도 선진국, 젠틀맨의 나라쯤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벌거벗은 영국 노예무역"편에서는 영국이 자행한 노예무역이 얼마나 비인간적이었는지를 알게된다. 노예를 판 돈으로 설탕을 사서 재판매해서 큰 수익을 누리거나 사탕수수농장의 험한 일에 노예들을 동원하여 돈을 버는 일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영국이 했다는 것은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다시한번 충격적이다.
커피이야기하면 우리는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정도가 떠오르지만 사실은 오스만 제국이 널리 퍼트렸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되고, 비엔나커피나 카페 등의 기원이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서 널리퍼졌으며 예멘의 커피나무와 에티오피아관련 이야기 그리고 커피에 대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커피의 재배를 통제할 요량으로 커피원두를 로스팅해서 팔았다는 이갸기까지 어디서 들은듯 하지만 새롭고 재미가 있다.
돈이야기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은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배경과 변천과정을 읽디보면 요즈음 벌어지는 기축통화전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미국의 달러가 어떻게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고 그들의 힘을 유지해왔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적어도 이 정도만 이해를 해도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인싸이트가 생기는 글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시 영국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삶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와 그 "그늘"에 대한 이야기인데 노동자를 착취하는 모습은 돈을 향한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를 알수 있는 글이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편히 누울 자리도 못구해서 줄에 몸을 걸치고 자야 하는 노동자들의 사진을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런 비참한 과정은 오늘의 노동자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 그리고 패배한 중국이 내주어야 했던 상하지 조계지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 날의 상하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세계 열강의 온갖수난과 청나라 그리고 중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민중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중국의 변화과정을 상하이라는 투시경을 통하여 바라볼수 있었다. 지금은 화려한 국제도시로 변모한 상하이는 테슬라의 공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여 졌다.
이외에 이제는 식상해졌을 것같은 석유패권전쟁과 페트로 달러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태도변화와 앙숙같은 이란과의 화혜무드, 러시아와 끈끈해지는 장면 등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중동에서의 전략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젠 석유때문에 골치아플 일은 없으니 미국이 발을 빼는 모양새인 것 같은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응이 과해보이기까지 한다. 더우기 페트로 달러를 사실상 포기하고 석유대금의 위안화결재도 받아들였으니 미국으로서는 속이 많이 쓰릴 것 같다.
마약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탈리아의 가난한 이민자들과 미국으로 들어온 마피아에 대한 이야기와 마약에 대한 이야기와 중국 노동자들이 남미로 들어가서 마약이 퍼지게되는 과정 그리고 마약의 골든 트라이앵글과 골든 크레센트에서 그 무게중심이 멕시코와 콜롬비아로 넘어가는 과정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과의 전쟁은 흥미진진하다. 이제 미국의 바로 아래서 직접 들어오는 마약은 미국의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미국은 과거의 아편 마리화나 헤로인 코카인의 문제가 아니라 "펜타닐"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그리고 미국의 마약의 역사에서 베트남전쟁에서 진통제로 사용한 마약에 중독된 군인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마약을 할수밖에 없었던 사실등은 뼈아픈 실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