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적인 용어와 내용이 과연 재미와 연관되어 질 수 있을까? 더욱 더 눈에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면역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 말할 것이 없으리라. 그럼에도 저자는 과감하게 '재밌는' 한술더 떠 '이토록'이라는 수식어까지 덧붙여 과감하게 책의 제목으로 정했다
그러니 어쩌랴! 독자의 입장에서는 더 궁금해지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저자의 심리적 판정승이라고 해야 하나? 나도 이 제목에 반해 책을 선정했으니 말이다.
- 사실 최근 3년여동안 온 국민은 코로나 19덕분에 의학전문지식을 넘어 상당한 수준의 의학평균 지식을 축적한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 신체의 이상한 징후의 발생은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이유 때문이라는 가설과 함께 면역력 향상과 관련된 약품도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출산율 감소와 함께 사양길에 접어든 분유회사들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나이든 어르신들의 면역력향상 제품으로 타깃을 바꾸어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니 말 다했다고 본다.
- 이즈음에 센스있는 저자 김은중씨는 의사로서의 본인의 내공과 카툰에 관심이 있어 대학생때 부터 대학신문에 연재한 만화실력을 더해 면역에 관한 이 책을 엮어갔다. 조금은 전문용어의 나열에 빠질 위험성을 적절한 소재의 만화를 삽화처럼 병렬함으로써 말 그대로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니 만화가겸 의사가 만든 이 책이 재미있지 않고 어쩌겠는가? ㅎㅎㅎ
만화를 좋아했고 실제 아마추어 만화가(?)로도 활동한 이비인후과 닥터 김은중의 이 책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방대한 면역지식이 어떤 영웅적인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오늘날 알려지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절반은 유명 또는 무명의 의사들에 대한 재조명이기도 하다. 한편의 이야기처럼 그리고 흥미있는 영웅서사처럼 이책이 쉬이 읽혀지는 이유도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의 무용담을 적재적소에 숨겨놓은 덕분 아닐까 생각된다
- 면역(imunity)은 '의무면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이뮤니타스(immunitas)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즉, 전염병이나 전쟁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목숨을 지켜주는 고마운 현상. 그러나 면역시스템은 외부병원체로부터 우리는 보호하는 단순 방어막 그 이상의 것임을 강조한다. 면역과 관련된 인체의 모든 시스템을 '면역계'라고 하는데 주어진 조건과 면역반응의 유무에 따라 면역계에서 생길수 있는 질병을 4가지로 나눌수 있다고 보았다.
1. 알레르기 또는 과민반응 수준 : 꽃가루 알레르기등 흔히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
2. 면역결핍 수준 : 면역계가 외부 병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
3. 자가면역 수준 : 면역계가 정상세포를 향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
4. 악성종양 수준 : 암세포처럼 비정상적으로 변해버린 세포에 대해 면역계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경우, 즉 면역세포사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 면역학의 위대한 역사의 시작은 1860년대 파스퇴르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에게 요구르트로 더 잘 알려진 파스퇴르는 양조업자의 의뢰로 시큼하게 변해버린 와인연구에서 시작하여 닭콜레라 연구를 통해 약해진 균 자체가 바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물질임을 최초로 발견하게 된다. 이 예방물질의 이름을 백신이라 명명하고 예방물질을 투여하는 것을 예방접종이라 불렀다.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Vacca에서 유래하여 백신 (Vaccination)이라 했으니 우두, 즉 소의 천연두를 발견한 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화로 활발한 연구활동이 빛을 발하게 되는 데, 코흐는 매생물과 질병의 관계를 규명하였는가 하면, 베링은 항체의 존재를 널리 알리게 되고, '메치니코트는 면역세포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외부의 공격을 당당하게 막아내는 세포가 우리 몸속에 있음(생명체내에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 항원과 항체의 기본 개념도 면역에서는 중요하다. 항원(antigen)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자 면역세포와 반응하는 모든 물질을, 항체(antibody)는 항원과 결합하는 방어물질을 이야기 한다. 세균은 비록 단세포 생물이긴 하지만 혼자서 일상생활 및 번식이 가능한 반면 바이러스는 껍데기 안에 자신의 유전 정보만 달랑 가지고 있어 반드시 다른 생명체의 세포안에서만 기생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유익했던 점은 이러한 용어들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었다. 그동안 무수하게 병원을 방문할때마다 항원이 어떻고 항체가 형성되었느니 아니되었느니, 그리고 세균과 바이러스의 분명한 차이점등을 알게되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값지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