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 그 누가 이같은 제목의 책에 솔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을 덮자 벼락을 맞은 듯 나를 둘러싼 세계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세상이 논리와 규칙에 따라 움직일 거란 생각은 틀렸다. 인간의 삶은 우연의 연속에 의해 저질러질 뿐이다, 다소 극단적인 서평의 멘트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라고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나 또한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은 운명일까, 우연일까? 여전히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현상앞에서 우리는 계속 이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저자인 과학저널리스트의 합리적인 이론 전개는 우리를 연속적으로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했다.
이책의 제목은 이렇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저자도 공개적으로 말한다. 이책의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우연과 친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우연은 예측할 수 없는 많은 연관들 속에 있다. 그래서 한가지 측면만 살펴보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 커다란 틀속에서, 전체적인 관계속에서 볼때 비로소 우연이 우리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를 이해할 수 있다. "우연은 신이 자기 이름으로 서명하기 싫을 때 사용하는 신의 가명이다" 작가 아나톨의 표현이지만 그 얼마나 멋진 문장인가?
- 이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었으며, 파트1은 운명이라는 착각, 파트2는 우연이 만든 세계, 파트3은 우연이 두려운 사람들, 파트4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이란 제목으로 각각의 내용을 담고 있다.
-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내고자 한다. 다른 사람들 보다 한발 앞서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생각읽기와 추측의 끝없은 순환에 사로 잡히고 그것은 인간의 삶을 우연으로 인도한다. 가장 놀라운 우연은 우연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 자연은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저 무작위적인 걸음을 어디론가 옮길 뿐이다. 우연에 의해 유전인자가 변화할 때도 바로 그런일이 일어난다. 진보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문화와 기술에서도 경험한다.
- 사랑이 싹트는 중요한 포인트는 늘 똑같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알아차린 순간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 인간은 질서의 동물이다. 자연의 무질서를 모방할 수 없다. 카오스는 자연의 질서였고 질서는 인간의 꿈이었다. 우연이 우리의 길을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가능성이 많은 환경속에 있는 사람은 개별적인 우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오늘 기회를 놓치면 내일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체 속에서 개별적인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시스템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환경에 스스로 영향을 끼칠수 있을 때면 으레 우연이 작용한다. 양자물리학도 그렇고 진화론도 그렇고 인간이 함께사는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이다.
- 과학의 대중화에 노력하는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에도 반드시 실증 가능한 데이터나 사례를 병렬시킨다. 그러니 저자가 주장하는 문장 하나하나가 신뢰감을 더하게 되고 그만큼 더 탐독하게 된다.
-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각자의 해석에 달려있다. 뇌는 끊임없이 틀과 설명을 잧는다. 이 과정 끝에 어떤 해석을 믿을 지는 자유이다. 모든 날은 의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는 우연에서가 아닌 나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행복헤 이르는 길은 단 하나, 자신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멈추는 것이다. 우연은 늘 급습하기 때문이다. 우연한 사고를 인정하고 우연의 파괴력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약간 불안할 때가 가장 안전하다.
- 복합적인 문제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무시하는 것이 종종 성공의 열쇠가 되어준다. 단순한 사고만이 승산이 있는 것이다. 유능과 무능의 차이는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은 과제를 더 작게 세분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고 자연스럽게 더 많이 더 자주 결정을 내렸다.
- 삶을 변화시키려고 하거나 변화시켜야할 경우 작은 걸음으로 가는 것이 최상의 길이다.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한 사회에서는 작은 걸음으로 걸으며 계속적으로 규칙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최상의 방법이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곳에서 우연의 힘을 믿어버리는 것은 이성적인 선택이다. 우연을 믿는 것이 최상의 전략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연에 더 많은 여지를 허락하며 사는 것이 좋다.
- 자연은 우연한 걸음으로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며 때로는 후퇴하기도 한다. 생명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지치기를 할뿐이다. 각각의 가지들은 서로 다른 미래로 이어진다. 그러니 유독 우리의 인생길만이 커브길 없이 계획에 따라 진행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우연은 우리에게 신중함을 가르쳐준다. 이것이 바로 우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우연에 열린마음을 가지는 것은 생동감있게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