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계절을 읽고...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챕터가 나눠져 있고 그 시작에 항상 재즈 아티스트들의 명언이 실려있습니다.
주요 JAzz 뮤지션들의 어록을 곰씹어보니 철학적인 흐름이 매우 강함을 느끼게 된다.
하기사 인문학의 범부에 예술,철학,종교 등의 장르가 전개 되며 주요 감명 깊었던 어록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삶은 재즈와 비슷하며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 조지 거슈윈
저는 전혀 즉흥적으로 살아보지 못해서 이 문장에 꽂혔습니다. 아직은 두렵지만 이 즉흥이라는 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나는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를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나는 우리가 여기에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이 찰스
우리도 항상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존재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적은 것 같아요.
재즈 하는 사람들, 음악 하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아마 함께하는 연주자들끼리 믿음이 생기고 즉흥적인 연주를 해도 받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 말이 연주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 눈에 띄였어요.
재즈는 단지 음악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자 존재하는 방식이자 사고방식이다.
-니나 시몬
재즈라는 단어 말고 다른 걸 넣어도 내가 원하는 거라면 다 적용이 될 거 같았어요.나는 단지 사람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자 존재하는 방식이자 사고방식이다.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자유롭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예술은 단지 감상하는 게 아니라 삶의 방식이자 존재하는 방식이자 사고방식이다.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이 함께 부른 <Summer Time> 을 함께 감상하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나눠봤습니다.
바에 혼자 앉아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어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킬힐을 신고 다리선이 보이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여성스러운 느낌을 내는 게 구두인 것 같아요.
저녁 식사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보이는 사람, 풍경, 술 색깔 등 눈에 보이는 게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무겁지 않고 구두를 신어도 부담스럽지 않는 환경. 여행 온 것 같은 여유. 하지만 자연이 아닌 씨티뷰.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은 로망이 있어요.
저는 이미지 보다 노래를 들으며 목소리가 악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의 목소리인데 꽈배기같이 전혀 상상하지 못한 여러 면들을 본 거 같았습니다.뒤에 나온 남자 가수의 목소리도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하면서 자유자재로 변형을 하는데 이걸 어떤 악기에 비유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아마 없을 것 같아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자기만의 악기에요.
깜깜한 바에 혼자 갔는데 이런 음악이 나온다면 굉장히 센티해질 것 같고 아무 이유 없이 눈물 한 방울 흘릴 것 같아요.
같은 곡을 들어도 각자 떠오르는 단상들이 다른게 재미있었어요. 저는 이 곡을 듣고 초여름 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습니다. 간드러지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목소리가 제 머리카락과 치맛자락을 살랑거리게 하는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조와 혁신의 음악'이라고 불리는 재즈를 내 삶, 나의 일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멋진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재즈는 협업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일도 창조와 협업이잖아요. 교향곡은 지휘자의 리드 아래 정해진 것을 쌓아가는 일이고 재즈는 틀이 없지만 설렁한 재즈 악보를 채워나가는 것 같이 자유로운 연주가 가능합니다.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방향을 계속 맞춰 우리가 그 리듬을 만들어내고 연주를 이어가고 있어요.
재즈를 듣고 느끼는 게 다 다르잖아요. 감각이 사람마다 달라요.
자신의 감각을 찾지 못했을 때는 불안정하고 다른 사람이 괜찮다 해도 그게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내 감각을 찾기 시작하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연주와 같게 돼요.
재즈는 역동적 상호작용이라고 했어요. 흥에 겨워 애드리브를 시작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그 흥을 더 돋우기 위해 밑에서 받쳐주게 된다면 그 음악이 환상이 되요. 함께 일을 함에 있어서도 서로에게 보완이 잘 된다면 아주 멋진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나만 돋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다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자유로운 재즈이듯 삶과 일에 있어서도 이런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끝으로 Chet Baker 의 먹먹한 음성의 I Fall in love Too Easily 의 노래와 아련하고 목쉰듯한 트럼펫 음악을 들으며 안개낀 새벽녘의
맨하탄 빌딩사이의 거리가 마침내 눈에 떠오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