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Democracy's Discontent)'는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What Money Can't Buy)', '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신작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큰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국 사회의 혼란이 전세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인데,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의 세계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큰 단서를 우리에게 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자유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 우리가 흔하게 쓰고 접하는 용어들이 어떠한 의미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초기와 비교하여 그 의미가 어떻게 변하여 온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놓여진 상황은 과연 어떤것이고 '대한민국의 시민이자 유권자'로서 어떠한 기준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마이클 샌델 교수 답게 시원시원하게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답이 아니라 질문을 제시하는 저자의 스타일에 어느정도 익숙해 졌기에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책은 27년전인 1996년 미국에서 출간되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 이사실을 알고 저자의 명성에 기댄 저자와 출판사의 얄팍한 장삿속에 '낚였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으나, 저자가 왜 거의 한 세대 전에 출간한 책의 내용을 다듬고 일부를 추가하여 오늘의 시점에 다시 내놓았는지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었다. 항상 그렇지만 마이클 샌댈 교수의 연구와 저술은 미국 중심의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놀랄 만큼 들어 맞는 내용이다. 초판이 나왔던 1996년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연임이 결정되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해이다. 샌델 교수는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이 된 1987년이 세계화가 시작된 해라고 생각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임했고 이후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으로 미국의 대통령직이 이어지고 있었다. 당시 초판에서는 미국 공화국이 초기부터 강조해 왔던 시민의식의 형성적 프로젝트가 세계화 시대에 이르러 어떤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고 한다. 당시 샌델 교수는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발생한 '시민 주도성의 약화'와 '민주주의의 쇠퇴'에 주목했다. 경제가 세계화 됨에 따라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글로벌 정치기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고 그러한 기구들이 민주적인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자기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잃어버림으로써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불만이 쌓이고 쌓여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큰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가능하게 한 미국 정치에 만연한 불만의 원인과 내용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 결속력은 붕괴되었고 시민의 좌절감을 한층 더 뚜렷해졌다. 이런 불만과 좌절감의 원인을 지난번 저서인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 능력주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제시하였고 능력주의의 오만이 현대 미국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밝힌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 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보다 더 빠르게 안좋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세계화(Globalization), 금융화(Financialization), 능력주의(Meritocacy)로 대표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를 감싸고 있는 자본의 힘에 대해 시민의 민주주의적 역량으로써 어떻게 대항하여 모두가 바람직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공선 또는 공동선을 창출할 것인가에 주목한다. 샌댈 교수는 '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기가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식을 고민한다는 것이고, 또한 자기를 온전하게 인간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는 미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한다. 지금은 '시장'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효율성'만이 유일한 가치가 아니라는 것도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