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일반적 상식적이지 않은, 그래서 왠지 거부감도 없지 않았지만 뭐지?라는 호기심으로 선택한 책...누군가는 - 아마도 분명한 것은 성적인 면에 있어서 발칙하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는 책- 읽으면서도 거부감이랄까 뭔가 부정하고픈 그런 책...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알고 있었던 성 역할 내지 성에 대한 선입견을 무참히 뒤엎어버린 책...'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암컷들이란 것이 가능한가?
책에서는 암컷들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연구 결과를 밝히고 있지만 내 머리 속에 든 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여전히 그래도 이런 결과들은 단적인 돌연변이적인 결과라고 쉽게 용인하지 못하는....리처드 도킨스가 진화론의 바이블인 "이기적 유전자"에서 쓴 말- 컷은 착취당하는 성이다. 착취의 진화적 근거는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사실에 있다
내가 이제 까지 가진 암컷(?)에 대한 관념내지 인식은 수동적이고 조신하고 정절을 중요시하고 모성애가 넘치고 자애롭고 수컷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고 왜소하고 새끼에 대한 처절하고도 애잔한 본능, 수컷들에게 선택되어지는, 리드하기 보다는 리드당하는 그런 존재였는데...
이 책은 그런 관념 내지 인식을 타파하는, 이분법적인 성적인 선입견을 엎어버리는 책!! 지금까지 내가 분별한 성적인 역할, 예컨대 수컷은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하며 호전적이고 암컷은 순종적이고 수동적이라는...암컷과 수컷의 역할이 뒤바뀐, 암컷과 수컷이라는 정체성을 수시로 바꾸는 ....
한 인간의 사물에 대한 인식 내지 사고 체계의 형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주장 내지 주의가 한 순간에 허물어 질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내가 모르던 사실 또는 잘못 알고 있었던 많은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편한 이유는 뭐지?
- 수컷의 생식기를 가진 암컷도 많다. 수컷의 생식기를 모방한 무언가를 가진 암컷까지
- 지금까지 기득권적인 진화생물학에서는 암컷의 생식기에 대한 연구보다 수컷의 생식기에 대한 연구가 중심...그만큼 암컷의 생식기
기능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치료의 한계점 까지
- 정자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암컷....마음에 안드는 정자는 뱉어버리거나 막아버리는 암컥
- 우두머리가 수컷이아니라 암컷...따라서수컷을 놓고 경쟁까지 하는
- 수컷 한마리, 암컷 두마리가 함께 새기를 키우는 ... 심지어 암컷끼리 새끼를 키우기 까지
- 수컷이 바람둥이이고 암컷은 조신(?)하다는 지금까지의 껍데기 현실은 믿고 싶지 않은데....ㅠㅠ
- 서로 처음 만나는 다른 두 집단의 침팬지는 엄청난 난교를 통해서 갈등을 해소한다? 보노보는 심지어 암컷들끼리 섹스를 함으로서
친밀감을 형성
- 암수의 이분법적인 구분이 무의미한 동물...수시로 성을 바꾸거나 환경에 따라서 암수를 선택하는 동물
불편한 사실을 내가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다. 낡아빠진 과거의 진화생물학(?), 이념에 사로잡힌 생물학이 아니라 마다가스 카르 섬과 캘리포니아의 설산, 하와이나 캐나다의 바다에서 조사되고 탐구된 새로운 사실들을, 이념이 세탁되어진 사실을 순백의 사실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아니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함으로 인하여 우리는 왜곡되고 편향된 것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남성 내지 수컷과 여성 내지 암컷의 생래적인 특질로 인식하면서 강간, 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를 합리화하고 남성 우월주의와 여성 차별 및 혐오를 당연시하는 관습 및 문화에 젖어 있었음을...
결론적으로 이 책 또한 동물을 이념적 무기로 삼고 휘두르고 있지는 않는지 ... 위에서 적시된 몇 가지 사실만으로 암컷들이 방탕하고 쟁취적이며 군림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암수는 사실상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젠더문제가 사회적, 문화적으로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와중에 이 책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또 다른 각도에서 즉, 기존의 다윈 중심의 이론에 대항하려는 것은 아닌지...그럼으로써 젠더문제를 고착화하려는 것은 아닌지....
성역할은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그 역할에 우열이 아닌 공존 공생의 철학이 깃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