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작가로 장편소설인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 일반인에게도 유명한 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중 일인이다.
이 도서는 국내 및 해외여행이 모두에게 일상이 되었던 `19년에 출간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기나긴 은둔생활이 끝나가는 `23.1월에 표지 디자인을 변경하여 다시 출간하여 접하게 되고, 마치 처음 여행을 떠나는 설레는 마음과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내 눈에 금방 뜨이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더믹이후 새로이 출발하려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앞 다투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여행객들의 마음속에는 어떠한 "여행의 이유"가 있는지는 모른지만 나도 여행이 계획되어 있고,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레임과 더불어 안정적인 곳을 떠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다. 하지만, 결국엔 여행을 갔다가 다시 돌아올 것이고, 또 다시 여행을 갈려고 계획을 세울것이다. 여행에서 무엇을 얻든 얻지 못하든, 여행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아니면 그냥 떠나든...... 그냥 여행이 있다는 설레임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잦은 이사 -아버지가 직업 군인에 따른- 로 새로운 장소와 경험에 대한 부담감이 다른 일반인보다는 훨씬 적은 편이며, 작가 직업상 해외 여행이나 거주 등으로 생각이나 시야의 폭도 넓은 편인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적인 여행 -돌아옴으로 인한 포금함 또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정감- 보다는 새로운 여행지로의 떠남이 더 설레이는 즉,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라 한다. 내 세대보다는 지금 세대의 젊은이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작가는 표제에서 "이 책을 쓰는데 내 모든 여행의 경험이 필요했다"라 하였는 바, 본인의 모든 여행의 경험을 담아 오롯이 이 책에 담았으니 독서를 통한 여행의 간접 경험으로 격리와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우리의 마음을 일정부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여행의 어원을 언급 - 14세기 무렵 고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파생, 지금과 다른 노동과 수고, 고생, 고역 등을 의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객지, 타향살이 등- 하는 것으로 보아 "여행의 이유"라는 도서 제목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일정부분 파악해 볼 수 있다.
작가는 "추방과 멀리"로 시작하는 책의 첫 소제목에서 비자없이 중국에 갔다 공항에서 바로 추방된 경험을 담고 -비행기 비용, 한달 숙박 비용 등 손실- 즉,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뜻밖의 사실"이나 예상치 못한 실패, 좌절, 엉뚱한 결과를 의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지만 실제로는 여행을 통하여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된다고 한다.
여행이 일상화된 지금과 달리 예전의 여행은 다른이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특권이었다. 언론이나 책으로만 간접 체험한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직접 가 봄으로 인한 차별성으로 인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많은 장소를 특히, 남들이 잘 알만한 유명한 관광지를 주만간산격으로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자가 겪듯이 정해진 일정대로 아주 무사히 여해이 마무리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발생하게되고, 여행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술자리이든 대화에서든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에는 관광지보다는 뜻밖의 에피소드가 나만이 겪게된 사실이 되어 이야기거리가 되는걸 종종 보게 된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자기와 함께한 여러 동물들의 수명이 인간보다 짧다보니 곁을 자주 떠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이를 반려자가 아닌 여행자로 인식 -긴 여행을 하다보면 짧은 구간을 함께하는 동행이 생기고, 며칠동안 여행하다 보면 어떤이는 먼저 떠나고, 또 어떤 이는 방향이 달라 다른 길로 가고, 어떨 땐 본인이 먼저 돌아 오기도 하는 그렇게 헤어져 영영 만나지 못하게되는 경우 등- 인간이든 동물이든 모든 여행자라 생각하면 일찍 떠나 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한다.
나도 본의 아니게 잃어버려진, 아니면 버려진 동물인 고슴도치를 산에서 만나 부득이 몇년을 기르다 먼저 보낸적이 있다. 사람인지라 같이 살던 정이 있어서인지 가끔 사진을 보면 마음이 짠해지기도 하길래 휴대폼에서 사진을 모두 지원버렸다. 하지만 딸내미는 아직도 ***톡 사진에도 남겨 놓은 것보니 아직은 보내지 못한 것 같다. 나도 가끔 사람들과 함께하던 동물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도순이(고슴도치 이름) 생각이 날때가 있어, "여행자"라는 표현에 마음의 위안이 좀 생기는 것 같다.
여행에 이유가 있을까만은 없으면 이유라도 만들어 가보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