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와 같이 소설에 대한 줄거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기억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지고 왜곡되기 마련이며, 나이가 점점 들수록 그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소설이 재미가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으며, 작가의 다른 소설또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정도 였다는 것은 맞습니다. 또한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저자가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며 들을만 하였기에 괜찮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상하이 푸동공항 티켓카운터에서 편도 티켓을 사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중국에 입국을 하였는데,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무작정 입국하여 추방되게 되었다는 일화를 이야기 합니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중국 입국을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아야한다는 사실을 들었을텐데 그것을 잊고 그냥 입국을 해버립니다. 추방당할때는 당황했지만 한국에 입국해서는 원래 목표로 했던 글쓰기를 오히려 잘하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가지 못했지만 궁극적인 목표 글쓰기는 달성한 셈입니다. 일반적인 여행에는 외면적인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하와이에서 서핑을 하겠다 인도에 가서 요가클래스를 듣겠다 이러한 목표가 있지만 항상 여행에서는 이러한 목표들이 예상치 못하게 실패를 하거나 좌절되는 경험을 갖게 되며 우리의 내면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강력한 바람이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해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이러한 것들은 대체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서 찾아 옵니다.
우리 인생에서는 언제나 외면적인 목표들이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 이러한 것들이 있는데, 마이너리그에 뛰는 선수들은 대다수가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거 선수가 되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결혼을 하고, 야구코치가 되고 자기인생을 살아갑니다. 이렇듯 인생과 여행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저자는 중국에서 추방되게 된 이유가 과거 그의 경험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과거 학생회활동을 하며 운동권에서 활동을 하였는데, 자본주의의 표상인 기업가들과 정치인들이 사회주의 국가의 현실을 알려주기 위해 유학을 제의합니다. 운동권에 활동하는 학생들 중에서 자본주의가 내미는 돈과 경험의 유혹을 거절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사회주의 공화국인 중국은 광주사태와 마찬가지로 천안문사태로 시민들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인 것을 저자도 알고 있었고, 유토피아적인 사회주의 정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단수여권 한번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서 연대보증인까지 내세워야했고, 공산권 주민 접촉시 주의사항 교육도 수강하여야 했으며, 호텔에서 식사하는 법 수업까지 들어야 출국을 할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월북, 납치등을 우려하여 여행하는 학생들 감시자 및 보호자로 안기부 요원과 경찰까지 따라 붙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회주의하의 현실을 알기 위해 중국 대학생을 만났으나, 생각과 매우 다르게 그 학생은 꿈이 자본주의의 총아인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귀국한 뒤로 저자는 운동권 활동을 하지 않고 대학원을 갈 준비를 합니다.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한 저자의 꿈이 깨지고 현실과 타협이라면 타협, 적응이라면 적응을 하게 된 것이지요. 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 시위를 하고 불의에 맞서 싸웠지만 그 대안 자체가 사회주의가 아니고 자본주의였다는 것인데, 그때에는 맞고 지금은 틀리게 된 상황입니다. 한 개인은 시대적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든데 저 또한 그시절에 태어났다면 운동권에 들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아예 시위와는 상관이 없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었기 때문에 그시절 상황이 그랬기에 저자도 그렇게 살아왔을 것인데, 치열하게 살았기에 지금의 사회가 이사회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과거 충격을 받았던 사건들 때문에 중국에 가는 것이 싫어서 무의식적으로 비자발급을 까먹은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