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우리 몸 속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항상 갖고 있었다. 특히 예전 아이패드 광고에서는 아이패드로 해부학을 공부할 수도 있다면서 광고를 하기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 나도 아이패드를 하나 갖게 되었지만 해부학의 'ㅎ'도 공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운동을 하다가 골절을 당해서 3달정도 목발도 짚고다니고, 부목을 대어 보존치료도 하며 고생을 한 기억이 있다. 3달간 반깁스를 하는 사이, 다리의 관절과 근육도 안쓰게 되어 심각하게 감소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 몸에 대하여 관심이 다시 생겼다. 마침 본 책이 해부학을 다루면서 재미있는 만화의 형태로, 그림을 보여주며 소개하기에 선정하였다.
해부학의 역사는 순탄치 않았다. 죽은 사람의 몸을 분해하는 것이 쉽사리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의 해부학은 동물의 사체를 통하여 인간의 신체도 그러할 것이라는 추측을 통해서 발전하게 된다. 다른 학문들과 마찬가지로 해부학은 몇몇 위대한 학자들이 기존의 이론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며 발전해나갔다.
우리몸은 여러가지 계통이 있다. 골결근계통도 있고, 순환기계통, 소화기계통 등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문과생으로서 딱 중학생 정도에 배웠던 생물학의 기억이 조금 나는 대목이었다. 책은 골격근 계통부터 시작한다. 사실 해부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이 새로웠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두개골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두개골은 마치 방탄모 같이 둥글게 생겼다. 하지만 두개골은 태어날때 부터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다. 두개골은 내부의 뇌라는 연약한 부분을 보호하는 뼈인데, 어릴때는 하나의 완성된 뼈가 아니라 뼈사이 부분부분 틈이 있다. 이 틈은 나중에 뼈가 자랄 것을 대비하여 공간을 마련해두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숨구멍이라고 부른다.
뼈와 근육에 관한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하나의 근육은 당기거나 늘어나거나 하는 단순한 기능 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몸은 수많은 뼈와 근육으로 구성이 되어 있기에 복잡한 동작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왜 그렇게 투박해 보이는 지 이해할 수 있다. 로봇이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동작을 하기 위해는 인간처럼 정교한 관절이 훨씬 많이 필요한 것이다.
책은 최근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여러가지 밈으로 우리몸을 설명하기에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어떤 내용들은 유명한 만화에서 가져온 듯한데, 그 만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을 공부해야하는 의대생이나 간호학과 학생들에게도 이 책이 매우 유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학문적인 깊이는 비교할 바 없겠지만, 예를들의 손의 뼈에 대한 부분에서는 다양한 각 뼈의 특징들을 만화를 통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책의 흐름 사이에 일상생활에서 알면 좋은 정보들도 많이 삽입이 되어 있다. 그 중하는 주인공 근육과 적대적 근육이다.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 터라 프로타고니스트나 안타고니스트라는 개념에 익숙한데, 근육도 마치 주인공과 그의 반대로 통해서 동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전문용어로는 주동근과 길항근이라고 하는데, 결국 균형잡힌 신체의 중요함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히포크라테스나 베살리우스 같은 해부학의 할아버지, 아버지들도 소개를 하고 있다. 물론 저들 처럼 유명한 학자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당대의 해부학 지식을 집대성하고 거기서 한걸음을 더 나아간 거겠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한 인물들의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도 느낀다.
우리 몸에 대하여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ATP이다. ATP는 우리몸에서 마치 화폐와 같이 쓰인다. 이것을 통하여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써버리면 없어지는 진짜 화폐와는 달리 ATP는 쓰면 다시 생기는 화수분과 같은 화폐이다. 현실에서는 그리 풍족하지 않지만, 내 몸의 ATP는 풍족하다니 참 감사할 노릇이다. 우리 몸을 더 알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