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반쪽사는 15세기 대항해의 시대 이후 과학 발전의 역사를 기술한 책이다. 서유럽 국가가 주도한 대항해 시대 이후의 과학 역사에 유럽의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이슬람이나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 아프라카의 많은 과학자들이 현대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책의 주요 요지다. 또한 현대과학의 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순간들과 과학의 발전사를 함께 살피라는 것이 주요 요지이다.
근대과학의 기원이 대항해 및 르네상스와 더불어 서유럽에서 기원했고, 서유럽만이 과학발전에 기여했다고 잘못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자인 제임스 포스켓은 현대 과학의 발전이 전세계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의 노력과 아이디어에 의존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고 서두에 밝히고 있다. 현대 문명을 주도한 서유럽이 현대 과학의 발전을 자기들의 업적이고, 유럽의 과학자들이 현대 과학의 아버지로 현대과학 발전의 모든 역할을 담당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질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천문학 발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수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 한 것은 이슬람 문화다. 물론 하루 5번해야하는 기도와 메카의 방향을 계산하기 위해 필요했지만, 수학과 천문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슬람의 수학이 없었다면 현대과학은 아마도 지금보다는 뒤떨어졌을 것이다.
본도서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시작한 자연사를 다룬 과학혁명을 시작으로, 2부에서는 뉴턴의 업적과 그 업적에 크게 기여한 잉카나 태평양의 과학자를 다룬 제국과 계몽주의로 이어진다. 3부에서는 과학사에서 아시아의 역할을 다룬 자본주의와 갈등의 시대를 다루고, 마지막 4부에서는 이데올로기 전쟁과 현대과학의 발전에서 비유럽 과학자들의 기여를 다루고 있다.
도입부에서 저자는 유럽의 의학발전에 크게 기여한 아즈텍의 의학과 지도제작에 크게 기여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뛰어난 과학적 업적이 있음을 얘기해주고 있다. 또한 천문학 발전과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함에 있어 이슬람과 인도과학자들이 크게 기여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인류 과학에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그책을 만드는 과정에 수많은 비유럽의 과학자들의 노력이 들어 갔고, 또한 프린키피아에 있는 이론을 증명함에 있어도 러시아의 과학자나 폴리네시아인의 항해술과 축치족의 사스투르기가 활용되었음을 얘기하고 있다.
제국의 팽창과 더불어 다른 종교나 문화와의 접촉은 천문학과 수학 연구에 혁명을 몰고 왔다. 이슬람 문화가 코페르니쿠스의 아이디어에 큰 영향을 주고 중국과 인도 등의 과학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17, 18세기 무역의 전세계적 확대는 유럽 제국의 성장에 영향을 받았지만, 식민지의 과학자들에게도 새로운 기술이나 학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중국에서 나온 본초강목을 비롯하여 많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과학자들에게도 천문학이나 자연사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이들 비유럽권의 과학자들의 노력과 정보에 상당 부분 의존해 유럽의 제국은 문명발전의 기본이 되는 과학과 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
19세기는 물리학의 발전이 두드진 시기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산업발전, 무역 등이 활발해지면서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일본, 중국 등의 과학자들이 물리학이나 화학의 중요성을 알고, 공부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 찬드라 보스나 나가오카 한타로, 표트로 레베데프에 대해 과학사는 크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이들이 유럽 주요 과학자에 미친 영향은 과소평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9세기 과학적 역량은 군사력이나 산업 분야의 힘과 직결된다고 여겼기 때문에 민족주의 제국주의는 과학과 함께 했다.
20세기 과학 발전에서는 유전학 발전을 부각시키고 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도 과학자의 노력을 조명하면서 식민지 국가들의 독립과 자국의 자립을 위해 품종개량 등 유전학이 유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전학은 냉전시대의 부작용과 민족우월주의를 위한 분열과 불평등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용되기도 하였음을 얘기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과학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사에서 중용한 순간들을 살펴볼 것을 얘기하고 있다. 15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어난 식민지화와 함께 19세기 자본주의와 민족주의를 거쳐, 20세기 반식민지 민족주의와 이데올로기 갈등 등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며,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의 정보에 의존해 과학을 발전시켰다. 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인공지능 AI와 우주개발을 인류의 발전과 모두의 행복 보다는 자국의 이익과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악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과학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관계를 이해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바로 잡아한다. 유럽의 과학문명만이 세계를 발전시키고 인류에게 희망을 준게 아니라, 이슬람, 아프리카, 인도, 중국, 일본 등 모두가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 모두 함께 과학의 발전과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공동운명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