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베크만 작가의 첫 작품이다. 원래 블로그에 연재하던 것을 인기가 많아지자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베라는 남자는 독특한 성격과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기계와 손댈 수 있는 모든것, 수리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본인이 이해하고 직접 손을 대야하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수리공을 부르거나 다른사람에게 기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사브라는 자동차 외에 다른 자동차를 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흑백만이 존재하는것 같은 그의 세상에 유일한 색이 되어준 소냐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을 떠나보낸 이후 매일같이 자살을 시도하는 와중에 의도치않게 그의 자살을 방해하는 얼간이 이웃들과, 그 얼간이 이웃들이 벌이는 일을 결코 그냥 무시하고 흘려보낼 수 없는 성격인 오베가 참견하게 되면서 슬프면서도 웃긴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진다.
소냐가 좋아하던 정장을 입고 집안을 비닐로 깔끔하게 덮은 후 밧줄로 매듭을 짓고 올라갔을 때는 차량출입금지 지역에 트랙터를 연결한 차를 가지고 들어와 주차하다가 우체통을 망가트리는 이웃때문에 밧줄에서 내려와 그들에게 호통을 치고 차를 다시 주차시키느라 자살에 실패하고,
기차역에서 뛰어내릴 시도를 할 때는 심장마비에 걸려 자신보다 먼저 철로에 떨어진 남자를 구하느라 자살에 실패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자동차인 사브 안에서 창문을 막고 배기가스를 틀어 질식사를 시도할때는 이웃인 패트릭이 지붕에서 떨어져 구급차에 실려가는 바람에 패트릭의 부인인 파르바네가 찾아와 자신과 두딸을 병원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해서 그 부탁을 들어주느라 자살에 실패하고,
총으로 머리를 쏴서 자실하려고 할땐 고양이가 얼어죽으려한다며 고양이를 살려야한다고 찾아온 이웃때문에 고양이까지 떠맡게되며 자살에 실패한다.
여러 이웃 중 파르바네라는 사람은 무뚝뚝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오베를 움직이게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 파르바네를 만났을때 오베는 정말 피곤하고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소냐가 정말 반겼을만한, 그녀와 같은 결을 가지고있는 사람이라는걸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지 않을 때마다 '도와주지 않으면 소냐가 무척 화를 내겠지'라고 생각하며 도와주었다.
오베와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와서 마을의 초창기부터 지켜본 가장 오래된 이웃인 루네와 아니타의 이야기도 나온다. 소냐와 아니타, 루네와 오베는 각각 비슷한 결의 사람들이었다. 그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하며 그녀들은 그들을 참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루네와 오베는 약간 다르긴했지만 그들의 대전제는 같은사람이었기에 어느정도 친해질 수 있었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고 결국 인연을 끊게되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결국 루네와 아니타의 가정을 지켜주게 된다.
작가는 오베라는 남자의 캐릭터를 구상할때 일반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성격의 남자와 그에게 유일한 빛과 희망이었떤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낸 후의 그의 심경과 행동,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을 조합하였다고 했다.
처음에 책을 읽으며 오베의 말과 행동을 보면 뭐든 꼬아서 생각하고 누군가 밝게 건네는 인사하나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깝게 받아들이는 속된말로 꼬인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내만큼은 정말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아름답고 똑똑한 소냐가 왜 오베를 선택했는지 이해가 됐다.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이 문장을보며 가슴이 떨리지 않는 사람이있을까? 누군가 나를 저렇게 생각해주기를 내가 누군가의 세상에 저런 의미이기를 바라게 되는것 같다.
"오베는 그녀를 만나기 전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질문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물어봤다면, 그는 살아도 산 게 아니었다고 대답했으리라."
소냐가 오베에게 반한이유는 오베의 아버지가 입던 갈색 정장이 살짝 꽉 끼는 널찍하고 슬픈 어깨였고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과 노동과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라서라고 한다. 자신을 위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지 않을 것이지만 그녀가 말할때 항상 조용히, 온 마음과 정신을 다해 귀를 기울이고 그녀를 보기위해 항상 몸을 돌려 앉으며, 그녀와 대화할때 옅은 미소를 띠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거면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