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독서통신을 통해 매분기 두권의 책을 선택하고, 읽는다. 항상 선택하는 책의 카테고리는 경영/경제 쪽이고, 더 세부적으로는 투자관련 더더 세부적으로는 주식투자관련 책이다. (가끔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에 간접적으로 도움되는 책을 고를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 차수의 독서통신에서도 한권의 책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선택할 수 있었지만, 또 한권의 책을 고르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만 내가 항상 눈여겨보는 카테고리에 더이상 고를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간의 거의 마지막 일자가 다되어서야 한권을 선택했고 그책이 바로 이 책이다. '부자의 그릇: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제목만 보면 투자책인것 같기는 하지만, 정확히 투자책인 것 같지는 않고, 약간 추상적인 내용을 다루나 싶은 그런 제목이었다.
하루 날을 잡고 이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외관상 책의 사이즈는 평균적인 책들에 비해 작은 편이었고, 두께도 두껍지 않았다. 하지만 모름직이 책이란 읽기 시작하여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읽기 시작했을때 생각보다 더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정말 내 독서인생에서 오랜만에 경험하는 소설 타입의 책이었던 것이다. 항상 뭔가를 알려주는 지식전달형의 경영/경제 관련 책들을 최근 수년 이상 읽어오던 나로서는 대단히 참신한 소설 타입의 책이었다. 20여년 전 학창시적때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역시나 술술 빠르게 읽혔다. 초반부분에 주인공이 망해서 추운 겨울에 공원을 전전하는 설정부분이었기 때문에 딱히 염두해 둘 내용도 없었고 마구 읽으면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만 하루에 다 읽었다. 별일 없이 집중해서 읽으면 몇시간이면 누구나 완독할 수 있다고 말하겠다. 소설 타입이다보니 재미가 있었고, 주인공의 상황과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만들었다.
주인공이 망해서 추운 겨울 공원에서 집에도 못돌아가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가 한 노인을 만난다. 그 노인과 대화를 의도치 않게 대화를 시작하고 이어가게 된것이 이 소설의 모든 설정이다. 주인공은 노인의 이야기 페이스에 점차 말려들어가면서 자신의 모든 파산한 스토리를 털어놓게 된다. 은행원을 하다가 미래가 보이지 않고, 학창시절 잘나갔던 선망의 대상인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작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때 너무도 잘나가서 자신감이 하늘까지 찌를 정도일 때도 있었지만 역시나 고난을 겪게되고 점점 사업이 기울었으며 완전히 파산하여 가족의 얼굴을 볼 수도 없을정도로 인생이 바닥에 이르게 되었다.
읽어나가는 동안 어려움이 전혀 없었고, 과연 스토리의 마지막 결론에 어떠한 내용이 나올까 궁금함이 가득했다. 사실 큰 기대나 그런것은 없었던 것 같다. 소설을 읽지 않은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일까. 나는 마지막 결론에 이르렀을때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으며 (사실 살짝 울었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왜 소설을 읽는지 알것 같아 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결론의 내용을 요약하면 사실 주인공과 우연히 대화를 나눴던 할아버지는 주인공이 파산하여 현재 미안하여 볼수도 없는 딸과 같은 병원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이었다. 그 할아버지는 꽤나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우연히 만난 주인공의 딸에게 너무 많은 정서적인 도움을 받아서, 주인공의 딸에게 꼭 아버지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관계였던 것이다. 나도 3살의 아들이 있는 상황이므로 주인공의 딸이 몸이 약해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부터 정서적인 공감이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이 모든 사실을 담담하게 주인공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하며, 실질적으로 자신의 사업체에서 주인공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도록 직업까지 알선하는 부분에서 난 울컥하고 말았다.
이 책을 항상 나에게 지식전달형 책만 읽는다고, 감성이 없다는 평을 내놓는 내 아내에게 추천했다. 난 정말 감성이 있고,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았다고 추천하면서 말이다. 난 그때 내 아내가 나와같이 정말 감동하고 좋았다고 할것을 거의 백퍼센트 확신했다.
하지만 너무 충격적이게도, 내 아내는 너무도 진부한 클리세가 있는 책이라고 혹평했다. 이런 반전은 반전도 아니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이고, 결말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읽었을때의 감동과 달리,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므로 어떤것이 평균적인 반응인지 좀 헷갈린다는 최종 결론을 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