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깊은 바다를 대양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때때로 그곳으로 떠나기를 꿈꾼다. 대양으로 가고자 할 때 우리는 그야말로 커다란 결심을 해야 하고, 새롭게 시작될 무언가를 찾아 그곳으로 출발한다. 바다에서 하는 모험만큼 아름답고 짜릿한 모험이 있을까? 현실에 맞닿아 있는 것들과 나의 일상을 채우는 것, 현재 있는 곳에서 떠나지 못하게 방해하는 모든 장애물을 과감히 뒤로하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돛을 올려 드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을 상상해보자. 살면서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법한 모험이다. 그래서 우리는 삶이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때 바다를 보고 싶고,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요동친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일까? 우리는 때때로 관성과 매너리즘의 연속인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훨훨 날고 싶다. 바다는 일상에 치여 잠시 잊고 살았던 더 넓은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두 발이 서 있는 이곳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고 우리의 마음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는다. 바다는 우리에게 소극적인 태도와 좁은 시각에 안주하지 말라고 속삭이고, 저 멀리 있는 세상의 이야기를 몸소 들려주면서 어디든 좋으니 훌쩍 떠나보라고 말한다. 어깨에 무겁게 무겁게 올려진 짐을 잠시 내려놓고 가볍게 발걸음을 내디디라고 재촉하기도 한다. 걷는 것조차 버거울 땐 자신에겐 우리를 모두 내맡겨도 좋다고 허락한다. 그렇게 바다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광활한 세계를 선택하고, 끝없이 펼쳐진 것을 좋아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언제나 용기와 도전 정신을 불어넣는다. "떠나! 저곳으로! 멀리!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야지!" 바다는 자신의 모든 걸 내어주고 포용할 것처럼 보이지만 비밀이 가득하다. 그래서 바다는 언제나 탐구 대상이다. 알 듯 말 듯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바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 있고, 항상 변하고 쉴 새 없이 일렁이는 파도는 손으로 잡을 수조차 없다. 때문에 바다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바다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지배당하지 않는다. 늘 움직이고 변화하기에 단조로움과는 거리가 멀고, 길들일 수 없기에 그 누구도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바다가 그렇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다 앞에서 무력해지는 이유다. 흔히 자연은 경이롭다고 말한다. 인간이 담아낼 수 없고 담고자 해서도 안 된다고. 좁은 수영장에 튜브를 띄워놓았다고 가정해보자. 고작 내 몸의 서너 배쯤밖에 되지 않는 물 위에서도 우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바다 위에 있으면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압도적으로 아름답고 강한 바다에게 우리는 그저 끌려갈 뿐이다. 그런 바다와 함꼐하면 힘들 때도 있지만 배우는 게 많다. 바다에 있으면 인간이라도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없고,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배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과 마주할 때가 많고,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분명 설레는 순간도 있다. 그러니 즉흥적이지 않고 최대한 품위와 자신감을 유지하며 늘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바다에는 풍랑과 폭풍, 암초와 난파, 거친 파도가 있다. 바다는 거품이 이는 높은 파도로 분노를 표현한다. 바다에게 우리는 그저 작은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꼭두각시처럼 우리를 조종하며 즐기는 것 또한 바다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인간은 변덕스러운 파도와 해양풍 앞에서 너무나 나약한 존재다. 그렇지만 바다는 우리를 지켜주는 마지막 방패막이자 외투이기도 하다. 지구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바다가 굴복당하면 지구는 맨몸으로 거친 세상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지구에 초대받은 손님에 불과하니 자연과 바다에서 겸손함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바다는 태양과 바캉스, 조개와 갑각류, 멋진 해변의 이미지와 연결되기도 한다. 휴가지를 정할 때 인기있는 여행지이자 자유와 휴식을 떠올리면 달려가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