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통신을 신청해서 책을 읽기로 결심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스마트폰에서 시작되는 반복되는 짧은 자극들로 ‘내 전두엽이 녹아내릴 것만 같아서’였다. 최근 여러 신문기사에서 지적을 하고 의례 인터넷에서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가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것처럼, 세상은 점점 자극들로 가득채워지고 있고 나도 그 안에서 자극만을 즐기는 단순 ‘자극 소비자’가 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책이라도 읽어서 내 뇌를 이 영상 자극들로부터 좀 분리하고, 단련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럼 배경에서 책을 고르다보니 막상 등록한 2권의 책이 다 ‘뇌’에 관한 책이였고, 뇌과학적인 측면과 자기개발 또는 심리적 요소에 대한 분석을 연결한 인문서적이였다. 한 10년전까지만해도 ‘뇌과학’이라는 단어는 매우 생소한 단어였고, 인간의 지성뿐만 아니라 감성, 어떤 행동들 일체를 과학적 구조로 풀어내는 그 구조가 센세이셔널하게까지 느껴지는 수준이였는데, 이게 비단 나에게만 그렇게 느껴지는건 아니였는지 최근의 도서들에서는 ‘뇌과학’이라는 키워드를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마음챙김’이라는 책은 제목에서도 바로 알아볼 수 있듯이 일종의 ‘수행’ 그것도 인도식 명상수행을 ‘뇌’라는 과학적 명제를 통해서 명상의 효과를 설명하는 내용의 책이다. 특히, 명상을 ‘마음을 챙기다’라는 단어로 풀어쓴게 인상적인데, 수행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렬의 과정들에서 결국 살펴야하는건 나의 마음(감정)이고 그 과정에서 나의 뇌와 내 생각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일반적인 명상책과는 다른 이 책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전부터 사람들은 과연 ‘바뀔수 있는가(변화할 수 있는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여러 자기개발서가 ‘이렇게 하면 당신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많은 사람들은 현혹하나 실상 그렇게 행동해 보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그 행동을 유지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기에 수많은 유사한 책들이 쏟아져도 매번 그 책을 사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계속 반복될 뿐 바뀌는건 사는 책의 제목뿐이였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핵심을 ‘자기연민’으로 풀어서 설명하고있는데, 여기서 연민이란 나 자신을 ‘가여이 여기는 것’이라기 보다는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나를 우선 인정하고, 나로부터 나를 위로하는 것’ 에 더 가깝다. 일종의 최근 자기개발서의 트렌드인 ‘이대로도 괜찮아’,‘이런 나도 괜찮아’와 맥락은 비슷한데, 여기서는 수용하는거에 멈추지 않고 ‘수행’ 즉, 명상을 통해 직접적으로 자기와 소통하는 시간을 챙김으로써 뇌를 자극하고 이로인해 스스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이다.
이 책을 읽다가 가장 공감을한 주요한 문장은 자기 자비과 관련된 챕터에서 나온 ‘자존감은 자기 가치를 입증하는 데 어떤 성과가 있어야 하지만, 자기 자비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가치를 인정한다’ 이 문장이다. 10대때부터 항상 내 마음속에 기둥처럼 삼은 명언이 하나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내가 성취한 것)이 나를 대표하고 나를 구성한다면, 그것을 다 잃었을때의 나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과 외의 문장은 일맥상통한다. 자존감도 결국 내가 쌓아둔 일렬의 성과로부터 생기고 그러기위해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성과주의의 삶을 살아가기 쉬운데, 사실 그런게 아무것도 없이도 나는 나고 나는 나로써 살아남아야한다. 사람을 때때로 실패하기도 하고 좌절을 하기도 한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일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가 비참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그 믿음, 그 원동력만큼은 계속 가지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자기자비로 표현하고 자기자비가 높은 사람은 자기 가치관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의 내부의 든든한 협력자로서, 자존감이 우리를 저버리는 순간에도 우리를 지원하는 것이 자기자비이다. 물론 이건 무조건적인 연민, 무조건적인 수용을 말하는건 아니다. 그것은 경계해야하는 대상이지만, 어느 정도의 객관적인 시선하에 나 자신을 이끄는 힘은 언제나 중요하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짧은 명상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만큼 중요한 시간이 어디있을까. 바쁜 와중에도 항상 스스로를 챙기며(나 아니면 누가 챙길까)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쌓아나가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