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에게 미국사를 가르친 한국인 교수의 미국이야기' 라는 책 소개 글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최근에 '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교수'가 쓴 영어 문화에 대한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쩐지 비슷하게 유익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역사는 불과 2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사는 풍부하지 못하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30개 도시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미국사의 큰 흐름과 섬세한 결이 보인다 미국독립전쟁 당시에는 어떤 도시들이 주 무대가 되고 클 활약을 했는지, 남북전쟁은 왜 발생했고 그 전후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서부 팽창은 어떤 모험과 비극들로 미국사를 장식했는지 역사적 흐름을 이해함과 동시에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서 풍부한 지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스페인 행로의 황무지에 들어선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 착각하게 만드는 과거의 도시 산타페까지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이토록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고있는 미국사는 미국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베트남전쟁 등 몇 가지 주제에 한정되어 있다 역사적 인물도 조지 워싱턴, 링컨, 케네디 등 소수의 이눔ㄹ만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인 전남대학교 사학과 김봉중 교수는 미국 샌디에고시립대학에서 미국인들에게 미국사를 직접 가르친바 있다고 한다 거대하고 다양한 그리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이 책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도시로 읽는 미국사 책이라고 한다 30개 도시를 선별해서 각각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면서 작게는 그 주와 인근 지역, 크게는 미합중국의 합체를 모자이크처럼 완성해 보려는 시도이다 30개 도시를 통해서 미국 역사와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다양함을 관통하는 미국적 가치와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자 함이다 저자는 30개 도시들의 흥망성쇠가 담긴 역사를 통해 지식 교양과 재미 두 가지 덕목을 다 갖춘 콘텐츠를 담아낸다 300컷이 넘ㅁ는 풍부한 도판과 생동감 넘치는 문장이 미국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10여년 전 여행을 해보았던 라스베가스에 관한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황무지에 들어선 세계 최대의 환락 도시 '라스베가스' 1931년은 라스베가스 발전에 기폭제가 된 역사적인 해였다 네바다주가 도박을 합법화했고, 이혼 필요조건으로서 거주하는 기간을 6주로 단축시켰다 게다가 그 해에 후버댐 건설이 시작되었다 건설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라스베가스 인구는 순식간에 5천명 정도에서 2만 5천명으로 불어났다 라스베가스 사업가들과 마피아 큰손들은 카지노와 쇼걸 극장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후버댐 노동자들뿐만 서부 사람들 사이에 라스베가스는 남자들의 환락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자 라스베가스는 화려하게 꾸민 호텔들이 들어섰다 1957년에는 밍스키의 폴리스라는 최초의 토플리스 쇼가 공연되기 시작했다 전후 라스베가스의 성장에는 마피아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유대계 마피아의 큰손이었던 벅시 시걸이 1946년에 걸립한 플라밍고 호텔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1950년 이전에 건립된 호텔 중에서 아직까지 영업하고 있는 유일한 호텔이라고 한다 1966년 추수감사절 휴일에 괴짜 억만장자 하워드 휴스가 라스베가스의 '데저트 인'에 묵으면서 라스베가스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데저트 인은 1950년에 문을 연 호텔로서 당시까지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큰 9층짜리 호텔이었다 그런데 휴스는 한 달 내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주인이 강제로 쫓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휴스는 호텔을 사 버렸다 그리고 계속 그곳에 머물렀다 그는 이후 무려 4년 동안 호텔 방에서 나오지 않으며 매니저들을 통해 주변 호텔과 카지노들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 매니저 집단은 모두 모르몬교도들이었고 이들은 휴스의 모르몬 마피아로 불렸다고 한다 휴스 자신은 모르몬교도가 아니었지만 그들이 술 담배 도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고용했던 것이다 2000년에 부동산 업자인 스티브 윈이 데저트 인을 매입했고 이때도 모르몬 마피아가 개입했다 2004년 윈은 유서 깊은 그 호텔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호텔 카지노를 건축했다 그것이 지금의 윈-앙코르 호텔이다 번쩍 빛나는 듯하던 호텔의 외관이 떠오른다 라스베가스는 미국 최고의 휴가지가 되었다 주변의 그랜드캐니언이나 옐로스톤 국립공원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