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종말 리뷰
인간이 늙게 되며 죽는다는 것은 모두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으로 인지하고 있다. 홀로코스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던 클로드 란즈만은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죽음은 폭력적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잠자다가 조용히 생애를 마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상상과 달리 자연사 같은 것은 결코 없다. 나는 그런 것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우리는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 이처럼 죽음은 비극적이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런던유니버시티칼리지의 건강노년 연구소 부소장이자 왕립협회에서 열린 “노화의 새로운 과학” 학술 대회 보고서를 쓴 당사자인 데이비드 젬스는 2015년 <메디컬 데일리>에 “사람이 병 없이 오로지 노화를 죽는다는 생각은 말이 안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왜 벼랑에서 떨어지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고, 애초에 우리를 그 벼랑 끝으로 데려온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우리를 그 벼랑 끝으로 데려가는 것이 바로 노화이다. 생물노년학자 데이비드 젬스는 생물의 노화를 이해하려는 분야에서 이루어진 발전들이 모두중대한 단일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썼다. 노화가 삶의 불가피한 일부가 아니라 “폭넓은 병리학적 결과들을 빚어내는 질병 과정” 이라는 것이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라 질병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노화를 본다. 소와 돼지, 집에 있는 개와 고양이, 하늘의 새, 바다의 물고기도 늙는다. 배양 접시의 세포도 늙는다.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끝을 맺는다. 먼지로 돌아간다. 죽음과 노화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노화는 사망 공식의 원인 중의 하나였다. 저자는 노화의 정의를 새롭게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노화는 질병이라고 정의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 생애 내에 치료 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유전체에 들어 있는 이른바 이기적 유전자, 실제로 LINE-1 인자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가 나이가 먹을수록 증식해 세포를 엉망으로 만들어서 신체적 종말을 앞당긴다고 시사하는 몇 가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조치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의 증상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으며,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쉽고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의학 발전, 기술혁신, 생활 습관을 돕는 더 나은 정보 때문에, 노화는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1) 적게 먹어라
건강하게 더 오래 살 확실한 방법, 지금 당장 수명을 최대화하는 데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적게먹는 것이다. 1978년 100세를 넘는 장수자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오키나와 섬에서 생물노년학자 가가와 아스오는 섬 학생들이 일본 본토 아이들에 비해 열량 섭취량이 3분의 2에 못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또 본토 성인에 비해 오키나와 성인들은 열량 섭취량이 약 20퍼센트 적어서 더 마른 편이었다. 가가와는 오키나와 사람이 수명이 더 길 뿐 아니라 건강수명 또한 더 길다는 것을 발견했다. 뇌혈관질환, 악성종양, 심장병을 앓는 사람이 훨씬 적었다.
2) 땀을 흘려라
운동습관이 저마다 다른 성인 수천 명의 혈구에 있는 텔로미어를 조사했더니 한가지 놀라운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운동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텔로미어가 더 길었다. 그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지원을 받아 2017년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을 더 많이 – 적어도 일주일에 5일 30분씩 달리기를 하는 것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한 사람이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보다 거의 10년이상 젊어보이는 텔로미어를 지녔다고 한다.
3) 육식을 줄여라
육류에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다 들어있으며, 또 에너지를 수월하게 제공한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른다. 윤리적으로 육식을 어떤 관점에서 보든 육류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도 말이다. 동물은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 굶주림이라는 고통을 겪기 때문에 쉽게 제한할 수가 없는 듯 하다. 그렇다고 해서 붉은 고기를 조금만 먹어도 죽는다는 뜻은 아니다. 수렵채집인의 식단은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한 식물에다가 붉은 고기와 생선을 약간 곁들인 형태다. 그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훨씬 더 가깝게 식단을 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더 많이 대체할수록 온갖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백질이 적고 채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 더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수명이 최대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몸의 영양상태를 안 좋게 만든다고 해서 장수 유전자가 최대로 자극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존회로를 더욱 자극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4) 몸을 차갑게 하라
2017년 퀘벡에 있는 라발대학교 연구진 덕분에 UCP2 유전자와 노화의 연결 고리가 마침내 완성되었다. 그들은 UCP2가 생쥐를 차갑게 만들뿐 아니라, 거꾸로 더 차가워진 체온이 이 유전자의 작동양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다. 이 연구로, 체온이 이 유전자의 작동 양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바로 갈색지방조직을 활성화하는 UCP2의 능력을 통해서였다. 갈색지방이라고도 하는 이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한 조직은 최근까지는 유아에게만 있다고 생각했다. 과학자들은 설치류를 연구해 갈색지방과 장수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꽤 많이 밝혀냈다.
저자는 노화는 질병이며, 고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에 대한 근거로 다양한 이론, 효모, 초파리, 선충, 생쥐 등 실험실에서 쓰는 모델 생물들의 수명과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한 사례를 제시한다. 다양한 생물들의 수명을 늘리고, 건강하게 늙도록 하는 방법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사람의 최대 수명이 25프로 그 이상 늘어나지 말라는 법칙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노화라는 것은 질병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노화를 죽음의 숙명으로 보지 않고 치료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