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교도소에서의 수감을 마치고 공장으로 돌아 온 춘희로 부터 시작된다. 많은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채 '붉은 벽돌의 여왕' 이 교도소에서 공장으로 돌아오는 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후에는 갑자기 국밥집을 하는 노파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녀의 딸인 애꾸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춘희, 노파, 애꾸의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금복(춘희의 엄마)이 등장했다. 금복이 생선 장수와 함께 자신이 나고 자랐던 마을을 떠나 부둣가의 마을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1부의 내용이다. 1부에서는 금복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녀의 인생과 성격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참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금복을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해 주고 그녀의 사업 수완을 처음 발휘시켰던 생선 장수, 운명같은 인연으로 금복이 자신의 부를 포기할 정도로 열렬히 사랑했던 걱정(춘희의 아버지), 금복이 훗날 극장을 세울 수 있게 그녀에게 영감을 주었던 '희대의 사기꾼이자 악명 높은 밀수꾼에 그 도시에서 상대가 없는 칼잡이인 동시에 호가 난 난봉꾼이며 모든 부둣가 창녀들의 기둥서방에 염량 빠른 거간꾼인 '칼자국, 그리고 금복이 자신의 마음을 기댈 수 있었던 쌍둥이 자매와 코끼리 점보까지. 금복과 운명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들은 금복의 곁에서 행복과 비극의 순간을 보낸다. 그리고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비극으로 귀결된다. 마음 아픈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금복이 생선 장수의 곁을 떠나 걱정으로 간 것은 생선 장수에게는 비극이고, 걱정에게는 행복이었을 것이며, 걱정이 자신의 이름과 달리 자만심의 대가로 사고를 당한 후 건강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칼자국이 금복에게 다가왔고 그 순간은 걱정에게는 비극이고 칼자국에게는 행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걱정과 칼자국 모두 같은 바다에게 자신들의 생이 마감되었을 때 그들의 비극도 끝났다. 그 후 금복은 자신의 딸 춘희를 낳고 쌍둥이 자매를 만나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이후 금복은 쌍둥이 자매를 떠나 춘희와 함께 '평대'라는 마을로 향한다. 평대에서의 삶이 2부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평대에서의 금복의 성공과 몰락이다. 평대에서 커피를 팔며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금복에게 큰 위기가 왔지만 춘희로 인해 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녀의 기구한 운명의 대가인지 그녀는 갑작스러운 돈벼락을 맞게 되는데, 이는 갑작스러웠지만 억지스럽진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노파의 이야기가 왜 책의 초반부에 등장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돈벼락을 맞은 금복은 평대에서 쌍둥이 자매, 생선장수와 함께 다방, 운수산업 등을 하며 재산을 늘려 나간다. 그리고 문득 벽돌공장을 세우고 질 좋은 벽돌을 생산한다. 문과 함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금복의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벽돌 사업은 대박을 터뜨리고 자신의 염원이었던 극장을 설립한다. 고래의 모양을 본뜬 아름다운 극장, 뛰어난 추진력과 강단으로 평대 경제의 큰 손이 된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이상 '그녀'라 부를 수 없는 존재가 되고, 그녀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금복은 자신의 극장에서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운명을 마무리하게 된다. 3부는 춘희의 이야기다. 방화범으로 몰린 춘희가 교도소에 들어가 그 안에서 모진 시련을 겪는 이야기다. 수감 생활을 끝내고 벽돌 공장으로 돌아와 벽돌을 생산하는 이야기, 춘희에게 서툴지만 사랑의 감정을 심어준 트럭 운전사의 이야기, 춘희와 트럭 운전사의 아이가 차가운 눈 밭에서 짧은 생을 마간한 이야기. 그 후 공장으로 돌아와 죽을 때까지 최고의 벽돌을 생산한 춘희의 이야기까지. 춘희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소설은 마무리 된다. 이 소설은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그러나 누구하나 예외없이 모든 인물들의 개성이 생생하게 표현된다. 소설속의 인간은 외재한 무수한 실재들로 부터 영향을 받고, 그 실재들이 법칙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 주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삶은 비극적일 경우가 많다. 그런 비극의 수레바퀴가 계속 돌고있다. 그런 기구한 운명에 아타까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