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는 전 세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문학작품 중 하나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문학뿐이겠는가?
서양문화에 있어서는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미술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서양문학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생활 속에 녹아있는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사람들의 이름과 각종 비유적인 표현 등을 통해서 그 영향력 아래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스로마신화는 기독교의 성경과 더불어 서양문명의 두 기둥을 형성해왔다. 문학, 인류학, 역사학, 심리학 등 서향 학문과 사상의 원천이 되어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예술 분야에도 풍부한 영감과 창의성을 제공해 욌다. 오늘날에는 소설,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에서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끊임없이 매력적인 모티브를 제공하는 스토리텔링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기원을 알아보자.
그리스로마신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거의 그리스신화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로마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의 신들을 대부분 거의 그리스 신들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차별성이 적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들은 그리스식 이름과 로마식 이름이 모두 있고 각각 사실상 동격으로 대응되고 있다고 한다.
로마 고유의 로마신화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리스신화에 비해서 내용도 적고 중요도나 비중도 적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그리스신화의 기본은 흑해 인근 쿠르간 지역에 살면서 원시 인도유럽어를 사용했던 유목민족의 종교와 신화이다. 그들이 사용했던 언어와 신앙은 그리스신화에서 조금씩 바뀌어서 이어졌다고 한다. 그리스신화는 이집트신화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이 이집트의 신앙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인정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헤로도토스는 이집트 사제들이 최초로 제단, 축제, 신상, 신전을 만들었고 신들에게 이명을 붙이는 전통을 시작했으며 그리스인들이 이런 전통을 배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저승의 지리학, 죽은 자의 영혼을 저울질하는 의식, 엘레우시스의 데메테르 여신 제전에서 벌어지는 성인식에서 불의 생명력을 강조하는 의례 등을 이집트의 영향으로 거론할 수 있다. 심지어 아르카이크 시대의 그리스 조각가들은 이집트 예술가들이 정해놓은 인체 비율에 따라 조각상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신화학자이자 스토리텔러인 이디스 헤밀턴이 1942년에 초판을 발행한 것으로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에우리피데스부터 로마작가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까지 더불어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와 철학의 아버지 플라톤에 이르는 수많은 현인의 고대 원전을 연구하고 그 중에서 최고 작품을 엄선해 신화의 정수만을 담아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계를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천둥과 번개는 제우스가 벼락을 내리칠 때 일어나는 일이고, 화산 폭발은 거대한 산에 갇혀 있는 괴물이 탈출하려 애쓸 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북두칠성은 여신의 명령으로 수평선 아래로 지는 법이 없었다. 따라서 해밀턴이 보기에 신화는 판타지가 아니라 고대의 과학이었다. 비인간적인 주술과 마법에 대한 숭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혁명이 움트기 시작했다고 보았던 이디스는 이런 관점에서 신화를 독특하게 재해석하였다고 한다.
그리스로마신화는 신들, 세상의 창조와 초기의 영웅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주 혼란스러운 우주계에서 갑자기 신비한 씨앗이 나와 가이아라는 여신과 우라노스라는 남신이 태어나고 둘이 결혼하여 아들 6명과 딸 6명을 낳는다. 우여곡절을 거쳐 6변째 아들인 크로노스가 아버지를 추방하고 대천황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누이인 레아와 결혼하여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지만 남동생들을 불행하게 한 것이 어머니 가이아에게 노여움을 사서 크로노스는 자식들 중 한 명에게 물리침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저주를 받게 되고, 이를 두려워한 나머지 자식들을 낳을 때마다 모두 삼켜버렸다.
결국 마지막 자식인 제우스가 올림푸스의 신들과 힘을 합쳐 어버지 크로노스를 물리치고 다른 신들과 함께 올림푸스신전에서 인간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내용상 일반적인 다른 신들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그러한 경향때문인지 종교적인 색채는 강하지 않은 것 같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종교적인 측면보다는 예술과 문학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