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읽었던 다른 버젼으로 읽었던 책이었다. 사실 초한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그러나 가물가물해진 기억으로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자 선택하게 되었다. 진시황의 중국 천하통일도 무척이나 흥미롭고 대단한 역사이나, 이후 항우와 유방의 전투도 참으로 흥미롭다. 그런데 지금의 중국을 보면, 과연 당시 중국인들은 그렇게 전략적으로 예를 갖출줄 알며 정말 저리 멋이 있었을까? 너무 과장되게 그려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초한지의 메인 스토리는 아니나 진승과 오광의 난도 참으로 멋진 시도의 개혁이었다고 생각한다. 왕후 장상의 씨가 따로 있을소냐, 라고 하는 말. 우리나라 무인정권 시절에 최충헌의 노비였다고 하는 만적이 그 말을 하며 개혁을 시도했다고 역사에서 배웠다. 그 멋진 문구가 사실 진승-오광의 난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도 많을 것이다. 세상의 권모술수가 모두 담겨있는 역사서가 이 초한지와 삼국지가 아닐까 싶다. 유명한 사자성어들도 중국의 역사에서 많이 나오다보니 이 책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칭한다는 뜻. 분서갱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진시황이 초기에는 무척 현명하고 지략이 있고 용맹하여 중국을 천하통일하였으나 당시 의술이 발달하지 않아 수은중독으로 미친 황제가 되어 요절하게 된 것이라는 다큐를 본적이 있다. 그렇게 지략을 겸비한 황제가 말년에 저렇게 망가진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권좌에 오르니 거만해진 것도 있을터이나, 그렇게 사람이 망가질 수가 있을까. 그런 제국을 결국 오래 간수하지도 못하고 전 지역에서 발생한 난으로 결국 항우와 유방이라는 영웅을 불러 들이게 된다. 유방은 특별히 전략적이지도, 전투적이지도 않은 인물같은데 그의 인품으로 주변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되고 천하를 다시금 제패하는 영웅이 된다. 역시 사람은 그 인성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도, 직장에서도 통용되는 원칙이 아닐까 싶다. 항우는 용감하고 지략도 있으나 너무나 포악한 성질로 주변 사람들을 점점 잃어나간다. 이런 상황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 학창시절 그리고 현재 직장생활에서도 많이 보게 되는 광경이리라. 인품이 훌륭한 사람, 그리고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떄를 기다리며, 지금 당장은 내가 손해라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서 참고 인내할 줄 아는 유비의 처세는 존경할만하고 너무나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떠올리고 배울점이 많은 것같다. 물론 당시의 역사를 아름답게 미화한 것이라 해도 기본적인 그의 인품과 자세는 그대로가 아닐까 싶다. 주변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모습도, 기본적으로 항상 겸손하고 여유가 있는 자세만이 그런 유화적인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오만함과 포악함을 보이며 패왕이라는 호칭을 정하며 남의 위로 오른 항우는 결국 주변의 인심을 얻지 못하고 점점 더 외로운 길로 가게 된다. 타고난 성격이 그러하니 주변의 말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책사로 있던 범증이라는 노인. 지금은 사실 우리 사회에서 나이가 많은 분치고 그렇게 훌륭한 안목과 태도를 가진 분들을 많이 보지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는 높은 연배의 어르신들. 길에 휴지를 버리고, 침을 뱉고 알수없는 이스라엘 국기와 심지어 일장기까지 내걸면서 주말이면 명동을 떼로 지어 간다. 그런 모습은 정말 지금 이 고서를 읽으면서도 대비되게 만드는 추한 모습일 것이다. 좀 자중하고 자정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젊은이들도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사람들이 많아 어지롭고 모든 의견에서 양분되는 사회가 되고 있어 이 또한 항우와 유방의 세력을 볼때 나에게 오버밻이 되기도 한다. 슬픈 현실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안보인 다는 것도 답답하다. 그렇다고 초한지와 같은 살벌한 전투를 치를수도 없는 것인데, 어떻게 봉합이 되어야 할 것인가. 우리 역사에게 유방은 언제 나타날 것이며 어떻게 이 양분된 사회를 이끌어 나갈지도 생각하게 하는 도서였다. 훌륭한 유방이 우리나라에도 출현하여 급변하는 미래를 잘 이끌어 나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