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원치 않는 TMI와 오지랖에 피곤함을 느꼈다.'
라는 문장으로 나의 일기는 시작된다.
이것은 현재 내가 겪는 짜증이자 과거에 내가 행했던 만행이다.
그때의 업보가 지금의 나에게 오는 것인지...
소통의 부재 시대를 겪어온 기성세대는 과거의 컨설팅 방식에 사로잡혀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며 옳은 방향이라 믿는 내용들을 쉴 틈 없이 세뇌하려 한다. 나도 그러하였기에...
회사에 개인적으로 어울리는 동기형이 있는데 그 형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고 투자를 잘해서 정보를 얻을 만한 위인도 아닌데 사람들은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만 보니 그 형은 대화에서 본인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본인이 꺼낸 내용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내가 중심이 되도록 노력했었다. 어디선가 본 기사를 언급하고 내가 아는 것을 말하지 못하면 안달복달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그렇게 대하는 사람은 매우 꺼려 하는 이기심을 품고 있다.
나는 이제 회사에서 욕심이 없다. 해보니 안되더라~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반면, 나와 10년을 같이 한 선배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다. 조금만 더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위 사람들을 북돋아 준다. 그런데 나는 이런 자극이 달갑지만은 않다. 나에게는 나만의 방식이 있고 속도와 흐름이 있다. 나도 이제 17년을 넘게 일하다 보니 일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기에 타인의 조언은 그리 와닿지는 않는다. 일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있을 때에는 조언이 되겠지만 나는 일보다는 삶에 대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기에 좀 더 열심히 일하라는 말은 그저 의미 없는 잔소리일 뿐이다.
그 선배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과는 별개로 본인이 하려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때문이다. 대학교 시절 끔찍이도 싫어했던 물리 시험에 빈칸으로 낼 순 없기에 문제와 아무 상관 없는, 내가 열심히 공부했다는 흔적만 가득 적어서 제출하였다. 무엇인가 적어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겠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움도 안 되는 말로 시간 낭비만 한 셈이 되어 버린다. 이런 일을 10년 가까이 겪다 보니 이제는 내가 먼저 말을 거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선배의 조언은 큰 틀에서는 결이 같지만 시간이 흐른 탓에 old한 경향이 있다. 이미 구식의 방식이 되었거나 대개의 경우 그 정도 검토는 마친 상태가 많다. 본인이 과거에 알았던 내용들을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유튜브나 세미나에서 들은 정도의 내용으로 현실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한 사람에게 답을 주려고 한다.
본인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사람들이 딴청 하는 것을 참석자들의 무례로 지적한다. 나는 그 회의에 참석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저 전체 스케줄에 반영이 되어 있고 단체방에서 통보를 받았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은데 왜 다 같이 모여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지난 주말에 무슨 일을 했는지 공유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타인을 예시삼아 말을 이어갔지만 결국 내가 했던 행동들이 나에게 다시 돌아온 셈이다. 어디선가 나도 간섭하고 얕은 지식을 뽐내며 마치 인생을 통달한 듯 말을 하곤 한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결국 절제하는 것일게다. 오늘도 한마디라도 더 줄이고 타인의 이야기를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해야 하겠다.
암튼
말센스를 읽다가 2가지 반성할 것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대화나르시시즘에 빠지지 않기
'대화나르시시즘' 이란
대화속에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대화의 주도권을 나에게 돌려 놓으려고 하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이걸 보통 일상속에서
사실 자주 느끼는 부분이라 나 또한
경계하려고 하는 부분이라 특히나 공감이 되었다.
충분히 상대의 말을 다 듣고
이야기해야지 싶은데
성격이 급해서 중간에 끼어들어 이야기하는것
반성하기
2.
내 경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행동전문가 -주디스 마틴-
"대부분의 경우
당신은 상대의 이야기와
당신의 경험을 비교함으로써
상대를 이해하려 든다
이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전부라면
당신은 마치 상대가
당신 자신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사람은 당신이
아니다!
따라서 당신의 경험에 문의하는 것이
진정한 이해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을 읽고 소름이 돋았다
왜냐하면 사실 요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분명 공감능력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왜 부족한 생각이 들지 싶었는데
내 경험과 상대방의 경험을
내 잣대로, 기준으로
비교하여 판단하고
섣불리 말했던 것 같다
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성격에 따라,.
살아온 환경에따라..
모두 다 다르게 생각하는데
단편적인 상황을
내경험과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는지
깨닫게 됨 ㅠㅠ
또
대화의 주도권을 가지고 오려는 건 아닌데
상대와 공감을 하고 싶어서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말함으로써
대화의 주도건을 나에게 돌려놓는 것..
관종인가.. ㅎㅎ
되돌아 보았다.
반성하기...
내가 우선 이해가 되어야만 공감하는 문제...
이해와 공감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고
상대방은 나에게 이해를 바라는 게아니라
본인의 경험을 통한 감정을
말 없이 들어주길 바랬는데
나는 왜 머리속으로 나는 그런 경험이있나
진정하게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기보다
책장에서 책 찾듯이
뒤져보고..비교하여 판단하려고 했을까?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휴..
올해의 목표
1. 상대방이 먼저
너라면 어땟을 것인가...물어보기전에
내 의견을 말하지말고.. 입닫고있기!
2. 상대방의 말 끝까지 듣기
3. 그럴수있지! 그렇게생각할수도있지!
입에 달고살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기
이렇게 블로그에 쓰지만
또 잘안될거다.
사람 고쳐쓰는거 쉽지 않으니까
그래도 대화하는 중간에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로만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