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유럽도시 기행은 작가가 직접 유럽의 도시(아테네,로마,이스탄불,파리)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이다. 그러나 단순한 여행책이 아니라 관광 안내서, 여행 에세이, 도시의 역사와 건축물에 대한 보고서, 인문학 기행, 그 무엇도 아니면서 조금씩은 그 모두이기도 한 책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실제로도 작가는 각각의 도시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고 느꼈으며, 도시의 역사와 건물에 대한 건축학 지식들을 폭넓고 자세하게 서술했다. 각각의 도시에 대한 배경지식들이 끊임이 없었고 그 범위도 방대했다. 하지만 많은 내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써내려가서 인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 자신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감정을 맛본다. 그게 좋아서 여행을 한다. 그러려면 도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과 박물관,미술관,길과 공원, 도시의 모든것은 '텍스트'일 뿐이다. 모든 텍스트가 그러하듯 도시의 텍스트도 해석을 요구하는데 그 요구에 응답하려면 콘텍스트'를 파악해야 한다.누가,언제,왜,어떤 제약 조건 아래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 사람에게 도시는 그저 자신을 보여줄 뿐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지는 않는다.' <유럽도시 기행 중에서>
이 책에서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위의 단락이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의 여행의 목표와 스타일이 다르고 어느것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책을 읽고 보니 내가 여행했던 도시는 겉모습 뿐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내가 한 여행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여행에서 내 나름대로의 도시를 만나고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음에 도시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도시에 대한 역사적 지식과 배경에 대해 알고 여행을 해 본다면.. 그 도시가 또 다시 새롭게 느껴질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