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여름 여행에서 나도 모르게 같이 배낭에 넣게 되는 책,, 여행에도 이유가 있던가 제목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허나 나도 모르게 스며들듯이 책속에 빠져들게 되버렸다 속이 답답해서 오래 일만 하다가 힐링하고 싶어서 그냥 무작정 다른 세계, 다른 풍경이 그리워서 그러고 보면 이유도 참 가지가지 다양했다 누군가는 아이를 잘 기르고 싶거든 여행을 보내라고 했다 여행은 인생이라는 또 다른 여행에서 마치 참고서와 같은 역할이 아닌가 싶다 나는 김영하란 작가를 책에서보다 미디어를 통해 먼저 알았던 것 같다 알쓸신답? 이라는 여행프로그램, 그가 썼던 원작으 요영화에서도 잠깐 만났고 나중에 책을 보니 글을 참 맛깔나고 진솔하게 쓰는 작가였다 그의 입담이 그저 입담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글을 잘쓰면서 입담을 잘하니 왠지 기대치가 높아지게 되었다 첫 해외여행이 중국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당시 공산권 국가로의 여행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 한때 운동권 학생이었던 그가 이상적인 공산주의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만났던 중국은 광신교도가 이제 정신차리고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종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그런 시기였던 것이다 같이 동행했던 정보부 형사와의 애피소드도 그의 말처럼 그의 운명을 바꾼 한 수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여정과 형사의 여정에 예정되어 있던 그 은밀한 인연의 결과가 해피엔딩이라 다행스럽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희망이다 그 희망을 이루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시기, 베트남 여행을 예약했던 우리 가족들은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은 가서 느끼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가기전 준비하는 과정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숙소를 정ㅈ하고 뭘 먹을지 누굴 만날지 상상하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인생도 막상 살아보니 경험하지 못한 그 어떤 일에 대한 상상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물론 걱정인형처럼 마구 걱정만 하다 시작도 못해본 일도 많다 여행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저자는 남의 땅에서 우리의 힘은 약해진다라고 정리한다 그 약함이 겸손을 배우고 동화를 배우고 커다란 가르침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이기에 무엇을 채워서 돌아오느냐는 순전히 여행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꽤 많은 여행을 했다 어린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한 잦은 이동을 포함하여 그가 걸었던 길은 꽤 길었다 그의 모든 길이 작품의 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양분을 그렇게도 쓰고 저축도 하고 나누어도 준다 그래서 여행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양식이다 이 책을 읽고 무라까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달리기책이 달리는 똑같은 행동을 하는데 뭔 할말이 있겠냐 싶은데 매 대회마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섞여 있었다 여행의 이유도 여행지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여행 자체에 대한 철학, 소신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러 에피소드가 섞여 있다 언젠간 나도 그림에 대해 이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까 무의식의 세계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난 혼자 있고 싶기도 하고 또 외로움을 잘 느낀다 작가라는 직업을 떠올릴때 해외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김작가는 여행때에는 현재에 집중하고 모국어권으로 돌아와서 다시 여행을 떠올리며 글을 쓴다고 한다 여행의 이유는 현재에 집중할 수있고 여행한 후 일상으로 돌아와 일상으 ㅣ삶을 살 힘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여행자는 여행을 하면서 내가 원래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여행자이니 잘 대우받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여행자는 여행지에서 노바디, 즉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은 낮추고 현지인의 환대에 감사하게 된다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시간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라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지와 삼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 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살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으 ㄴ놀랄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찰이 담겨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