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생각의 잡음 후기
동일한 범죄로 기소된 비슷한 사람들에게 완전히 다른 형량이 선고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같은 죄를 지었는데 누구는 징역 5년을, 누구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면, 형사사법제도에는 편향이 만연하다. 하지만 1장에서는 잡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어느 유명 판사가 형사사법제도의 잡음을 발견하고, 그것이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여 총대멘 채 사법제도에서 잡음을 없애려 했을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다루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야기 했지만, 유사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아마도 잡음 문제가 미국보다 더 심각한 나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양형의 예를 살펴보면 잡음이 얼마나 심각한 불공평을 야기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양형에서는 특히나 높은 수준의 잡음이 발견된다. 하지만 민간 조직도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잡음을 안고 있으며, 그 때문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2장에서 대형 보험 회사로 눈을 돌려 서술하고 있다. 보험심사역은 잠재 곡개에게 적정한 보험료를 산정하고, 손해사정사는 보험청구권을 평가하여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한다. 보험심사역과 손해사정사의 업무는 단순하고 기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서로 다른 보험심사역이 같은 위험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보혐료를 산정하고, 서로 다른 손해사정사가 같은 보험청구건에 대해 얼추 비슷한 배상액을 산출하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연 이것은 정확한 예측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신중하게 설계된 실험, 즉 잡음 감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보험회사 경영진이 실험 결과에 아연실색하고 경악했다는 사실이다. 잡음은 그 회사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었다. 이 사례를 통해 잡음이 큰 경제적 손신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험심사역과 손해사정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잡음 감사에는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판단이 활용됐다. 하지만 중요한 판단은 대체로 반복되기보다 단 한 번으로 끝난다. 예를 들면 '다시 오지 않을 이 사업 기회를 어떻게 할까?' '신상품을 출시할까 말까?'같은거 말이다. 이렇게 특별한 상황에서 내려지는 단 한번의 판단에도 잡음이 존재할까? 물론 모두가 잡음이 없다고 믿고 싶을 것이다. 잡음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변산성이다. 게다가 어떻게 단 한 번으로 끝나는 결정에 변산성이 발생할 수 있을까? 3장에서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내리는 판단, 심지어 유일무이해 보이는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도 무수한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유일무이한 상황에서 내린 판단에도 많은 잡음이 나타날 수 있다. 3장을 관통하는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판단이 있는 곳에 잡음이 있고, 그 잡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다. 이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잡음이 우리의 판단에 존재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같은 문제에 대해서 내려진 판단이 많으면 잡음을 측정할 수 있다. 참값은 알 필요가 없다. 이 책 도입부에서 확인했듯 사격장에서 과녁 뒷면을 보면 표적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총알이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지는 알 수 있다. 모든 사격수가 과녁에서 같은 표적을 겨냥했음을 아는 순간, 잡은은 측정 가능해진다. 이것이 잡음 감사의 역할이다. 모든 예측가에게 다음 분기 매출액을 예측하라고 요청한다면, 그들의 예측에서 확인되는 분산이 바로 잡음이다. 편향과 잡음의 차이는 판단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옳음을 검증할 수 없을 때 판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역설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잡음 측정부터 한다면 가능하다. 판단의 목표가 단진 정확도냐 가치의 더 복잡한 트레이드오프냐에 상관없이, 잡음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며 측정 가능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일단 잡음이 측정되면 잡음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모든 종류의 전문적인 판단에서 정확도가 목표가 될 때마다, 편향과 잡음은 전반적인 오류를 계산하는 데서 같은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