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역사는 암기과목이었다. 외워야할 연도와 독립군단체는 왜 이렇게 많은건지.. 역사를 너무나 어려워하던 내게 '역사의 쓸모'의 한 문구가 나를 끌어당겼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 어떻게 역사가 내게 인생의 답을 알려줄 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읽어보니 "역사의 쓸모"는 과연 달랐다. 사건이 아닌 사람 중심의 역사가 눈에 들어왔다. 역사 속 내 나이 때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했던 건지 읽어보니, 마냥 위인이기만 했던 장보고, 선덕여왕, 정도전 등이 머릿 속에서 살아숨쉬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아 그 상황이라면 이 사람이 그럴만 했겠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사람은 이렇게 선택했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 역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엮은 것이 아니라, 그저 나보다 일찍 살았던 사람의 일생이 모인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책을 읽으며, 그 역사의 연장선 상에 있는 현재의 우리가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행동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역사를 쉽게 가르치기로 유명한 최태성 강사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쉽게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인지 청소년 필독서같은 느낌도 들었다. 책의 내용이 단숨에 이해되고, 챕터별로 인생의 교훈까지 안겨주니 청소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매 챕터별로 교과서적인 교훈이 나오다보니, 성인이 갖고 있는 복잡한 고민들에는 인생의 답을 제시해주기는 어려운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실용성 중심의 사회에 역사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한 점, 사람 중심의 역사를 소개한 점을 고려할 때, 책이 주는 새로운 시각은 분명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