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창조되기 전에는 땅과 바다와 하늘이 한데 엉켜 있는 하나의 혼란덩어리인 카오스(혼동) 상태였다고 한다. 혼돈의 세계에선 여러 기운들이 싹트어, 당과 바다와 공기가 혼합되어 있는 상태에서 땅은 딱딱하게 굳지 못했고, 바다는 액체가 아니었으며, 공기는 신선하지 않았다. 카오스 상태의 세계에서 마침내 신과 자연이 개입해 땅을 바다와 분리하고 하늘을 양자와 분리하면서 이 혼돈의 상태를 끝맺게 되었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과학적인 관점에서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였다면, 그리스 신화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인간 세상의 창조를 설명하기 위해 신들을 초대하여 이를 흥미롭게 설명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 100'은 토마스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본 텍스트로 하여 신화 스토리의 연대기순 배치와 주제별 일람을 통해 스토리가 체계적이고 명확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텍스트를 구성하였고,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화려하고 수준 높은 그림과 조각 이미지를 곳곳에 배치하여 신화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고자 하였다.
신들의 탄생에서부터 신들의 전쟁을 통한 제우스와 올림프스 12신이 형성된 과정을 일별하고, 12신의 권력체계에 따라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아르텝미스, 헤르메스, 아테나, 아프로드테, 아레스, 아폴론의 이야기를 해당 신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순서대로 정리하였다.
흥미로웠던 신화 중 하나는 헤르메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며 상업과 레슬링, 도둑질에 능하였다. 부친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 날개달린 모자와 구두를 신고 손에는 두마리 뱀이 몸을 감고있는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다른 사생아들이 헤라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과 달리 귀여움을 차지하였다. 헤르메스는 갓난아기일 때에 헤라의 아들 아레스로 분장하여 헤라의 젖을 먹어 헤라를 자신의 유모로 만들어 버린 덕분에 헤라에게 정을 받았고, 헤라는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후에도 헤르메스를 친자식 처럼 귀여워 했다고 한다.
신화의 이야기, 신의 이름은 현재에 이르기 까지 많은 저서에 인용되고 있으며, 개인의 일상과 주변의 사물, 상품의 명칭에 까지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독서를 통해, 그러한 인용과 명칭의 배경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더욱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