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신간도서들 중 이 책의 제목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죽음과 대비되는 삶의 모습이다.
당신은 혼자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돈을 관리할 수 있었고 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씻고 청소하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계단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샤워를 할 수 있었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걸어가거나 먹을 수 있었으며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갈 수 있었고 오줌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당신이 일생 동안 무엇이었던 모든 역할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당신은 어머니였고, 아버지였습니다. 당신은 활력이었고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당신은 가난했고 부자였고, 교사였거나 학생이었습니다. 능력 있는 여자였고 창조자였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인간을 벌거벗깁니다. 내가 누구인지 다 드러날 때까지 말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니까요. 예전과 같은 삶, 아무 고통 없는 시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일하던 것들, 여행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런 것들로부터 너무 먼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모든 입맞춤들, 그 모든 눈물들. 예전에는 미처 그 의미를 몰랐던 것들.
또 하나는 죽음 직전에 후회하는 내용이다.
얼마나 많은 꿈을 이루지 못했는지, 어떤 건 이루려고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을 용기 있게 살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아니면 일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좀 더 자주 맨발로 땅을 걸을 걸, 친구들과 우정을 좀 더 유지할 걸, 좀 더 느긋하게 살 걸, 산에 좀 더 자주 오를 걸, 좀 더 자주 강을 가로질러 헤엄을 칠 걸, 지는 해를 좀 더 많이 바라볼 걸……. 배를 타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첫사랑을 만났던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도 있었을 텐데, 걱정은 좀 덜하고, 하지만 실수는 더 하고 살아도 좋았을 것을, 여행을 좀 더 자주 갈 걸, 사람들을 더 많이 안아 줄 걸, 마음속 감정을 좀 더 드러내 보일 걸, 언제나 그들 편을 들어줄 걸, 살면서 좀 더 행복해했어도 되었는데…… 하고 말이죠.
그렇지만 이 책에서 아래 소절을 기억해 두고 싶다.
이제 죽음을 두렵거나 슬프거나 모른 척 해야 하는 나쁜 일로만 여기는 모두의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죽음은 탄생만큼이나 확실한, 그래서 이 삶을 더욱 찬란하고 더욱 빛나며 더욱 행복해야 할 분명한 이유로 우리와 나 당신을 이끄는 단 하나의 확실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이 삶이 더욱 행복해야 할 분명한 이유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