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2
김은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서울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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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글은 언제나 잘 읽힌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읽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어느새 9권, 10권까지 나왔다니, 오랜 시간동안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을 계속 간직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이번에 신청하여 읽게 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권은,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담고 있다. 그 처음은 "종묘"에서부터 시작한다. 종묘는 사실 그렇게 친숙한 문화유산은 아니다. 유교 국가의 예법이 그러하듯이, 종묘도 모르는 눈으로 보기에는 매우 딱딱하고 엄숙하게만 느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 자세한 내용을 읽은 후 종묘는 더 이상 딱딱하기만 한 공간이 아닌, 조선왕조 600년 간의 정신 문화와 물질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다가왔다. 널찍한 공간에 자리잡은 장중한 외관,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치러지는 엄숙한 종묘제례까지, 왜 유네스코에서 1995년에는 종묘를 유형유산으로, 2001년에는 종묘제례를 무형유산으로 등재했는지 알 수 있었다.
9권 <서울편> 에서는 종묘로 시작하여,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을 다루고 있다. 왜 경복궁이 가장 먼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는 아마도 경복궁이 상징하는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법궁으로서의 위엄보다는 정사(政事)가 이루어 지고 왕과 왕비들이 생활하였던 (다른 의미로서의) 생활감이 가득한 창덕궁과 창경궁이 더 서울의 궁궐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 주말에 가끔 경복궁을 가보면 그늘하나 없이 넓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근정전을 보면 위압감부터 느껴지는데, 창덕궁과 창경궁에서는 더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정말 유 교수의 표현대로 우리 서울은 "궁궐의 도시"로 불릴만한데, 이 아름다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