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2
윤현영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
0
0
이 책의 저자는 원래 교육학자인데 커피 인문학자로 변신중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책을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미국에서 논문지도교수에게 커피라는 음료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음료이며 이는 재배하는 사람 따로, 마시는 사람 따로인 음료이며 수많은 중남미 가난한 나라의 커피 농장 노동자들의 땀을 착취하여 미국인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4년 남짓한 동안 이 이야기가 걸려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유학생활 초기 지도 교수와의 첫 만남에서 생긴 커피는 제국주의 음료 이며 커피는 노동착취의 상징이라는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저자의 강의나 연구를 지배하고 있던 이론들이 대부분 문화적 제국주의, 갈등이론, 수정주의 역사관의 파생품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런 이념적속박에서 벗어난 것은 커피를 좋아하는 부인을 만나면서 커피와의 단절의 역사를 끝냈으며 '이왕 마시는 커피인데 좀 배워서 제대로 만들어 주면 안될까?' 라는 주문을 부인께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커피 공부에 발을 디뎠다 한다. 저자가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왜 커피 역사에는 생산자들의 이야기는 없고 소비자인 백인의 이야기만 담겨 있으며, 또 우리 시각으로 쓴 커피 역사책은 없는가, 그리고 커피 역사 속에 그려진 서구인들은 멋진데 비서구인들은 어리석은가, 아울러 한국인들은 왜 커피에 빠져 살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이 생겼다 한다. 그래서 서구인들이 서구 문명 우월주의에 기반하여 쓴 낯선 커피 역사책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시각으로 쓰는 친숙한 커피 역사책에 도전하기로 하였으며 새로운 자료와 거기에서 발견한 새로운 사실이 주는 희열이 저자의 도전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서술한다.
이 책은 1부에서 커피탄생설화가 만들어지기 까지, 이슬람 커피 문화의 탄생과 중국차의 영향, 그리고 유럽에 전해진 커피와 제국주의와 자바커피의 탄생, 커피의 인도양, 대서양을 건너 브라질로 가게된 이야기, 노예가 만든 중남미커피와 커피에서 시작된 혁명, 차를 택한 영국과 커피를 선택한 유럽대륙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2부에서는 산업혁명으로 인한 커피의 대중화와 나폴레용, 커피소비의 리더 미국과 거대생산국인 브라질, 그리고 전쟁과 커피, 커피로 인해 생겨난 전쟁 등을 이야기 하며 3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커피사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한양에 배달된 커피, 조선 최신상 커피의 유행, 끽다점 풍경과 카페의 전성시태, 모뽀, 모걸, 그리고 제비다방의 추억, 융드립하는 현모양처, 대용커피를 마시며 군가를 듣는 다방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4부에서는 우리시대의 커피이야기를 다루는데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 제1의 물결, 국산커피의 탄생과 디제이 오빠의 시대, 뒤이어 나타난 커피 전문점의 등장과 커피 제 2의 물결, 커피를 갈아 황금을 만들다와 사라진 규칙, 커피 제 3의 물결, 한국형 제 3의 물결 커라벨로 풀었던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저자는 주변에서 "어떤 커피가 맛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답으로 "당신 혀와 코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입니다."라고 하였다. 사람마다 음식 취향이 다르듯이 커피 취향도 다르기 때문이며 누구에게나 맛있는 커피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고 한다. 그리고 역사가 길건 짧건 모든 나라의 역사는 고유한 가치를 가질뿐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우열을 가릴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커피역사는 서양에 비해 짧기는 하지만 160년 동안 마셔온 한국의 커피역사 속에는 우리 민족만의 특별했던 고난과 기쁨, 행복과 불행, 웃음과 눈물이 녹아있다고 하며 이것을 잘 살려내는 것은 인문학자의 책임으로 하며 이를 커피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커피 고유의 맛을 찾아내는 것에 비유하였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팬데믹이후의 커피세계의 변화와 관련하여 외국 작가의 논문을 소개한다. 그 내용은 세계적인 커피 열풍에도 불구하고 산지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으며 팬데믹으로 인한 커피수요의 감소는 커피 가격하락을 부추길 것이고 농가소득의 감소를 가져오며 농민들이 삶이 더욱 힘들어져 커피 질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가 어려워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외국 작가에게 너의 예상이 멋지게 빗나가길 바란다고 답장을 했다고 한다.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책을 집필하였다고 하며 이 기간 세계에서 커피 수입과 소비가 눈에 보이게 증가한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소개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의 말이 다시한번 생각난다. "Life happens, coffee hel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