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2
최명옥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북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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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조선시대에는 양반의 동네였으며, 현재는 과거와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는 관광지로 생각해 왔다. 이러한 북촌에서 활약했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미술사를 이해하고 싶어 이책을 선택하였다. 한국 근대미술사는 조선이 저물어 가고 유입되었던 서구 문물과 같은 길을 걷는다. 조선에 들어온 유럽 화가들은 조선 문화계에 충격을 주었고, 메이지 유신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한 일본 문화가 들어오며 조선 문화계는 변해 가게 된다. 근대기의 조선 미술은 일본 화가에 의해서 전수 되게 되는데, 이들은 고종의 초상화를 그리고, 조선에서 거주하게 된다. 한국인 최초로 서구 미술을 배운이는 고희동이다. 1909년 고희동은
서양화를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고희동과 같이 서양화를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온 이들은 돌아와 대부분 경성에 자리를 잡고 활동을 했다. 192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서 조선미술전람회가 창설되자 미술인들은 더욱더 경성으로 집중하게 된다. 미술가들은 대부분 북촌과 서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이에는 몇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조선미술전람회를 주관하는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안에 있었고, 전람회를 주로 열었던 덕수궁미술관 또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북촌과 서촌에 거주하는 것이 유리하였다. 또한 이 지역에 공립, 사립 중등학교가 많아 교사로 일하기 쉬웠던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다. 또 당시 미술 작품을 전시할 만한 화랑은 주로 백화점이나 신문사였는데, 대부분 종로나 명동 지역에 있어 드나들기 좋은 점도 이유가 될수 있다. 당시 일본인들은 조선 후기 미술품 거래의 중심이었던 광통교 부근의 인사동 지역을 새로운 미술품 거래의 중심지로 조성한다. 이에 따라 북촌과 서촌은 미술가들이 활동 할 수 있는 더욱 좋은 여건이 되었다. 또한 북촌은 조선시대 명문 집안의 후예들이 살아 경제적 여유가 있었고, 서촌 지역은 본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인들이 많이 산 데다 일제 강점 이후 궁궐이나 총독부와 관련 있는 신흥 부자들이 있어, 미술인들을 후원할 만한 곳이 많았다. 그래서, 점차 더욱 많은 미술인들이 북촌과 서촌에 몰려들었고,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었다.
이러한 화가들의 이야기들을 집약하여 그들이 살아온 삶과 예술에 대해서 알려 준다. 첫 장에서는 북촌에서 활동했던 화가들과 명소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먼저 북촌에는 현재도 서화 거래 거리인 인사동에 대해서 알려준다.근대 동양화단의 좌장인 안중식, 다재다능하고 신비로운 서화가 지운영, 근대 전각의 길을 개척한 전각 명인 오세창, 근대 난초 그림을 정립한 서화가 김응원, 근대 서화계의 어른으로 불린 김용진, 서양화의 시작을 알린 고희동, 조선조 마지막 내시 출신 서화가 이병직, 독립운동에 앞장선 서화가 김진우, 임금의 초상화를 그린 인물화의 귀재 김은호, 금강산을 잘 그린 산수화의 거장 배렴, 기억상실증으로 불행했던 비운의 화가 백윤문, 남과 북에서 공명을 누린 서화가 이석호, 장애를 극복한 의지의 화가 김기창, 한국 문인화의 정형을 정립한 장우성, 한국적 인상파 화법을 완성한 화가 오지호, 해방 후 좌익 미술계를 이끌었던 길진섭, 월북한 감성적 모더니스트 최재덕, 근대 나전칠기를 개척한 공예가 전성규, 현대 건축의 산실 공간 사옥과 김수근, 근대 미술의 요람 중앙고보와 휘문고보에 대해서 이야기 해준다. 두번째장에서는 북촌 주변에 관한 이야기를 알려 준다. 사진관, 화랑까지 경영한 서화가 김규진, 근대 서예의 체계를 정립한 김돈희, 한국 최초로 시사만평을 그린 이도영, 조선미술전람회 입선한 명월관 주인 안순환, 금강산 그림 전통을 이은 산수화의 명인 변관식, 늘 경계인이었던 월북 서양화가 임군홍, 유럽에 이름을 떨친 첫 한국화가 배운성, 좌수서의 신경지를 개척한 서예가 유희강, 한글 서예를 개척한 김충현과 김씨 4형제, 죽음으로 예술을 완성한 비운의 조각가 권진규, 국립중앙박물관 최초의 유물사진가 이건중, 화가들도 흠모했던 수퍼스타 최승희와 매란방, 천도교 중앙대교당을 설계한 나카무라 요시헤이에 대해 알려준다. 이렇게 책을 읽고 나서 보면 그냥 걸어다니던 북촌길이, 고희동이 살던 곳이고, 김은호가 살던 동네인것이다. 이제 북촌을 거닐때마다, 그들이 활동했던 곳을 생각하며 추억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한국 근대 미술의 다양한 화가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