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7
이태경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감귤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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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1,2,3,4권을 보았고, 이후 일본편을 선택해서 볼까 하다가 제주편을 선택하여 보게 되었다. 사실 최근 5년정도 거의 매년 휴가에 제주를 방문했었고, 얼마전 회사에서 동료들과 제주를 방문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제주의 관광지는 다 가 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역사와 인문학적 배경 지식은 많이 모자란 상태였고, 이 책을 통하여 유홍준 교수의 제주에 대한 깊이있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내가 직접 가 보았던 장소들이 확인되면 옛날 방문했던 곳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장면들이 떠올랐고, 아직 답사하지 못한 곳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 다음에 꼭 방문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본서의 두번째장에 유홍준 교수는 조천과 함덕 지역을 넣고, 답사를 하는 학생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이 지역을 꼽는다. 이는 내가 처음 제주를 방문하고 바닷가 전체를 완주했던 15년 정도 전즈음 가졌던 조천 지역에 대한 생각과 일치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 그리고 그 넓이와 긴 해변 등 정말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중의 하나가 조천지역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런데 이곳에 제주 4.3사건의 전말이 어려있고 제주 역사의 아픔이 묻어있는 장소들이 산재한다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다음에 조천과 함덕을 방문하게 되면, 유홍준 교수가 이야기한 조천연대, 너븐숭이, 순이삼촌 문학비 등을 꼭 방문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읽어보지 못했던 제주출신 현기영의 소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는 제주에 너무나도 많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 오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중 매우 큰 오름인 다랑쉬오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몇년전 나도 다랑쉬오름에 올라갔던 적이 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지방정부에서 표지판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고, 이름은 다랑쉬 오름이 아닌 월랑봉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 표지판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된다. 그리고 입구 부위에 아스팔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어 코를 찌르는 아스콘과 플라스틱 녹는 냄새가 진동을 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 제주는 제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공사를 줄이고 나무와 화산송이 흙길이 잘 보존되는 지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주요 오름 지역들까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포장을 하게 된다면 자연파괴로 인한 비용이 관광편리를 위한 편익보다 크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아무튼 본서에서는 다랑쉬오름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광대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이 강조되고 있으며, 다랑쉬오름 이외에 김영갑 작가가 너무도 사랑했던 용눈이 오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용눈이오름은 두번 올라가본 적이 있었는데, 갈때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항상 그곳에는 갈대와 화산모래가 있었고, 광대한 오름 언덕 이곳저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있었고, 정상에서 볼수있는 아름다운 경관이 있었다. 본서에서는 김영갑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갤러리의 주요 작품이 용눈이오름을 촬영한 김영갑 작가의 작품들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렇게 제주 동부지역으로 가면서 본서는 성산일출봉, 용암동굴, 용천동굴, 거문오름 등을 설명하며 제주가 어떻게 유네스코자연문화유산에 힘겹게 선정되게 되었는지 일화를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를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해녀에 대한 이야기 설화들과, 좀더 제주의 우측에 위치한 세화리와 하도리의 해녀기념탑, 해녀박물관, 해녀 불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다음 장에서는 한라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상 코스가 아닌 영실코스의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감탄하는 유홍준 교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성판악 코스를 통해 백록담까지 올라가보고 영실코스는 두번 올라가 보았는데, 3년 전즈음 봄과 여름 사이에 영실코스로 올라가서 진달래가 만발한 정상 부근의 경치를 보았던 것이 너무도 기억에 선병하다. 당시에 큰 꿩을 한마리 보았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진달래꽃이 만발한 영실의 정상부근에서 마치 한폭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하산길에 시야를 멀리 놓고 보았던 제주의 풍경들은 정말 잊을수가 없다. 본서는 저자가 초반부에 이야기한대로 자신의 저작 중에 가장 자연의 아름다움을 많이 기록한 책이다. 그만큼 제주는 역사적 아픔과 더불어 원시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