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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30 고성
    이순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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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명량, 한산까지 관람하고 이순신장군을 되새겨 보니 문득 난중일기 전편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 진 나 자산을 보았다.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간혹 이리저리 내 앞에 나타나고 사라졌던 장군의 이름 석자를 잡고 싶었지만 놓여주고 놓여주고 하면서 흘려보냈던 흐릿한 기억을 문득 황현필 유투브 시청 중 그가 지은 이순신의 바다가 끌어올려 주었다. 어릴 쩍 수학여행 현충사 참배부터 아지랑이 같은 난중일기(소설인지 만화인지 기억나지 않지만)까지 잊혀진 기억을 되돌리고 싶은 욕구를 본 도서가 채워주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이순신장군은 47세(1591년)에 전라좌수사로 발령 받았는데 일본이 침략해 오리라는 것을 확신한 것 같다. 이순신장군은 5관5포(육지 및 수군행정구역)의 병력 충원상태를 끊임없이 점검했으며 행정력에도 최선을 다했다. 수전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전선을 제대로 갖추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초 조선의 주력선은 맹선이었지만 판옥선으로 개조하고 건조를 독려하였다. 맹선은 일반적 함선으로 일본 전함의 갑판이 더 높아 조총이나 활로 공격할 경우 속수무책이라 함선의 갑판을 더 높인 것이 판옥선이다.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이 가장 부족했던 전라좌수영의 판옥선 수가 적지 않았던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원거리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판옥선에 함포를 장착했다. 거북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충무공행록에 의하면 크기는 판옥선만하며, 위를 판자로 덮고, 판자 위에는 십자 모양의 좁은 길이 있어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하며 그 나머지는 모두 칼과 송곳을 꽂아서 사방으로 발 디딜 곳이 없도록 했다. 앞에는 용의 머리를 만들어 붙이고 그 입은 총구멍이 되며 뒤는 거북의 꼬리처럼 되었는데 꼬리 아래에도 총구멍이 있고, 좌우로 각각 6개의 총구멍이 있다. 거북선은 전라좌수영 본영에서 1척, 순천부에서 1척, 방답진에서 1척씩 모두 3척이 건조되었다. 거북선의 탑승 인원은 150여 명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거북선은 2층설과 3층설이 대립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3층설이 굳어지는 추세이다. 1592년 4월 12일 거북선이 진수되었으나 다음날 4월 13일 왜군은 조선을 침략한다. 조선 수군이 해전에서 압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판옥선, 거북선 등 우수한 선박의 제조기술도 있지만 막대한 화포와 화약의 비축도 당연히 포함되고 있다. 세종대왕시절부터 많은 화포를 제작하였고 각 포들은 크기에 따라 천자문의 순서대로 천, 지, 현, 황 등의 이름이 붙여졌다. 명종 때는 조금 더 개량된 형태의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이 만들어졌고 임진왜란을 준비하며 선조 때 만들어진 현자총통(1,000보)은 화약 낭비가 적어 널리 사용되었다. 황자총통은 가장 작은 소형 화포로 사정거리는 1,100보이니 대략 1km이다. 이러한 조선의 화포들은 튼튼한 판옥선의 갑판 위에서 함포로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순신장군의 3대 대첩을 꼽는다면 한산도대첩(1592.7.8), 명량대첩(1597.9.16) 그리고 노량해전(1598.11.19)이다. 한산과 명량은 영화로 대체하고 마지막 장군의 해전으로 칭송되는 노량(이 또한 조만간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이순신장군역에 배우 김윤석 예정)으로 정리코자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후 조선에 남아 있던 왜군들은 본국 송환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러나 왜군의 무사 귀향을 용납하지 않았던 조명연합군이 사로병진책으로 왜군을 공격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가토 기요마사가 울산왜성, 시마즈 요시히로가 사천왜성, 고니시 유키나가가 순천왜성을 지켜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상 최대의 급선무였다. 이순신과 진린에 의해 바닷길은 막히고 도처에 깔려 있는 조명연합군 때문에 육지를 통해 부산으로 탈출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던 고니시는 명나라 사령관 유정을 구워 삶으려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탐욕스런 진린에게 상당한 수준의 뇌물을 주어 순천왜성 포위망을 풀게하였다. 그러나 바다는 조선의 바다였고 이순신장군의 바다가 아니였던가. 조선의 함대는 포위망을 풀지 않고 있었고 혹시 모를 고니시의 도망을 대비하고 있었다. 고니시는 선발대 10여 척이 조선의 함대에게 발각되어 몰살당하자 다시 순천왜성으로 돌아와야 했다. 고니시는 사천왜성의 시마즈에게 도움을 받아 노량해협에 들어왔다가 이순신장군과 억지로 참전한 진린과 명나라 수군에게 500여 척이 수장되었다. 1598.11.19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 노량에서의 전투는 오후가 되어서야 고요해졌다. 그제서야 이순신장군의 전사 소식이 들려왔다. 바다와 산천초목이 울었다.
  • 2022-08-30 진구영
    돈의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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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책을 읽기 시작해서부터 느끼게된 감정이랄까 성공의 1순위는 노력이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인생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99%노력과 1%의 운이라고 하지않는가. 노력하지 않는 과정은 사람이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결과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노력하다면 인생을 자기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어떤 분야든 일정 수준 노력이 선행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노력을 한다고 해서 아무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인 본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결과를 떠나서 목표를 정하고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이때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목표를 달성하거나 포기한 다음 새로운 목표가 없다면 금방 불행해진다. 반면 목표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면 사람은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아간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목표를 행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 자체다. 실패해서 좌절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투자는 인생과 비슷하다. 일정 수준의 노력이 없다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노력을 한다고 해서 투자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도 결국 운이다. 투자 전문가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경제, 역사, 심리학 등 각 분야의 거장들도 투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지만 결국 실패한 사람이 더 많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는 1929년 대공황에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4년뒤 제시리버 모어는 자살했다. 1929년 대박을 친 리버모어는 자신감에 넘친 나머지 더 큰 배팅을 하였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되어 모든 것을 잃고 생명마저 잃게 되었다. 아쉽게도 현실적으로 투자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투자에 너무 애쓰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투자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투자에 너무 애쓰지 마라 그러면 처음 계획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투자에 집착할 수록 투자는 더욱 당신을 힘들게 하지만, 시간을 벗으로 삼아 마음이 편안한 투자를 한다면 투자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시간의 힘으로 투자하는 자산이 부동산이다. 2017년부터 2021년 폭발적으로 폭등한 부동산을 보면서 부동산은 영원히 상승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현재 사회와 경제구조가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면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나 경제구조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가능성도 희박하고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부동산이 우상향하는 과정은 평탄하지 않고 굴곡이 심한 여정이 될 것이다. 분명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부동산이 무너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폭락하는 시기나 하락하는 규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영훤히 상승하는 것은 없다. 폭락이후 일본처럼 30년동안 고점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미국처럼 10년만에 고점을 갱신할 수도 있다. 돈의 심리학은 투자와 거리두기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직접해본 사람이라면 투자와 거리두기가 얼마나 어련운지 잘 알고 있을것이다. A자산에 투자해서 수익률이 -20%인 상태를 가정했을때 A에 투자할때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했지만 현재 손실중이라면 손절을 해야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매몰비용에 갇혀 손절하지 못한다. 소위 말하는 "존버"를 진행한다. 이때 제3자가 실수로 매도 버튼을 눌렀다면 A를 추가 매수 해야할까? 그러나 아무도 매수하지 않는다. 그 순간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포지션으로 변경하는 것은 기본인데 그 기본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것이 투자의 역설이다. 투자할 때 내가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투자의 비율이 커질수록 내가 틀릴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이 힘들어 질수 있다. 많은사람이 투자와 거리두기에 실패해서 투자와 동행하지 못한다. 투자의 노력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지만 투자의 결과는 머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가슴으로는 투자공부에 몰입하여 자산 하나라도 내 것처럼 공부하고, 투자를 할때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남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투자를 선택해야한다. 머리로는 투자가 계획대로 되지 않을때 계획을 세워 평생 투자하기 위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2022-08-30 현정혜
    앨런 튜링 지능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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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런 튜링이 5가지 논문을 해석한 책인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국인 과학자의 해제를 같이 담고 있었습니다. 앨런 튜링은 수학, 물리에 대한 학식도 뛰어났지만, 마라톤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처음 튜링기계를 고안해냈고 이것이 지금의 0과 1을 조합하여 정보를 만들어 계산을 아주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의 원형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2차대전에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작전에 투입되었는데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어 빠르게 해석하는데 아주 큰 공헌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튜링이 전적으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했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합니다. 주도한 것은 아니고 많은 과학자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자동으로 빠르게 암호해독을 하는데 일조한 것은 맞습니다. 튜링의 <계산기능과 지능>이라는 논문이 결국 인공지능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계학습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는데 정말 위대한 과학자의 인사이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 한명이 미래를 바꿔놓은 것입니다. 첫번쨰 논문인 <지능을 가진 기계, Intelligennt Machinery>에서는 기계가 지능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탐구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심정적으로는 논리적 반박이 불가하다고 했습니다. 반박을 수용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수학적인 논증이 아닌 심정적인 이유라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질 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일단 기계를 여러가지 종류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산기계와 연속기ㅖ, 제어기계와 능동기계를 구분하였습니다. 뇌는 이산기계의 범주에 속합니다. 당시에는 디지털 컴퓨터인 에이스를 만능 실용 계산 기계(UPCM, Universal Practical Computing Machine)이라고 했습니다 훈련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지능을 가지려면 훈육과 창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훈육은 기계가 점점 많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면 길러질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기계학습의 개념 같습니다. 결국 기계는 규칙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의는 탐색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되가 특성 속성의 조합을 찾는 것인데 기계에 도입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 튜링은 기계학습에 대한 모티브를 제일 먼저 고안해 낸 수학자 같습니다. 그냥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학습을 통해 진화하도록 한 것은 엄청난 선견지명같습니다. 두번째 논문은 1950년에 쓴 <계산기계와 지능,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입니다. 여기서 흉내게임이 나옵니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명제를 증명하기기 위해 고안해냈습니다. 게임에는 남자 A, 여자 B, 질문자 C가 등장합니다. 격리된 방에 질문자가 있고 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맞추는 게임입니다. A, B에게는 랜덤으로 X, Y라는 미지수가 붙여지고 질문자는 질문을 합니다. A의 목표는 질문자 C가 못 알아맞추게 하는 것입니다. 목소리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은 타이핑을 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B의 목표는 질문자가 답을 맞추도록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A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만 B는 최대한 진실을 말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계가 A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질문은 인간의 신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을 구분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기계에게는 최대한 사람의 흉내를 내는 것이 승산이 있습니다. 디지털 컴퓨터는 저장부, 실행부, 제어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장부는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고, 인간 컴퓨터라면 종이에 해당됩니다. 실행부는 계산을 하는 작업부문입니다. 저장부에 담긴 정보를 적당한 크기로 묶어서(십진법을 사용)계산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저장부는 유한할 것 같은데 무한하 컴퓨터 개념에도 이론적 난점은 없다고 합니다. 세번째 논문은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이단적 이론, Intelligent Machinery, a heretical Theory>입니다. 당시 생각하는 기계는 만들 수 없다고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던 시대입니다. 상업용 기계는 발전하시만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데 그칩니다. 점차 사람이 기계에 일자리를 빼았길까 걱정하기 때문에 매우 이단적인 이론임을 튜링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 2022-08-29 이상진
    노이즈:생각의잡음-판단을조종하는생각의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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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명한 심리학자이면서 행동경제학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대니얼 캐너먼의 저술이라는 점에서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정통 경제학은 그 기본으로 인간은 합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내재되어 있어 자율적이고 분업적인 경제활동은 최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우리자신의 판단이나 행동을 살펴 보노라면 합리적인 존재가 아님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해서 나는 경제학의 존재가치에 대하여 회의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차에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비합리적이며 인간 행동의 편견과 오류에 기반하여 경제 및 사회전반에 대하여 설명해 주면서 나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주식시장이 그렇게 자주 버블과 대폭락 장세를 오간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투자할 때 투자대상의 내재가치를 살펴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나보다 더 비싸게 사줄 사람들이 있다고 판단하면 아무리 내재가치에 비해 비싸더라도 매수하며, 또한 그 회사의 주식이 아무리 내재가치에 비해 턱없이 저렴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매도하는 모습을 보면 동조하여 팔아버린다. 해서 주식시장은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극단적으로 호황기를 보이던가 극단적으로 불황기를 보이는거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비하여 우수한 생존능력을 보이면 대부분 국가들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지향한다.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도 경제 운영의 기본원리는 자본주의의 그것이다. 나는 판단을 거듭하며 사회생활은 물론 경제활동을 지속한다. 그러나 그 판단이 자주 나를 실망케 한다. 돌아보면 나의 잘못된 판단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고, 올바른 판단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한다. 해서 다음에는 바른 판단으로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 나를 안심시킨다. 이런 일이 무한반복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런 나의 절망에 이 책에서 캐너먼은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캐너먼이 말하길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과론적인 사고방식에 천착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결과에 대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안절부절 못한다고 한다. 해서 원인분석에 집중하는데 밝혀진 원인이 잘못되어도 상관없다. 원인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이런 사유로 인간들은 잘못된 판단에도 그리고 원하지 않은 결과물에도 다음에는 올바른 판단으로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고 한다. 결과가 있고 그에 대한 원인을 알게되면 다음에는 바름직한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희망! 캐너먼은 판단에는 언제나 노이즈가 있다고 설파한다. 지문판독이라는 객관적인 프로세스에서 조차도 판정관의 판단이 개입되는데 그 판단에도 노이즈가 발생하여 잘못된 지문판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판사의 판결, 야구심판의 판정, 면접관의 면접점수 등등에는 무수한 노이즈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 것을 알 수 있다. 캐너먼은 이런 판단과정에서의 노이지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며, 그 사례를 다양하게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노이즈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고찰하고, 이런 노이즈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시해 주고 있다. 노이즈를 줄이는 것은 효율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가능케 하고 결국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로는 지루할 정도로 세밀하게 노이즈 발생의 원인과 그에 따른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서술하여 처음에는 읽어내려가지 쉽지 않았다. 캐너먼의 탁견에 감탄만 하기에는 책의 두께와 학술적인 용어에 독서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 번은 볼만한 것 같다. 그리고 인내심을 기른 후에는 좀 더 배우는 자세로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이 책 내용 중 개인적으로 제11장 객관적인 무지와 제12장 정상의 계곡이 가장 흥미로왔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우리가 생각해도 혁신적인 발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자명한 사실은 주기적으로 무시되곤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예측을 지나치게 자신한다는 부단 사실이 그 증거다." "여전히 우리는 거의 쓸모없는 정보를 가지고서 미래에 대한 대담한 예측을 기꺼이 감햄하려 든다. 이 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인데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만연한 오해에 관해 다룰 것이다." "일단 일이 벌어지면 인과적 사고 때문에 그 사건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는 정말로 예측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등등은 평생 기억할 만한 주장들이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럼에도 일독을 다른 이에게도 권하고 싶다.
  • 2022-08-29 모인서
    돈의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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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에 대한 직관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돈을 다루는 네가지 능력에 대한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후기에 담아본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돈에 있어 네 가지 능력에 따라 자산이 늘어난다. 이 중에 하나만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넷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으로 나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 부르지만 부자가 부를 유지하려면 이 네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능력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능력은 각기 다른 능력이다. 그러니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배워야 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 눈에 쉽게 보인다. 이 능력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진취적이고 사업에 능통하며 세일즈를 잘하는 유능한 사람이다. 낙천적이고 포기하지 않아 사업가들 중에 이런 사람이 많다. 전문직에 종사하며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이 능력이 있다. 특히 사업가들 중에는 이 능력만 유난히 뛰어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능력이 부족해 오히려 빚을 지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부하직원들이 횡령을 해도 모를 정도로 벌어놓은 재산을 관리하는 데 미숙한 면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말은 "밖에 나가서 버는 것만 하면 좋겠다”다. 회계적인 문제나 투자 세부 문제, 재무제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고 방관하기 일쑤다. 이런 사람들은 재산을 모은 후 뭉칫돈으로 날린다. 세금보고를 허술히 하거나 복잡한 투자지출 문제에 봉착하면 믿고 맡긴다는 듯한 호인의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은 귀찮고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지만 그 질문을 받는 당사자조차 자기가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을 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항상 이것저것 내고 나면 아무것도 남은 것 같지 않아서 많은 돈을 벌면서도 버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모으는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과는 또 다른 능력이다. 돈을 잘 번다고 돈을 잘 모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모으려면 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세밀한 지출관리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수증 처리, 물품관리 같은 사소한 것부터 세율, 이자, 투자, 환율과 관련된 지식과 이해를 가져야 하고 재정분리, 지출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올곧아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안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곳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주변이 그를 따라서 돈을 함부로 하고 마땅히 풀어야 할 때 큰돈을 풀지 않으면 주위에 사람이 떠난다. 사람이 떠날 때는 돈도 갖고 떠난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능력은 인품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단호함과 너그러움이 같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어도 모을 줄 모르면 밑 빠진 독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구멍이 새고 있으면 언젠가 빈 항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돈을 벌 줄이는 사람이 돈을 모으는 능력을 얻은 후에, 모아놓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이 또한 버는 능력이나 모으는 능력과는 완전히 별개의 능력이다. 재산을 지키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에하나다. 성을 공격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는 자산가라는 이유로 대우도 받고 이름도 알려져서 사치와 허영이 문 밖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자신과 걸맞은 집, 차, 음식, 친구, 명품을 찾기 시작한다. 금융, 정치 경제를 보는 눈도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더이상 선생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선생이 되거나 어른 행세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자산이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집을 짓는 데는 3년이 걸려도 허무는 데는 하루면 끝이다. 자산을 가진 사람이자산을 유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바르게 투자돼 있어야 할 자산을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서 투자는 가장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투자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분야다. 통찰과 거시적 안목이 함께해야 하고 들어감과 나옴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순식간에 성벽이 무너져내릴 수 있기에 그렇다.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능력은 고도의 정치기술과 같다. 검소하되 인색하면 안 된다. 나는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가족이나 주변에 강요하면 안 된다. 직원에게 강요해서도 안된다. '부자인 나도 이렇게 아끼는데 너도 아껴야 하지 않겠 어?'라는 말은 교훈이 아니다. 삶의 가치가 다를 뿐이다. 지출해야 할 것은 반드시 기일을 지켜 지출하고 늦거나 미루면 안 된다. 설령 그것이 부모님의 용돈이라 해도 정해진 날짜에 직원 급여 나가듯이 정확하게 나가야 한다. 그날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면 그날 바로 지불해줘야 한다. 그것이 청소든, 수리든, 배달이든, 심부름이든 그렇다. 그런 돈은 그날 바로 줘야 한다.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 들의 시간을 빼앗았으면 갚아줘야 한다. 미용실 약속을 하고 잊었거나 늦어서 일을 못하게 만들었으면 머리 손질을 안 했 어도 비용을 지불해줘야 한다. 미용사에겐 그 시간이 다시 돌 아오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친구에게 의견을 들 었으면 밥값을 내줄 것이 아니라 상담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 변호사 친구도 밥값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 상담료가 비싼 이유는 그만한 가치를 하거나 그 지식을 배우 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다. 식당에 예약을 했는데 못 가게 되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돈을 보내주면 된 다. 그것이 상식이다. 반대로 쓸데없이 위세나 허영심 때문에 밥값 내고 다니지마라. 돈 많으면 밥값은 당연히 내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듣는 욕은 보약이다. 폼 이나 명예는 그런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남의 돈을 존중할 줄아는사람에겐 밥값 몇 번 더 내줘도 되지만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까지 챙기면 내 돈이 나를 욕한다. 돈을 잘 쓰는 능력을 배우려면 욕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내 돈에게 욕먹는 것보다 낫다. 내 돈이 날 욕하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네 가지 능력이 각기 다른 능력임을 이해하고 각 각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오래 부자로 잘살 수 없다. 잠깐 부자가 된 맛은 느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 비참함이 더 커진다. 한번 가져봤던 것을 빼앗기는 슬픔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슬픔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많이 벌어서 잘 모으고 잘 지키고 잘쓰는 행복한 부자가 되기 바란다.
  • 2022-08-29 김계환
    용의자X의헌신(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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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 X의 헌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책으로 이번 독서통신연수를 통해 만날 수 있게되어 기쁘게 생각한 책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의 특징은 범인 (대부분 살인자)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데 있다고 생각된다. 어쩔수 없는 일에 휘말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주변에서 이를 안타깝게 여겨 도와주려 한다는 설정은 물론 살인이라는 범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지만 범인을 안타깝게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여는 추리소설들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은 범인의 정체를 숨기고 이를 찾아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독자로 하여금 알게 하고, 그 사실이 들어나지 않게 하려는 주인공의 고군분투를 그림으로써 나도 모르게 그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물론 두 주인공인 고등학교 수학교사이자 천재 수학자인 이시가미와 대학교 조교수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이 사건을 계기로 만나게 되는 이유가 단지 두사람과 담당형사 구사나기가 대학동창이라는 설정은 너무나 단편적이고 편의주의적이라 읽는 내내 반발을 불러 일으키게 되지만 어짜피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이를 밝혀내려는 자의 치열한 두뇌게임이 이 책의 핵심 요소이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성을 크게 손상시키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삶의 의미를 잃고 죽음만을 생각하던 천재수학자 이시가미가 옆집에 이사온 하나오카 야스코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를 흠모하게된다. 어느날 야스코의 전남편 도가시가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그녀를 찾아오고 폭력을 휘드르던 그를 야스코 모녀가 우발적으로 목졸라 살해한다. 이사실을 알게된 이시가미가 모녀를 돕겠다고 나서고, 그는 그녀들을 위한 철벽의 알리바이를 구상하며 완전범죄를 꾀한다. 공교롭게도 이시가미의 옛 친구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 일명 탐정 갈릴레오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두 사람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피말리는 두뇌싸움에 들어간다. 이시가와를 추적하던 유가와는 이시가와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트릭을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스스로 저질렀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경악하는 한편, 친구에 대한 깊은 연민과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시가미의 헌신적인 사랑과 그로인한 끔찍한 결과를 알게된 야스코 또한 경찰에 자수하며 진실을 밝히게되고 본인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는 순간 이시가미가 울부짖으며 소설은 마무리 된다. 쫓고 쫓기는 두뇌게임이 계속되다가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매우 철학적인 화두가 나오는데 이는 이시가미와 유가와 두 친구의 다음과 같은 대화에서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그때 자네가 말했어. 노숙자들을 보고, 그들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기억나?" "그래, 기억나. 그랬더니. 인간이 시계에서 해방되면 오히려 더 그렇게 되는 법이라고 자네가 말했지." "나나 자네나 시계에서 해방되는 건 불가능해, 둘 다 사회라는 시계의 톱니바퀴로 전락했기 때문이지. 톱니바퀴가 없어지면 시계는 작동하지 않게 돼. 그리고 아무리 톱니바퀴가 하나가 제 마음대로 움직여려 해도 주위에서 그걸 허락하지 않지, 그래서 톱니바퀴가 되면 안정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게 돼. 그런 이유로 노숙자 가운데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야" 두사람의 대화는 유가와의 말로 마무리 된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톱니바퀴란 없으며 그 쓰임새를 결정하는 것은 톱니바퀴 자신이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 시계의 아니 더 거대하고 복잡한 기계의 톱니바퀴로 지내온 나의 인생에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화두를 던지는 위의 대화는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노숙자를 희생시킨 이시가미를 향한 유가와의 통렬한 비난일 수도 있지만, 나 자신에게 좀더 의미있는 하루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히가시노 게이고가 나에게 보내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었다.
  • 2022-08-28 이상곤
    최재천의공부-어떻게배우며살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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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란 한 사람을 성숙시키는 길이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개체들이 모여 사는 이 세상을 사려 깊게 만드는 도구 같아요. 공부가 익을수록 우리는 관계를 보살피는 방향으로 나아가겠죠. '삶으로서의 공부'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태도를 가까이에서 보며 공부가 축적되면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를 감지해 볼 수 있었습니다." (293쪽) 좀 전에 중3 아들에게 또다시 잔소리를 했다.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바로 후회한다. 그 맘 때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리게 마련인데 어른이랍시고 보이는 게 다르다며 푸념을 늘어놓게 된다. 아무튼 두 아들을 키우며 난감한 경우가 여럿 있었는데 갈수록 강도가 세지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이래서 아이를 키우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보는 세계와 아이들이 보는 세계는 너무도 다르다. 보는 것이 다르니 사랑으로 말해도 엉뚱한 답변만 돌아온다. 이해가 안 되니 행동 또한 당연히 안 따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파악도 못한 채 아들과의 간극은 벌어져만 간다. 한창 애교 많고 붙임성 좋았던 둘째가 저러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결국 이때쯤 발생하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호기심이 발동한 것 같은데 결국 세월이 약이려나. 그러나 그냥 보고만 있기에 시간은 한정적이다.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감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제일 눈에 띈 것은 상담사들의 동영상 강의였는데 유머러스한 진행으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었다. 몇몇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공감 또는 호감의 표시는 매우 실전적인 접근을 가져왔다. 다음에 찾은 것은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교육에 대한 책이다. 역사학자나 물리학자, 심리학자 또는 철학자들이 말하는 교육에 대한 관심은 매우 심오하며 깊이가 있었다. 과연 나 같은 사람이 따라 해도 될까 싶은 내용도 여럿 있었는데 눈에 띄는 대목이 삶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라는 말이다.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관심 끊고 스스로 알아서 해낼 때까지 기다려 주라는 말이다. 부모는 환갑이 된 자식도 아이로 본다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중학생만 되면 알아서 하겠지 싶었다. 그런데 웬걸 중학생이 되니 언제 사고를 칠지 몰라 더 불안하다. 과연 어떻게 해야 서로에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의 핵심은 관계이다.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풀이 중 하나를 오늘 소개하는 책 『최재천의 공부』에서 찾았다. 책은 최재천 교수와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2021년 4월에서 2022년 1월 사이에 나눈 대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최재천 교수의 삶과 시행착오 그리고 공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여, 그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상을 들어보고, 공부의 뿌리에서 변화까지 100세 인생에 필요한 배움과 깨움에 관한 생각을 담았다.(일러두기 中) 책의 구성이 대화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읽고 이해하기 편하며,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는 느낌의 편집은 진솔함을 더해준다. 한 마디로 읽을수록 가슴이 따스해지는 책이다. "다윈은 진리라고 일컬어지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보여줬어요. '내가 중요하다. 내가 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심이다. 내가 그 주체다.' 바로 이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주신 분이에요. 서양의 2,000년 사고 체계를 뒤집어버린 사상가입니다." (168쪽) 책의 구성은 공부의 뿌리, 공부의 시간, 공부의 양분, 공부의 성장, 공부의 변화, 공부의 활력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특성에 맞게 장을 나누었는데 전체가 하나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책 전체를 꿰뚫는 획이 있어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최재천 교수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워낙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신 분이라 오며 가며 한 번쯤 마주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그는 '평생 자연을 관찰해온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중남미 열대를 누비며 동물의 생태를 탐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명에 대한 지식과 사랑을 널리 나누고 실천해왔다.'(책 속의 소개 저자 中) 이후 그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냈다. 그리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생명다양성 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저자의 약력을 이렇게 길게 나열한 이유는 그의 삶 속에서 현재의 그를 만든 요체, 즉 환경적 영향에 따른 삶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인정하는 말이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백 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전까지 인간은 월등한 종속으로 동물과 구분될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존재로 여겨졌다. 따라서 동물과 비교하는 것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조차 기분 나쁜 일로 여겨진 것이다. 그래서 지구를 지배하는 다수 종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자연 속에 포함된 일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최재천 교수는 이 부분을 유난히 강조한다. 인간이 홀로 살 수 없듯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알아야 한다. 무조건 암기를 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호기심이 권하는 곳으로 뱃심을 가지고 다가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으로 따지면 정규식 교육보다 대안교육, 즉 자연과 함께 한다거나, 정해진 패턴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관찰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책은 우리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이건 아니죠.(······) 우리는 기획서를 작성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치밀하게 기획해서 공략해야죠. 한 번도 배우지 않은 분야의 책을 공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144쪽) 공부의 시작에는 입력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입력 장치로는 책 읽기만 한 것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심층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것이 책이기 때문인데 지금은 예전과 달리 전문서적도 수없이 널려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못 배울 것이 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정해진 길만 가서는 원하는 것을 얻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관심은 정해졌는데 정규교육에 메여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입력을 통해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고, 더 나은 것을 향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암기식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시간적 제한도 마찬가지다. 꼭 이 시기에는 이 정도까지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우리의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 무리에서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저능아 취급을 받는 상황은 새싹이 돋아나기도 전에 짓밟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출발이 더딘 아이들도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재천의 공부』는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최재천 교수의 공부에 대한 생각과 의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물론 100%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글쓰기에 있어서는 수없이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반대의 경우도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초고의 틀을 준비한 뒤에 섬세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더 사용빈도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최재천 교수의 특별한 재능일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공부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처럼 명확하게 와닿은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생각하게 된다. 피상적이었던 공부하는 분야가 우리의 삶과 연계되어 하나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 2022-08-27 이태경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감귤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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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1,2,3,4권을 보았고, 이후 일본편을 선택해서 볼까 하다가 제주편을 선택하여 보게 되었다. 사실 최근 5년정도 거의 매년 휴가에 제주를 방문했었고, 얼마전 회사에서 동료들과 제주를 방문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제주의 관광지는 다 가 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역사와 인문학적 배경 지식은 많이 모자란 상태였고, 이 책을 통하여 유홍준 교수의 제주에 대한 깊이있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내가 직접 가 보았던 장소들이 확인되면 옛날 방문했던 곳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장면들이 떠올랐고, 아직 답사하지 못한 곳에 대한 설명이 나오면 다음에 꼭 방문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본서의 두번째장에 유홍준 교수는 조천과 함덕 지역을 넣고, 답사를 하는 학생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이 지역을 꼽는다. 이는 내가 처음 제주를 방문하고 바닷가 전체를 완주했던 15년 정도 전즈음 가졌던 조천 지역에 대한 생각과 일치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 그리고 그 넓이와 긴 해변 등 정말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중의 하나가 조천지역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런데 이곳에 제주 4.3사건의 전말이 어려있고 제주 역사의 아픔이 묻어있는 장소들이 산재한다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다음에 조천과 함덕을 방문하게 되면, 유홍준 교수가 이야기한 조천연대, 너븐숭이, 순이삼촌 문학비 등을 꼭 방문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읽어보지 못했던 제주출신 현기영의 소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는 제주에 너무나도 많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 오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중 매우 큰 오름인 다랑쉬오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몇년전 나도 다랑쉬오름에 올라갔던 적이 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지방정부에서 표지판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고, 이름은 다랑쉬 오름이 아닌 월랑봉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에 표지판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된다. 그리고 입구 부위에 아스팔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어 코를 찌르는 아스콘과 플라스틱 녹는 냄새가 진동을 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 제주는 제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공사를 줄이고 나무와 화산송이 흙길이 잘 보존되는 지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주요 오름 지역들까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포장을 하게 된다면 자연파괴로 인한 비용이 관광편리를 위한 편익보다 크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아무튼 본서에서는 다랑쉬오름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광대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이 강조되고 있으며, 다랑쉬오름 이외에 김영갑 작가가 너무도 사랑했던 용눈이 오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용눈이오름은 두번 올라가본 적이 있었는데, 갈때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항상 그곳에는 갈대와 화산모래가 있었고, 광대한 오름 언덕 이곳저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있었고, 정상에서 볼수있는 아름다운 경관이 있었다. 본서에서는 김영갑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갤러리의 주요 작품이 용눈이오름을 촬영한 김영갑 작가의 작품들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렇게 제주 동부지역으로 가면서 본서는 성산일출봉, 용암동굴, 용천동굴, 거문오름 등을 설명하며 제주가 어떻게 유네스코자연문화유산에 힘겹게 선정되게 되었는지 일화를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를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해녀에 대한 이야기 설화들과, 좀더 제주의 우측에 위치한 세화리와 하도리의 해녀기념탑, 해녀박물관, 해녀 불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다음 장에서는 한라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상 코스가 아닌 영실코스의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감탄하는 유홍준 교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성판악 코스를 통해 백록담까지 올라가보고 영실코스는 두번 올라가 보았는데, 3년 전즈음 봄과 여름 사이에 영실코스로 올라가서 진달래가 만발한 정상 부근의 경치를 보았던 것이 너무도 기억에 선병하다. 당시에 큰 꿩을 한마리 보았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진달래꽃이 만발한 영실의 정상부근에서 마치 한폭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하산길에 시야를 멀리 놓고 보았던 제주의 풍경들은 정말 잊을수가 없다. 본서는 저자가 초반부에 이야기한대로 자신의 저작 중에 가장 자연의 아름다움을 많이 기록한 책이다. 그만큼 제주는 역사적 아픔과 더불어 원시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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