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9
최민준
지적대화를위한넓고얕은지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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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접하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다.
이전에 팟캐스트의 지대넓얕을 들은 뒤, 책으로 발간(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 철학, 과학, 예술, 종교 편)되어 정신없이 읽었던 지가 한참 지났던 것 같은데,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1편과 함께 구매했다.
본 2편은 현실 너머 세계인 철학, 과학, 예술, 종교와 신비를 다룬다.
진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추상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는 2편은 철학과 과학, 예술 등을 전반적으로 훑고 인간의 정신과 관련된 영역을 살핀다. 큰 구분은 진리에 대한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를 기준으로 씌여졌다.
우선, 진리의 속성은 절대성, 보편성, 불변성이다. 실체를 정확히 규정할 수는 없지만 인류는 꾸준히 진리를 찾아왔고 이는 절대주의, 상대주의, 불가지론, 실용주의로 나뉜다. 근데 이성은 합리성, 객관성, 효율성을 기반으로 인류의 신과 종교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고 풍요를 선물해 주었으나, 세계대전과 학문 내부 붕괴라는 요인으로 문제점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단일 진리에 저항하는 포스트모던이 등장했다.
진리에 대한 틀을 기준으로 철학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 시작되어 중세의 교부철학과 실재론을 거쳐 합리론으로 이어진 절대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출발해 중세의 스콜라 철학과 유명론을 거쳐 근대 경험론으로 이어진 상대주의로 분류할 수 있다. 칸트는 이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하였고 이후에 헤겔과 마르크스가 이어갔다. 회의주의는 실존주의로 이어지며 현대의 포스트모던이 등장하는 사상적 기반을 마련했다.
과학 역시 진리에 대한 세가지 관점으로 구분된다. 과학은 전반적으로 절대주의적 측면을 강하게 띠고 있는데 과학 탐구 자체가 세계에 대한 확실성을 얻고자 하는 목적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갈릴레이때부터 뉴턴을 거쳐 아인슈타인에 이르는 근대 과학은 인과법칙에 따른 수학적 필연성을 근거로 존재자부터 관계에 이르는 세계의 실상을 파악하고 예측하려 했다.
반면, 현대 양자역학은 미시세계가 개연적 확률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히고, 이를 근거로 불확정적인 세계관을 제시했다.
과학에서의 회의주의는 과학이 믿을 수 없는 무엇이라는게 아니라, 과학적 사실성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시사한다.
미술사에서도 큰 흐름은 보편적 이성을 중시하는 절대주의 예술관과, 주관적 감성을 중시하는 상대주의 예술관, 절대주의 상대주의를 모두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회의주의 예술관으로 나타난다.
절대주의적 입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기원을 찾는데 중세 그리스도교 미술을 지나 르네상스 미술, 신고전주의 미술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개인의 주관과 감성을 중시하고 변화하는 세계를 담으려는 상대주의 입장이 나타났으며, 르네상스 시대에 등장한 바로크, 로코코 미술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근대에 이르면서 낭만주의의 비현실성에 반발하여 삶의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사실주의가 탄생했고,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려는 인상주의도 나타났다. 현대 미술은 예전 것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들을 실험하는 회의주의적 창조로 바뀐다.
종교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진리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념과 믿음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가치들과의 상호 비교를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종교는 크게 절대적 유일신교와 상대적 다신교로 구분된다.
절대적 유일신교는 절대적 창조주를 신으로 상정한 종교로,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속한다. 야훼, 하느님, 알라는 모두 특정한 이름을 갖지 않는 절대적 신 그 자체이며, 신이 절대적이고 완전하여 인간과는 완벽하게 분리된 존재로 인식한다.
이와는 달리 상대적 다신교는 초월적 능력을 갖춘 신이 등장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었다. 근간이 되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에서는 절대적 전체로서의 브라흐마와 개체로서의 아트만이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승한 것이 힌두교다. 힌두교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베다 철학을 인도의 민속신앙과 결부해 쉽게 구성했다. 이후 베다와 힌두교의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가르침을 비판하고 현실적 고통을 제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불교가 등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신비는 말할수 없는 것이다. 죽음은 죽음의 순간과 죽음 이후로 나뉘는데, 죽음 이후에 대해서는 시간의 측면에서의 단절, 지속, 반복, 그리고 영원한 반복의 네가지 가능성을 언급한다.
삶은 통시적 측면에서의 인생과 공시적 측면에서의 의식으로 나뉘며, 한명 한명의 인간은 의식적 존재로서 내면 세계에 거주하는 주관적 존재로 기술한다. 우리는 내면을 보는 자이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데 이것이 삶이 신비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