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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13 방미연
    보건교사 안은영(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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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교사 안은영 서평]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작품은 유튜브 ‘보건교사 안은영 OST’ 클립에서 처음 접했다. ‘뾰로롱~’으로 시작하는 독특한 느낌의 OST 영상을 보고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혼자 타 지역에서 근무해 시간도 많은 내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답게 한국 지상파에서 자주 보기 힘든 독특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드라마 속 젤리의 색감은 화려했고 OST는 통통 튀었다. 주인공 안은영을 맡은 배우 정유미의 연기도 약간의 ‘똘끼’가 느껴졌다. 다만, 그런 독특함을 강조한 연출이다보니 시청자에게 약간은 불친절했고 드라마 속 세세한 설정들과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관계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피스텔로 배송받은 책은 생각보다 얇았고, 표지는 역시나 파스텔톤으로 칼라풀했다. 책의 내용은 결론부터 말하면 드라마보다 재미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영상화를 위해 거대한 악역과 이야기의 큰 줄기를 재창조했다면, 책은 얇은 두께에 어울리게 심플하고 깔끔했다. 드라마에서는 악역인 ‘안전한 행복’과 주인공 안은영의 갈등이 커다란 하나의 축이었다면 원작 소설에서의 악역은 너무 무겁지 않게 등장했다. 세계관 속 가장 쎈 악역과 싸우는 흔한 히어로물이 아녀서 더 흥미로웠다. 안은영은 꼭 우리 옆에 있을 것 같은 자잘한 나쁜 것들과 싸우고 있는 그런 히어로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고등학생인 래디의 가족이 나온 부분이다. 래디는 안은영에게 엄마가 귀신을 본다고 상담을 청해온다. 래디의 아버지는 유명 락스타이고 과거 연인의 죽음에 대한 노래를 발표해 큰 화제가 되었었다. 래디의 아버지에게는 전연인의 죽음에 대한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었고, 사람들은 락스타에게 현재 부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래디의 어머니는 그런 남편의 전연인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고, 수면장애와 귀신을 본다는 환각에 빠져 지낸다. 이 에피소드의 독특한 점은 실제 귀신(동 작품 내에서는 젤리)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안은영은 어떻게든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실제 부인이지만 전연인의 강렬함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던 래디의 어머니를 안은영은 수면 밖으로 꺼내준다. 래디의 가족은 당당하게 사람들 앞으로 나섰고 래디의 어머니 역시 더 이상 전연인의 망령을 보지 않았다. 안은영은 이처럼 사람들의 소소한 해결사 역할을 하며 우주의 평화가 아닌 나를 지켜주는 히어로 역할을 수행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한문교사 홍인표의 역할도 흥미로웠다. 홍인표는 안은영의 말에 의하면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으로 안은영이 기운이 없을때 손을 잡아 기운을 채워주는 충전기 같은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작가는 손을 잡는다는 충전 방식을 통해 둘 사이의 로맨스를 간지럽게 표현했다. 마치 20대 초반의 풋풋함처럼 그들은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며 서로에게 익숙해진다. 이런 감정선이 두드려졌던 에피소드는 홍인표가 소개팅을 나갔던 편이었다. 꽃무늬를 싫어하는 홍인표가 꽃무늬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옷과 소지품을 가진 소개팅 상대와 얘기를 나누며 생각했던건 꽃무늬 옷을 입고 꽃무늬 가방을 들던 안은영이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둘의 감정이 깊어졌지만 서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히어로와 조력자 간의 로맨스는 아이언맨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뤄졌다. 그러나 보통 큰 사건으로 조력자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식의 관계 설정이 많았었다. 흔한 조력자와 히어로의 관계가 아니고 오히려 로맨스 소설에 가까운 관계가 자주 보여져 더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올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예년에 비해 책을 많이 봤다. 이 책은 그 중 손에 꼽을 정도로 흥미로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내 옆에 안은영같은 재미있는 히어로가 있다면 삶이 한층 다채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뻔하고 지루하다 여겨질 때 알록달록한 색상의 젤리들이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의 세계를 방문하길 추천한다. 특히 맛있는 젤리를 먹으면서 보면 재미가 배가 될거라 확신한다.
  • 2020-12-13 배민지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Notion) '일잘러' 들의 생산성 향상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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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시간이 금인 현대 직장인에게 일정관리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본인은 보다 효율적인 일정관리를 위해 프랭클린 플래너, 에버노트, 구글킵 등 다양한 툴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저마다 하나씩의 단점이 있었고 마지막 그 단점 하나 때문에 어느 한 툴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목민처럼 이 툴, 저 툴을 돌려 쓰면서 어느 툴에 어떤 자료를 올려뒀는지 기억하지 못해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던 중 노션(notion)이라는 앱을 알게 되었는데, 1,000개 블록까지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해서 접근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앱을 깔고 사용해볼 수 있었다. 노션은 매우 깔끔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 다만, 몇몇 용어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다소의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이미 노션을 사용해본 사람들이 사용법을 잘 정리해둔 블로그를 찾아 차근차근 따라해보려고 했지만 본인이 원하는 정보보다는 쓸데없는 곁다리 설명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매뉴얼이 정리된 책은 없는지 찾아보게 되었고 그 서칭의 끝에 이 책이 있었다. 책에서는 기본적인 노션의 용어들을 설명해주고, 어떤 방식으로 이 앱을 활용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몇 가지 기본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노션의 구조는 레고와 비슷하다. 각각의 레고 조각이 블록이고, 그 블록들이 모여 페이지를 만들고, 다시 페이지가 모여 워크스페이스가 된다. 즉, 하나의 글에 포함되는 텍스트, 이미지, 동여상, 첨부파일 등의 요소 하나하나가 블록이고, 이러한 요소가 모인 하나의 글이 페이지이며, 여러 개의 페이지가 모여 구성된 공간이 워크스페이스인 것이다. 노션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형태의 입력 방법을 제공한다. 1) Basic : 기본 텍스트, To-do-list 등 기본적인 입력방법 제공 2) Database : 만들어진 페이지들을 모아 다양한 뷰로 보여주는 방법 제공 3) Media : 이미지, 영상, Web URL 등 미디어 관련 입력방법 제공 4) Embed : 내부 파일 추가 및 Google map, Google drive 등 외부 서비스의 데이터를 끌어오는 기능 제공 5) Advance : 상기 4가지 외에 수식 지원 등의 기타 기능 제공 앞에서도 말했지만 노션의 인터페이스는 매우 직관적이다. 따라서 노션에서 입력 방법을 쓸 때는 빈페이지 아무 곳에서나 마우스를 클릭하면 “+” 버튼이 나타나고 이 버튼을 클릭하면 입력 가능한 타입의 팝업 메뉴가 나타나 그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쓸 수 있다. 노션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입력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단축키도 제공하고 있다. “+” 버튼 옆에 “Type’/’for commands”라고 적힌 공간에 슬래시를 입력하면 “+”버튼을 누른 것과 동일한 팝업 메뉴가 뜨고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약속된 단축키를 입력하면 다양한 형태의 탬플릿을 마우스를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입력할 수 있다. 이처럼 책에서 제시한 매뉴얼을 활용하여 본인은 회사 일정관리를 하는 중이다. 원래는 회사 다이어리에 모든 해야 할 일을 적어두고 업무 관련한 내용은 전부 적어두는 편이었는데, 그것을 노션 앱에 적는 것으로 전부 바뀌었다. 노션 앱을 쓰면서 좋아진 점은 수정과 삭제가 용이하다는 것, 모든 것이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휴대폰만 가지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저장된 내용을 펼쳐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한 일정을 쉽게 찾아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다이어리에 적힌 업무 일정을 매달마다 다시 엑셀에 옮겨 적는 수고로움 역시 사라졌다. 보다 스마트하게 업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당행에서는 디지털 업무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Digital Transformation에 맞춰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국책은행이 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는 중이다. 어쩌면 그 스마트한 발걸음 중 하나에 노션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노션은 기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행내 직원들이 노션을 알고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것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2020-12-13 이동규
    유럽 도시 기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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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한 본인에게는 역사, 문화 등의 과목들은 이해하는게 아니라, 암기해야만 시험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과목이었다. 그래서 외우는걸 잘하지 못하는 나에겐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그에 반해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TV 프로그램은 너무 재미있었다. 당시 시대적 삶의 방식, 문화 등에 비추어 탄생한 하나의 건축물, 어떤 장소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들을 듣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외에도 음식, 상식, 과학 등 다양한 소재 에 대하여 출연자들이 각자의 시각에서 해석하는 것이 흥미로워서, 매주 본방송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요한 금요일 밤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유시민은 알쓸신잡 시즌마다 출연했었는데, 그래서인지 본인에게는 정치인보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박학다식하고 친근한 작가님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현재 시즌3까지 방영됐다. 매시즌마다 출연자들이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작가는 진행자인 유희열과 매 시즌을 함께했다.) 올해 초 이후 급속도로 퍼진 코로나19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대유행 중이라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여행책을 잘 보지 않던 본인이지만, 여행이 주는 즐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저자를 믿고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저자에 대한 믿음만큼 책은 만족스러웠다. 이 책의 구성은 ‘알쓸신잡’의 진행방식과 유사했다. 무엇보다 건축물, 미술관, 공원 등 도시의 “텍스트”보다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인 “콘텍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좋았다.(‘텍스트’, ‘콘텍스트’라는 단어는 이 책에서 저자가 정의하여 사용한 단어이다) 또한, 맛집을 추천하고, 여행지 사진들로 도배하거나, 여행 꿀팁을 전수하려는 보통의 여행책과는 다른 전개 방식이라 좋았다. 귀한 시간을 내서 온 여행지에서, 2-3시간을 기다려 핫플에서 인증샷을 찍고 SNS에 남기는 것으로 끝나는 여행은 나의 여행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제한된 여행시간을 기다림으로 낭비하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유명한 곳은 꼭 가봐야 한다는 한국인의 정서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이나 인터넷 카페에서 추천한 맛집과 장소에는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때마다 내가 여행을 온 건지 한국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본인은 책에서 소개하는 4개의 도시 중에서 직접 가본 곳은 ‘로마’ 뿐이다. 3년 전 로마 여행을 위해 영상물로 로마의 역사적 배경들을 습득했었고, 현지에서는 투어 프로그램을 활용해 “콘텍스트”를 이해하는 여행을 했었다. 큰 동선만 계획하고, 궁금한건 스마트폰에서 바로 찾아보며, 가봐야할 장소와 맛집 등은 세부적인 일정은 여행이 주는 ‘뜻밖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두는 여행. 저자가 책에 기록한 여행 방식과 비슷해서, 당시 함께 여행했던 친구와 로마에서 느꼈던 기억들이 이 책을 읽는 와중에도 수차례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로마에서의 현지 투어 프로그램에서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책을 통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건축물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 도시의 역사와 그 도시에 영향을 주었던 당시의 문화와 인물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특징을 가지게 된 이야기들을 더욱 세세하게 알고 난 지금, 다시 로마를 여행한다면 같은 장소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로마 이외에도 저자는 3개의 도시를 추가로 소개해두었다. 멋있게 나이 들지 못한 미소년 ‘아테네’, 단색에 가려진 무지개 ‘이스탄불’. 인류문명의 최전선 ‘파리’. 아직 가보지 못한 나머지 위 도시들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로마를 “뜻밖의 발견을 허락하는 도시”라고 표현한 저자의 관찰력에 책을 읽으며 수차례 공감했듯이, 나머지 3개 도시들을 가보진 못했지만 각자가 매력들을 적절하게 함축하여 표현한 도시리라 짐작했다. 그리고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고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는 날, 버킷리스트에 담아둔 위 도시들로 떠나기 전, 다시 이 책을 꺼내들어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여행을 함께 하리라 다짐을 하였다.
  • 2020-12-13 최지태
    100 인생 그림책(Dear 그림책)(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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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케팔러의 100 인생 그림책(DEAR 그림책)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일러스트만으로 구성된 책이라 쉽게 넘겨 읽으면 다 읽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겠지만, 한 장 한 장에 담긴 의미와 나이별로 발생하는 주요 이벤트에 대해 회상하고 앞으로 발생할 일을 미리 바라보고 있노라면 쉽사리 다음장으로 책장을 넘길 수 없어 어찌보면 평생을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는데, 저자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지구 어느 곳에 태어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삶을 이어가는데는 다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그러한 순간들이 반복이 되면서 개인의 삶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가 꾸준히 이어져 인류를 이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저마다 사람은 부모없이 태어날 수 없으며 그 부모의 돌봄 아래에서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하고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 그렇게 사회의 구성원이 된 사람은 저마다의 위치와 지위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나가면서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게 되고, 배우자와 결혼하여 다음 사회를 이어나갈 자녀를 두게 된다. 자녀 역시 자신이 부모님에게 받았던 돌봄과 사랑을 주면서 키우게 되고, 이후 노후에는 남은 여생을 보내다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무한 반복 사이클이 인류를 구성하고, 과거에 사람들이 남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새로운 것으로 발전시켜가면서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게 된다. 어찌보면 모든 개인들은 굉장히 큰 톱니바퀴가 굴러가는데 있어 티끌만한 사회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100살까지 삶을 영위한다는 가정에서 이 책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꼭 겪어야 할 일들 중에 놓친 것이 없는지, 혹은 겪어왔던 일들 중에 희노애락에 잠길만한 일은 없는 지 회상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이 삶을 영위해가면서 모든 순간 순간이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데,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내가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고민해보게 해주는 상상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가령, 어린 시절에 학업에 열중하지 않고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오늘날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라던지 지금 다니는 직장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했더라면, 오늘날의 나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와 같은 상상 말이다. 물론 이러한 상상은 책에서 보여주는 나이별 주요 이벤트와는 무관하지만, 책에 있는 그림들을 한 장 한 장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에 잠기게 된다. 내 나이보다 먼 훗날에 일어날 나이의 그림들을 보면서도 저 때 내가 건강히 살아있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그림 속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내가 현재 시점에서 선택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과거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이, 지금의 선택들이 모여 미래의 나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을 곰곰이 하다 보니,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정답에 근접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건강을 위해서 꾸준히 운동하고, 현재 취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여 내가 내리는 선택에 시간이 지난 뒤 후회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면 설령 시간이 지나고나서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이더라도,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주문할 때에는 인생 그림책이라고 하여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주문했었는데, 막상 책을 오픈하고 몇 번이나 곱씹어 그림을 보고, 생각에 잠기는 내 모습을 보니 그 진가를 알 수 있었다. 책에서 이렇다할 글귀나 메시지 없이 일러스트로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 다른 책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 책만이 지닌 매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자의 다른 작품을 좀 더 찾아보고 읽어볼 예정이며, 바쁜 일상에 치여 사람으로 태어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는 시간을 많이 고민해 보도록 해야겠다.
  • 2020-12-13 권구형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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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우연히 본 테드 강의였다. 기대수명과 경제규모에 대해서 시계열의 흐름으로 데이터의 visualization을 하여 국가별 발전과 그에 따른 기대수명의 증가를 커지고 작아지는 원(경제규모)와 그래프의 높이(기대수명) 등을 한 눈에 잘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였다. 그리고 우연히 연수를 받으며 수업을 듣던 중에 해당 그래프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던저 진 질문은 다음과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극화가 더 심해졌는가. 극빈층은 더욱 늘어 났는가. 극빈층의 삶은 더욱 악화되었는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리가 주로 언론 등의 노출에 의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심해졌고 가난한 자의 삶은 더욱 악화되었다고 대답하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통계로 드러난 실체는 나의 생각과는 반대였다. 세게 경제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가난한 자의 인구는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극빈층의 생활 한경 또한 점차 개선되는 중이었다. 깨끗한 물 등 상하수도 시설의 보급, 전기의 보급, 의료의 대중화 등으로 인류의 삶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상위 1%의 부는 여전히 크고 확대 중이다. 다만, 내가 막연하게 가졌던 생각, 빈부 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극빈층의 인구는 늘어나고 그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에 근거(팩트풀니스)하였을때 잘 못된 판단이었다. 저자는 일반 대중 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인 조차 막연한 생각 또는 그들이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가치관)에 따라 세상의 현상이 달리 과장되게 해석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경계하고자 한다. 그리고 논리적이고 논증적인 사람들, 과학자들 마져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다양한 이론과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것들이 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등이다. 이 중에 흥미있는 대목은 일반화 본능이다. 논리교재에 자주 등장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티비 토론회나 인터넷의 논쟁적인 게시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오류에 대해서 저자는 이것은 인간의 범주화 본능(Categorization)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 사물, 국가 등을 같은 범주로 잘못 묶을 수 있고, 같은 범주에 속한 모든 대상을 다 비슷하다고 단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매우 드문 소수의 사례를 가지고 그것이 속한 범주 전체를 속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본능에 가장 충실한 것이 언론이다. 엉터리 일반화와 고정관념은 언론이 빠르고 쉽게 소통하는 방법으로 이는 요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많은 여러 나라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사회 현상에 대한 흐름, 트렌드에 대해서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일반화라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 우리가 어떤 현상이 일어난다라고 판단을 할때 그 함의에는 모두가 그러한 현상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대다수는, 그러한 일반화한 논제를 마주쳤을때, 그것이 완전무결하게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때때로 잊어버릴 뿐. 논쟁에 이기자고 하는 것과 사실(데이터)을 바탕으로 사회를 이해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일반화의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저자는 다양한 해결론을 제시한다. 알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들. 더 나은 범주 찾기, 다수에 주의하기, 예외 사례 찾기 등. 저자가 제공하는 나라별, 선진국 및 후진국, 그리고 세계의 여러 사회과학 문제에 대해서 과학자로서 가져야할 자세이다. 다만 학문적 접근과 일반인의 접근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겠다. 이 책은 새로운 가치관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현상에 대해서 새로운 태도를 가지라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 현상에 대해서 우리가 쉽게 오해해 왔고 오해하기 쉬운, 언론 등을 통에 과대해석된 통계자료에 대해서 정확하고 흥미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앞으로 이러한 이슈를 다룬 데이터를 접하였을 때 비판적 자세를 유지하고 맹목적으로 가공된 데이터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 2020-12-13 조은서
    50의 품격은 말투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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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때가 많다. 시기적절하거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가득 담긴 말이거나 대중앞에서도 거리낌없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만큼 말을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면에 어떤 내공이 있는 건 아닌지 하고도 생각해본다. 말이 곧 나인만큼 품격있는말투 하나로 매력적인 내가 되기를 바래본다. 생각을 조심하세요, 언젠가는 말이되니까. 말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행동이 되니까. 행동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습관이 되니까. 습관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성격이되니까. 성격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운명이 되니까. - 마더 테레사 아직 50대가 되기 많이 남은 나로서는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제목에서 공감되었는 부분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부른 위안의 말을 건네지 않는다'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에 여러가지 큰 일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럴때 섣부른 위로의 말보다 같이 있어주는것 다독여줄 수 있는 마음만으로 100가지 말보다 훨씬 더 큰 위로가 됨을 이제는 알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난처한 상황에서는 깔끔한 거짓말로 대처한다. 한 만화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만화에 등장시키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싫은 사람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다." 만화를 그리는 것은 그 등장인물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그리지도 않는다는 그의 말이 현명하게 느껴졌다. 맞다. 굳이 싫은 누군가를 나의 일상에 등장시킬 이유는 없다.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나의 생활 영역에서 가능한 한 멀어지길 바랄 터이다. 50이 되어서까지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된다면 그건 얼마나 슬픈 일일까. 내가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되면 문제다. 세상이 울면 나도 운다. 50이면 그동안 상처맏았던 몸과 마음을 돌봐야 할 시기다. 마데카솔을 마음 한구석에 덕지덕지 발라서라도 새살이 돋아나게 해야 할 판이다. 하루가 다르게 삐걱대는 몸을 추스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만큼 더 필요한 게 있으니 구멍 난 심장을 말끔히 메우는 일이다. 그래서 필요하다. 누군가와 적절히 거리를 두는 연습이. 50에게 필요한 일상의 기술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기분 나쁜 메일에는 답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싫어하는 짓을 시키는 사람이 있으면 응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50이니 그래도 된다. 그럼에도 뭔가 거리를 두는 것이 힘들다면? 기억해두어야 할 키워드가 있다. '깔끔한 거짓말'이 그것이다. 30대 초반의 여성으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50인 우리들에게도 결정적 순간에 현명한 선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라틴댄스 바를 찾아다니며 ' 춤맛'에 빠진 어느 날, 그에게 춤을 가르쳐준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단다. "내가 급히 쓸 돈이 생겼는데, 마침 잔고가 없어서 출금이 안되네? 지난번에 말하는 걸 얼핏 들었는데 네가 여유가 조금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얼마 안 되는데....400만원만 내 계좌로 보내주면 안 되겠니? 이번 달 안에 이자까지 쳐서 꼭 갚을게." 잠시 머뭇거린 그 여성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때 제가 말할 때 옆에 계셨군요. 그런데 어쪄죠? 그돈, 이미 주식투자로 날렸어요. 다음 달 월세도 내야 해서...오히려 제가 돈을 빌려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이번 달 지나고 여유가 되시면 그때 좀 도와주세요. 연락드려도 되죠?" '선생이란 사람'한테서는 더는 연락이 없었단다. 나는 이 여성의 말투가 마음에 든다. 내가 해내지 못했던 말투를 한 방에 해치워 버리는 씩씩한 말투가 아닐까 싶다.요즘 이런저런 이유로 상황이 어려워지니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아무래도 돈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오간다. 그때 혹시 난처한 제안을 받게 된다면? 얼버무리면서 괜히 미안해할 이유가 없다. 이 여성처럼 때로는 깔끔한 거짓말로 적절한 관계의 거리를 유지하면 된다. 내 인생의 평안을 위해서라도, 피 같은 내 돈을 존중하는 마음에서라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악당이라도 내 작품에 등장시키지 않는다.싫은 사람과 굳이 어울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경험은 결코 나이 들지 않는다.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다" -영화 <인턴> 그외에도 " 옳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닙니다." "손수건을 갖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빌려주기 위해서죠." " 경험은 나이 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이 없죠." 나는 주변의 동료에게 진중함과 배려 가득한 말들로 소통하고 있을까?......
  • 2020-12-13 류주은
    북유럽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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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우리는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어내며 세상을 살아간다. 똑같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도 시인은 시를 쓰고,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며, 농부는 수확을 준비하듯, 우리는 각자 다른 시선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해석하고, 창조해낸다. 음유시인들의 입에서 오고 갔던 북유럽 신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시 고대인들은 이유 없이 발생하는 자연재해가 두렵고, 인간의 감성, 지성 등의 원천이 궁금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재해를 관장하고, 인간에게 사랑, 질투, 시기 등의 감정을 불어넣는 존재들을 "신"으로 상정하고, "신"들의 이야기를 음유시인의 입을 통해 만들어냈다. 자본, 직급, 성적처럼 계량화되고, 가시적인 것들을 중시하는 세상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그러한 신화는 다소 허무맹랑한 망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 인간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절대 무가치한 것이 아니다. 특히 북유럽 신화는 북유럽에 살던 고대인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신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선, 고대 북유럽 사람들의 신은 매우 강한 존재이나, 인격적으로 불완전하다. 그들은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완벽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속임수에 능통하다. 최고신으로 불리우는 오딘은 9일동안 이그드라실이라는 세계수에 매달리고, 눈 한쪽을 미미르의 샘에 바친 대가로 지혜를 얻게 된다. 그러나 오딘은 크바시르의 피로 만든 꿀술이 매우 달콤하고, 음악적 영감을 준다는 소문을 듣자 사기를 치고, 거인여인 군도르를 꾀어낸 뒤 속임수로 꿀술을 빼앗아간다. 엄청한 힘을 가진 토르는 난장이 브로크와 에이트리가 만든 망치가 없다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또한 토르는 멍청하고, 단순하며, 큰 솥을 얻기 위해 죄 없는 거인들을 살육해도 아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 외에도 미의 여신 프레이야는 수많은 신들과 염문을 뿌리는 개방적인 여신이었고, 속임수의 대가인 로키는 거인의 말 스바딜파리를 유혹하여 슬레이프니르라는 망아지를 낳기도 한다. 북유럽 사람들은 거칠고 추운 자연 속에서 살아왔고, 그들의 사회는 철저한 "힘"의 논리로 움직였을 것이다. 항상 풍요로운 땅을 약탈하고, 빼앗았던 북유럽 사람들에게 고상한 도덕과 규율을 지키는 신은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북유럽 사람들에게는 힘의 논리가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도덕이자, 규율이었을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북유럽의 신들은 필멸의 존재이다. 북유럽 신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야기는 "라그나로크"이다. 지혜의 신 오딘은 로키의 괴물 자식들에 대한 꿈을 꾸는데, 바로 그들이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를 멸망시키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딘은 로키의 자식들을 죽이거나, 추방하는데, 결국 라그나로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신화는 처음부터 멸망이라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신은 응당 죽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멸망하게 된다. 다만 그들은 잔혹한 라그나로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목숨을 바쳐 싸우다가 멸망하게 된다. 또한 라그나로크 후에는 죽음을 당했던 발드르와 호르라는 신들이 다시 부활하여 새로운 세상을 준비한다. 이를 보았을 때 북유럽인들에게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존재였을 것으로 보인다. 항상 몰아치는 대자연 앞에서 영원한 생명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을지 모른다. 대신 그들은 "영원한 명예"를 통해 불멸의 존재가 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생명은 사라지더라도 명예로운 죽음을 통해 후세에 이름을 남긴다면, 이것이 바로 신과 같은 영원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북유럽의 신들은 매우 흥미로운 존재이다. 욕망에 충실하며, 강한 승부욕을 지니고 있고,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누구보다도 불꽃 같이 화려했던 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북유럽 신화가 더욱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일지 모른다. 인간을 창조하였지만, 결국 필멸하고, 후세 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던 북유럽 신들은 대자연 앞에서 늘 굴복할 수 밖에 없으나, 명예로운 죽음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던 북유럽 전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 2020-12-13 이학수
    죽음. 2(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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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에서는 죽음 못지 않게, 아니 이 죽음을 맞이하는 이유같기도 한(아, 스포일러인가, 소설 리뷰는 조심해야 한다) 프랑스 문학계를 비판한다. 작가를 대변하는 사람이 가브리웰 웰즈라면(쌍둥이 형이 있는 걸로 나오는데 베르베르는 그렇지 않겠지?) 적대적인 평론가 장 무아지는 여기서 악역으로 나온다. 그는 '좋은 문학을 수호해야 한다'라면서 장르 문학 작가들을 무시한다. '좋은 SF 작가는 죽은 작가'라는 막말까지 한다. 가브리엘을 이승에서 공격하는 장무아지와 저승에서 공격하는 알렝 로트브리에는 베르베르를 비판하는 프랑스 문학계, 평론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장무아지의 소설 <배꼽>은 베르베르의 전작인 <잠>에서 주인공 자크가 불면증을 떨치기 위해(즉, 자기 위해서) 일부러 고른 지루하기 짝이 없는 소설로도 등장한다. '제가 인정하는 비평가는 단 하나뿐이예요. 바로 신간이죠. 작품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건 시간이예요. 고만고만한 작가들을 사라지게 하고 혁신적인 작가들만 영원히 살아남게 만드는 건 시간이라는 비평가가 지닌 힘이죠.' ---<죽음 2> ---p.37 베르베르가 프랑스 문학계에 던지는 이야기리라. 가브리엘이 누비는 저승에는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FBI 국장, 유명 작가들 등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에서 많은 걸 기대하기 보다는 재밌게 읽고, 중간중간 내가 영감을 얻고, 의미를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이번 소설도 재미있고, 술술 잘 읽히고, 중간중간 생각을 하게도 만든다. 쉽게 잘 읽힌 소설이었다. 번역소설을 볼 때 역자를 많이 본다. 어찌보면 오늘날의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있게 한 것은 유명 번역가인, 그의 소설을 너무나 재밌게 잘 번역해 낸 이세욱 번역가의 힘이 크리라. 이 책을 번역한 전미연 역자도 책을 잘 읽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역자가 번역한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도 재밌게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번역 역시 좋다. 이번 소설도 나에게는 너무나 재밌었다. 처음 문장과 끝 문장을 통해 이 책의 의미를 알려준다. 뒤에 나온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들었던 음악과 역자의 이야기도 의미있었다. 이 책 죽음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통해 주제의 무거움을 벗고, 시종일관 경쾌하고 빠른 필치로 흥미진진하게 전개한다.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수사가 펼쳐지는 가운데, 주인공등과 함께 용의자들을 추적하다보면 놀라운, 또는 재밌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27p. 인간이 죽음에 초연해지면 교회의 권력은 힘을 잃게 되겠지.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몽매함을 부추기고 있는 거야. -다시 육체를 가지게 되니 오감을 먼저 인식하고 감사하게 되는구나. 156p.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가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비가시 세계의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더라. 168p.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은 해야겠지만 절대 자신을 과신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데는 모종의 숨겨진 의도가 있으리라는 걸 기억하라는 말이에요.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해요.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죠.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해요. 그러고 나서 그 경험의 결과물을 확인해야 비로소 행동을 바꿔야겠다는 자각이 오죠. 그래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돼요. 311p. 첫째, 인간의 삶은 짧기 때문에 매 순간을 자신에게 이롭게 쓸 필요가 있다. 둘째,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남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선택은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우리가 지는 것이다. 셋째,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는 도리어 우리를 완성시킨다. 실패할 때마다 뭔가를 배우기 때문이다. 넷째,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대신 사랑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다섯째, 만물은 변화하고 움직인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억지로 잡아 두거나 움직임을 가로막아선 안된다. 여섯째,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지금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삶은 유일무이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완벽하다. 비교하지 말고 오직 이 삶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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