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 2020-09-23 유현정
    데미안(리커버 한정판)(초판본)(1919년 오리지널 초판본 패브릭 에디션)(양장본 HardCover)
    0 0
    5.0
    1차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잘 알려진 대로 “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그린 작품이다. 토마스 만이 말한 대로, “감전시키는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이 작품은 그 영향력 면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비교될 만하다. 그것은 한 개인의 청춘의 이야기이자, 전 세대-우리 모두의 청춘의 이야기인 것이다. 싱클레어라는 열 살 소년이 20대 중반의 청년이 되기까지의 아프고 괴로운 성장의 과정은-우리 모두가 겪어온-쉽고도 보편적인 이미지로 바뀌어 단단한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이 표면적인 성장의 이야기 아래에는 C. G. 융의 심층심리학의 영향에서 비롯된 상당히 난해한 심층구조가 깔려 있다. 이러한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구조 덕분에 이 소설은 한 청년의 자기고백을 넘어 심오한 깊이를 지닌 고전작품으로 승화한다. 소설에서 열 살 무렵의 어린 에밀 싱클레어는 이 세계가 허용된 밝은 세계와 금지된 어두운 세계로 나뉘어 있음을 어렴풋이 느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어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그동안 그들이 배워온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며 자기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는 가르침을 주는 인물이다. 바로 이것, ‘너 자신만의 길을 가라’는 것이 바로 『데미안』이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에게 던져준 메시지였다. 『데미안』은 지난 백 년간 수없이 읽혀왔듯, 그 이상의 시간을 두고 세상의 청춘들에게 읽히고, 세상의 가치가 아닌 제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찾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혼의 자서전 누구나 한번쯤 ‘데미안’을 만나고 누구나 한번쯤 ‘데미안’이 된다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경험은 지나치게 근면한 학생이 자기 파멸에 이르는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1906)에 잘 나타나 있다. 노이로제가 회복된 후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칼프의 시계공장에서 3년간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하였다. 1899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이 출간됐다. 특히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으며, 문단에서도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으며 문학적 지위가 확고해졌다.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주한 후 글쓰기에 전념하였으며, 1923년 이혼하고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1906년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동화』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다. 각성이 일어나면서 익숙한 감정들과 기쁨들이 변질되고 빛이 바랬다. 정원엔 향기가 사라지고, 숲은 유혹하지 않고, 내 주변의 세계는 낡은 상품의 떨이판매같이 김빠지고 자극이 없고, 책들은 종이, 음악은 소음이 되어버렸다. 가을 나무 주변으로 그렇게 잎사귀가 떨어진다. 나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비가 나무에 내리고, 햇빛이나 서리도 내리지만, 나무는 천천히 가장 내밀하고 가장 깊은 속으로 점점 더 움츠러든다. 나무는 죽지는 않는다. 기다린다.
  • 2020-09-23 유현정
    돈뜨겁게사랑하고차갑게다루어라 [절판 주문불가]
    0 0
    5.0
    이 책은 앙드레 코스톨라니 최후의 역작으로 증권 거래와 투자심리에 중요한 변수인 투자의 근본적인 비밀과 기술 등을 안내한 돈 관리 지침서다. 저자는 투자자들에게 21세기 증권시장에 있어서 기회와 위험, 그리고 변화와 상승, 하락에 대한 전망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식 및 다양한 투자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고자 했다. 아울러 돈에 관한 세계사적인 사건들, 돈과 부를 추구하여 그것을 획득한 사람들 혹은 실패한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투자인생을 통한 수많은 경험들을 특유의 유머스러운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증권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평생을 돈과 주식에 몰두하였지만 결코 금전숭배자는 아니었다. 그는 항상 돈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했으며, 이러한 태도야말로 투자자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고 말했다. 코스톨라니는 기세등등하지도, 탐욕스럽지도, 돈으로 뽐내지도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목표를 향한 수단에 불과 했기 때문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철학과 미술사를 전공했고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18살이던 1920년대 후반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처음으로 증권 투자를 시작하면서 증권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후 뛰어난 판단력과 확실한 소신으로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면서 투자의 대부가 되었고, 두 세대에 걸쳐 독일 증권시장의 우상으로 군림하였다. 80여 년의 세월 동안 코스톨라니는 순종 투자자라는 자유 직업가로서 투자라는 지적 모험을 즐겼으며, 타고난 예술가적 자질과 유머 감각을 살려 쓴 유쾌하고 재미있는 투자 관련 글들로 칼럼니스트이자 저술가로도 명성을 날렸다. 투자에 관한 그의 주된 충고는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라'는 것. 그가 쓴 투자 관련 책들에는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실전 투자강의』, 『사랑한다면 투자하라』등이 있으며, 이러한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투자 인생을 총정리한 책인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를 마지막으로 남기고 1999년 9월 14일 파리에서 타계했는데, 사후에 출간된 이 책은 출간하자마자 독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으며 최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투자의 근본적인 비밀과 기술을 안내하고 투자자들에게 21세기 증권시장의 기회와 위험, 변화와 상승, 하락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지침서로, 코스톨라니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수많은 투자 경험들을 특유의 유머와 유려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단기간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부유한 배우자를 만난다. 둘째,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갖는다. 셋째, 투자를 한다. 물론 이외에도 상속이나 복권 당첨 등을 통해서 백만장자가 될 수 있겠지만 이런 것들은 위에서 말한 세 가지 방법과는 달리 임의 조절이 불가능하다. 첫째 방법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알기에도 수많은 여성과 남성들이 결혼을 통해 부자가 되었다. 유망한 사업 아이템 하나로 부자가 된 사람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빌 게이츠가 떠오른다. 그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정확한 직관력으로 이미 30대에 미국 최고의 부자로 부상했다. 또한 월마트의 샘 월톤이나 맥도날드의 창시자를 생각해 보라. 헝가리의 천재 엔지니어였던 에르뇨 루브릭은 20년 전에 마술 주사위를 발명해 공산권 최초의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이 발명가 정신에 사업적 두뇌가 잘 결합되어야만 백만장자를 꿈꿀 수 있다. 콜라의 제조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던 약사는, 이 세계적인 상품의 토대가 되는 기초 소프트웨어를 단돈 몇 달러에 코카콜라 창업자에게 팔아 넘기고 말았던 것이다. 유망한 사업 아이템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내 전문 영역은 단기간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세 번째 가능성, 즉 투자이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경제의 온도계라고 말하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현재의 상황도 다가올 미래의 경제흐름도 보여주지 못한다. 이것은 구태여 역사를 찾지 않더라도 지난 5년 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독일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실업률이 계속 높은 수준에 있을 때, 주식시장은 3 배나 성장했다. 이는 오스카 라퐁텐이 지난 연방의원 선거 때 유세전에서 비판한 내용이었다. 그는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미국은 그와 반대로 완전 고용시에 경제가 성장했고 주식시장 역시 붐을 이루었다. 한편 경제는 최고 호황기를 누렸는데 주식시장은 침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경제와 주식시장은 항상 평행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간에 상호작용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것은 다음의 예로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겠다. 한 남자가 개와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그렇게 둘은 산책을 하면서 같은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주인이 1Km를 걷는 사이 개는 쉬었다가 다시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약 4Km를 걷게 된다. 여기서 이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이와 같은 예가 들어 맞는 것은 1930-33년 대공황 후 미국 경제가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보면 알게 된다. 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지만 한 보 혹은 두 보 멈추기도 하고 뒷걸음질치기도 한다. 그 사이 물론 증권시장은 100번도 더 앞으로 뒤로, 전진 혹은 후진하게 되는 것이다.
  • 2020-09-23 김남준
    멋진 신세계
    0 0
    5.0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대표작으로 20세기 기계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진보가 전체주의 사상과 밀착될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기계문명이 극한까지 발달하고 인간 스스로가 발명한 과학의 성과 앞에 노예로 전락하여, 마침내 모든 인간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하는 지경에 도달하는 비극을 예언한다. 그리고 희생이 뒤따르지 않는 진보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은 그의 역사관과 문명관의 핵심을 이루면서 기계문명의 발달에 도취된 현대인들을 통렬히 공격한다. ‘왜 그것이 금서가 되었나요?’‘낡았기 때문이지. 그것이 주된 이유일세. 이곳에서는 낡은 것은 전혀 쓸모가 없단 말일세.’‘그것들이 아름다워도 그렇습니까?’‘특히 아름다운 것이면 더욱 그렇지. 아름다움은 매력적이거든. 그런데 우리는 낡은 것에 사람들이 매혹되는 것을 원치 않아.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좋아하기를 바라는 입장일세.’ ‘그러면 내가 가르쳐 주겠습니다. 당신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들을 자유롭게 해주겠습니다.’그리고는 병원의 안뜰로 향한 창문을 열더니 약상자를 열고 소마 알약을 한 주먹씩 꺼내어 던지기 시작했다. 카키색의 군중들은 이 오만한 신성모독에 놀라움과 공포로 말을 잃고 돌처럼 굳어 버렸다. ‘미쳤군.’ 버나드는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속삭였다. ‘저들이 그를 죽일 거야. 죽일 거야.’군중들로부터 요란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야만인을 향하여 무서운 인파가 몰려 들었다. 위협적인 물결이었다. ‘그러니까 자내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그래.’‘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긴 침묵이 흘렀다.‘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야만인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올더스 헉슬리는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기계문명이 극한까지 발달하고 인간 스스로가 발명한 과학의 성과 앞에 노예로 전락하여, 마침내 모든 인간 가치와 존엄성을 상실하는 지경에 도달하는 비극을 예언하고 있다. 그리고 희생이 뒤따르지 않는 진보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작가 헉슬리의 주장은 그의 역사관과 문명관의 핵심을 이루면서 기계문명의 발달에 도취된 현대인들을 통렬히 공격한다. 이 작품의 풍자적이고 희화적인 표현은 독자가 현대문명의 위기를 흥미롭게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래의 런던이 배경이다. 사람들은 어머니의 배가 아닌 배양액에 의해 마치 공장에서 기계를 찍어내듯이 태어난다. 태아시절부터 갖가지 약에 의해 계급이 갈라진다. 계급이 좋은 사람은 체격도 좋고 멋지고 계급이 좋지 않은 사람은 체격도 좋지 않고 단순한 일만 하다가 일생을 마친다. 이곳은 소마라는 약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다. 이 책에 주요인물은 셋인데 한 명은 버나드, 그리고 한명은 왓슨,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만인 존이다. 버나드는 좋은 계급이지만 체격이 그 계급에 맞지 않아서 항상 불안에 하고 열등감을 느낀다. 그리고 왓슨은 체격도 좋고 인기도 많지만 이 사회는 뭔가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강렬한 인물인 존...그는 야만인이라고 불린다. 그는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어머니는 런던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임신하고 금지구역에서 그를 낳아 길렀다. 편안하고 평화로운 안락한 삶을 살 것인지 인내하고 불편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유의 삶을 살 것인가....마치 매트릭스에서 알약 선택해서 먹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늘 고민하고 선택해야하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멋진 신세계라는 제목은 역설적이게 보이는데 누군가에게 그 세계는 진짜 멋진 신세계일 수도 있다. 어떻게 미래 사회를 멋진 신세계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 2020-09-23 김남준
    코스모스 
    0 0
    5.0
    한 인간은 각자 하나의 우주라고 한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되어 있다. 동양철학을 조금만 안다면 대수롭지 않은 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시와 미시의 세계를 한데 아우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복잡한 현대과학의 끈을 놓치지 않은 채 인간에 대한 이해에까지 이른다는 것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칼 세이건과 같은 과학자의 어깨 윗자리를 빌려야 한다. 우주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여정이 될 것 같았다. 천문학의 거장 칼 세이건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겨 놓은 대작 <코스모스>를 통해서 우주의 기원과 더불어 그 속에 녹아 있는 진화론, 생물학, 물리학, 화학, 고대 신화 등 다양한 존재들의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고찰해 보고, 최종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위상과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주의 원리를 쉬운 언어로 표헌한다는 것 자체가 과학자들에게는 고된 작업임이 분명하지만, 독자들에게는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위대한 과학자들이 우주의 신비를 밝혀 내려는 과정은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칼은 위대한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그들이 이루어낸 눈부신 과학적 성과와 미래에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비교적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것은 상호간에 연속적이면서 필연적이다. 코스모스는 분명 우리 인간을 포함한 만물들의 운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주적 관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생명의 신비를 찾고자 하는 일이나, 외계인의 존재를 추적하는 작업은 근본적으로는 동일한 호기심에 기초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최초의 인류는 우주 진화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주의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무지로 인해 비교적 최근까지 단편적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장구한 역사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우주에서 살다간 모든 변들도 탄생과 죽음을 반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가지는 모든 종류의 호기심은 우주의 시간과 공간으로 귀결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작고 질서정연하면서 신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총 13개 장으로 이루어진, 7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방대한 분량은 우주의 구성 요소들과 그것들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세상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비록 그가 냉전 시대에 살았고, 인류를 종말로 몰고 갈 위험이 있는 핵전쟁의 공포가 만연한 시기에 존재하던 과학자였지만, 핵전쟁 자체보다 그 충격으로 인해 우리 인류가 더 이상 우주 구성원 중 하나로 남을 수 없다는 점을 더 걱정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저자가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을 꾸준히 생각하게 한다. 인류는 자연에 의지해서 생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므로 먼저 그 자연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시에서 거시 세계까지,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인간의 유전자와 진화를 하나하나 벗겨가는 일은 대단히 흥미로운 과정이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이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만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 우리가 이제 떠나려는 탐험에는 회의의 정신가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에만 의존한다면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로 빠져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탐험은 상상력 없이는 단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여정의 연속일 것이다. 회의의 정신은 공상과 실제를 분간할 줄 알게 하여 억측의 실현성 여부를 검증해 준다. 코스모스는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보물 창고로서 그 우아한 실제, 절묘한 상관관계 그리고 기묘한 작동원리를 그 안에 모두 품고 있다. 한 인간은 각자 하나의 우주라고 한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되어 있다. 동양철학을 조금만 안다면 대수롭지 않은 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시와 미시의 세계를 한데 아우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복잡한 현대과학의 끈을 놓치지 않은 채 인간에 대한 이해에까지 이른다는 것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칼 세이건과 같은 과학자의 어깨 윗자리를 빌려야 한다. 우주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여정이었다.
  • 2020-09-23 김영수
    100배 주식
    0 0
    5.0
    '100배 주식(100루타)'이라는 제목은 매우 도발적이다. 과거 피터린치가 '월가의 영웅'에서 내세운 10루타 주식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가능할까. 두괄식으로 요약해본다. 1) 100배 주식을 찾으려고 의도적으로 애써라, 2) 매출액, 이익이 성장하는 주식이어야 한다, 3) PER이 낮아야 한다, 4) 사업적인 해자가 있어야 한다, 5) 소형주가 성장성이 높다, 6) 소유자가 직접 경영해야 한다, 7)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일명 '커피캔' 전략). 시장과 기업을 연구해서 소유자가 직접 경영하면서 성장성이 높고 경제적인 해자가 있는 종목을 커피캔에 담듯이 포트폴리오로 마아놓고 10년이고 20년이고 매도하지 말고 장기간을 보유하라는 전략이다. 괜찮은 전략일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발 세계 대공황, 1/2차 세계대전, 1/2차 오일 쇼크, 소련 몰락이 있었고 근시점에서도 아시아 외환위기, 911 테러, 2008년 리먼 사태, 중국의 부상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기업수명은 미국을 기준으로 1958년에는 61년이었으나 최근에는 정보기술은 6.6년, 헬스케어는 11.4년, 소비재는 12.4년, 통신서비스는 16.1년 등으로 주도산업의 변동 속도도 어지러울 정도로 빨라졌다. 무엇보다도 저자 본인이나 저자가 꼽은 인물, 사례들이 모두 '미국'이라는 특수한 국가안에서 활동하고 이루어진 일들이다. 미국은 19세기 후반에 이미 세계 1위의 경제규모가 되었고 양차 대전 이후에는 부동의 1위 경제대국이고 패권국가이고 기축통화 국가이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10여년 횡보하고 있고 이건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주가지수도 대동소이하다. 오직 미국의 S&P 지수만이 수십년 우상향했다는 것은 차트가 보여준다. 어지간한 통찰력을 갖춘 인물이 아니고서는 100배 주식을 선별해내는 것이 어렵다. 워렌버핏이나 찰리멍거는 78억명 세계인구중에 단 두명이다. 그외 투자 대가들을 모아보아도 아마도 0.00000 밑 자리의 소수점에 해당하는 극소수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와서 월가에서 수십년 활동하는 기라성같은 미국 본토의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도 대부분 틀린다. 하물며 극동의 작은 나라인 한국의 애송이 20대나 30대 직장인이나 40대 가정주부같은 일반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다. 성장성이 높고 이익률도 높은 기업은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어떤 신규 제품, 서비스가 새로이 시장에 런칭되어 성장하는 사이클을 우리는 역사에서 보아왔다. 초기에는 고만고만한 스타트업들이 난립했다가 주도 기업이 선별되어 기술표준이 정해지고 과점화가 이루어지면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다. 초기에는 매출액도 오르고 영업이익률도 30% 이상으로 높다. 이런 시점이 되면 대기업들이 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진입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개선된 제품을 내놓아서 기존의 과점화되어 재미를 보던 중소기업들은 도태된다. 여러 대기업들이 들어오니 영업이익률도 점차 떨어져서 5%~7% 수준의 시장평균 레벨로 내려간다. 나머지도 마찬가지이다. PER가 낮은 소위 저PER주 종목들은 그만치 시장에서 낮은 멀티플을 적용받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많은 경우는 성장성이 낮은 경우인데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고ROE, 저PER 주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전산으로 추출해서 선별해내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형주가 성장성이 높다는 것도 근거가 약해보인다. 사업의 극 초반기부터 따지면 당연히 성장성이 높겠지만 어느정도 투자대상이 될만한 규모로 성장한 후부터 성장성을 따진다면 대형주-중형주-소형주 각각의 성장성이 다르다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이다. 당장 삼성전자의 경우만 보아도 매출규모가 국내 1위간 이후에도 몇배로 성장했다. 소유자가 직접 경영하는 종목이 좋다는 것은 대체로 동의한다. 단, 한국을 기준으로 하며 1세대 창업자 오너인 경우로 국한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이제는 한국도 자본주의 역사가 꽤 되다보니 3세, 4세로 경영승계가 이루어져있다. 2세 경영인만 해도 부친이 사업을 한창 키워나가던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내서 기업의 성장과 위기를 같이 겪었기에 그런데로 세상 경험이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3세, 4세 경영인들은 어린시절에 이미 재벌가에서 자라서 편한 성장기를 보내고 해외유학을 다녀온 인물들이다. 한국의 산업지형도 어느정도 과점적으로 안정화되어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고 안되는 사업을 쳐내거나 하는 모험을 하기에는 너무나 온실속의 인물들이다. 부정적인 반론만 나열했지만 그렇다고 본서가 읽기에 가치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라는 특수한 국가에서 꾸준히 우상향으로 성장한 자본시장을 한국의 사례에 대입하기는 어렵다고는 하여도, 매매중독으로 단타매매에 휘말리기 쉬운 투자자의 마인드를 다시 한번 세우는데는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할 수만 있다면 성장성, 수익성이 뛰어난 종목을 매의 눈으로 선별해내서 수십년간 마음 편하게 보유하면서 복리로 큰돈을 버는 것은 모든 투자자들이 꿈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 2020-09-23 여동복
    알수록 다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00
    0 0
    5.0
    '그리스 로마 신화 100'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관련된 서양 미술 작품을 삽입하여 신화의 예술적 형상화를 통해 그림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시대별로 또는 주제별로 정리하고 신화가 서양미술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본도서를 통해 알아보고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책은 많이 읽었었고 주요 신화들은 내용을 알고 있지만, 그 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너무나 다양하다. 심리학적인 해설에서부터 미술, 음악적 해석 등 많은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신화를 얘기하고, 그 의미를 각자의 분야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해석을 우리는 책을 읽으며서 알아가고, 재미를 느끼며, 신화에 친숙해지고 체계적으로 알아가는게 아닌가 싶다. 본도서 역시 미술 작품과 연관시켜 신화를 이야기하고 있어 새로운 재미와 상식을 주는 것 같다. 그리스 로마 신화 100은 1편 그리스의 신부터 100편 남자가 된 이피스까지 100가지 신화와 그와 관련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00편을 주제별로 엮어서 신화의 특징을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와 관련된 판도라나 대홍수, 데우칼리온의 이야기가 나오고, 배신과 복수, 저주의 가문이라는 주제에서는 우리가 알고있는 많은 복수와 비극, 즉 펠롭스의 비극, 아이기스토의 복수, 오이디푸스의 비극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제별로 체계적으로 이야기를 펼쳐서 이해도의 높이려 한 듯하다. 이야기는 그리스의 세계관에서 시작한다 지구가 둥글고 평평하다는 믿음에서 시작해서 하늘과 땅, 그리고 대양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신들은 어디를 지배하고 있는지, 어떤 역량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우스와 올림프스의 신들의 세계에서 저자는 신들의 탄생과 제우스에서 시작하여 디오니소스까지 수많은 신들의 탄생과 신들의 이야기인신화이야기를 하고있다. 신화 이야기를 하며 그와 관련된 주요 미술을 삽입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수많은 서양 명화들과 조각품들이 신화와 함께 같이 배치되어 있어 그림의 이해도를 높여 주었다. 그냥 보았을 때는 큰 의미가 없었던 그림들도 신화이야기와 같이 보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왜 그림의 주인공 표정이 웃고 있는지 혹은 화를 내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올림프스의 님프와 숲의 정령들의 이야기에서는 에리시크톤, 아리스타이오스 등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신화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리스타이오스는 오르페우스 신화에서 에우리디케를 죽게 만든 장본인이었는데 그가 님프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되었다. 신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어 새로웠다. 프로메테우스의 신화편에서는 우리가 친숙한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판도라와 함께 그리스 민족의 아버지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데우칼리온과 피라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많이 들어온 아이올로스, 이오니아, 도리스인의 시조를 알 수 있었다. 영웅들의 시대편에서는 대표적인 영웅인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 등 우리가 알고 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황금양털을 가지고 오는 이안손이라는 에라스무스 켈리누스의 작품 등 우리가 많이 접해 보았던 미술작품들을 알기 쉬운 신화이야기와 더불어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배신과 복수, 저주의 가문에서는 많은 저주와 복수, 배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정신분석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사랑이라고 알고 있던 사실들이 실은 한집안의 저주에서 기인한 이야기에서 나온 스토리가 있는 비극이었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인 테베 왕 라이오스의 잘못으로 인해 아들인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단순히 심리학적인 콤플렉스가 아니라 저주와 비극이 있고 인과응보의 교훈을 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인 것이다. 인간시대의 비극적 사랑편에서는 아버지를 사랑한 미르라를 비롯하여 많은 근친상간이나 동성애 등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는 문제를 그리스 로마인들은 수천년 전부터 다루어 왔던 것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헬레니즘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서구인들의 사고와 상상이 그대로 담겨 서양 문화나 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많은 미술작품이나, 음악, 소설 등에서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와 파생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현대 영화에서도 신화내용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작품을 만드는 등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구 문화의 영원한 소재와 재료가 되고 있다.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신화를 재미 있게 읽고 좋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2020-09-23 김영수
    빛의 과거
    0 0
    5.0
    작가 본인은 실제로 숙명여대 77학번인데 이 책은 소설적인 묘사보다는 어느정도 작가 개인의 경험이 짙게 사실적으로 들어가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1977년 여자대학 기숙사가 주요 배경이며 40년의 세월을 지난 2017년이 작중 현재 시점으로 묘사되어있다. 화자인 김유경과 작중 소설가인 김희진이 주요 인물이다. 김유경이 현재 시점인 2017년에 김희진의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 를 읽으며 40년전 기숙사 생활을 회상하고 있다. 기숙사는 4인 1실인데 322호는 3학년 최성옥, 2학년 양애란, 1학년 오현수, 같은 1학년인 화자 김유경이고 417호는 송선미(최성옥과 절친), 2학년 곽주아, 1학년 이재숙, 1학년 김희진이다. 두방의 학생들은 서로 친한 편이며 종종 모이기도 한다. 주인공 김유경은 지방출신이어서 보수적이면서도 소심하고 내몰적이고, 양애란은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도 학업에도 열심이어서 장학금을 놓치지 않는 인물이고, 오현수는 권위주의 시절의 한국보다는 개방적인 일본에 살던 경험으로 자기 의사표현이 분명한 인물로 묘사되어있다. 417호의 주요 인물인 김희진은 다소 자기중심적이면서 시니컬한 성격이어서 반대로 내성적이고 자기주장이 약한 김유경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게 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김유경과 김희진은 한때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기도 하는 등 수십년간 간헐적으로 교류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결코 친한 사이는 아니다. 70년대의 기숙사답게 기숙사 수칙이나 선후배 관계같은 것들에 있어 부분적으로는 군대와 같은 분위기가 많이 눈에 띈다. 점호시간에 늦으면 당사자뿐 아니라 룸메이트 4명 모두 사감실에 불려가서 혼나고 청소 벌칙을 받는다던가, 어떤 남자와 함께 여관에 들어간 것이 목격된 것도 아니고 '여관길'을 팔짱을 끼고 걷는게 눈에 띄어 사생들의 입방아에 퇴사했다던가 하는 것들이 그렇다. 어쨌든 이야기는 봄에는 기숙사의 이런저런 생활상과 인물상을 묘사하다가 5월 이후에는 주로 등장인물들이 축제와 블라인드 미팅을 거쳐 전개되는 연애담으로 이어져 만나고 헤어지고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2017년의 현재 시점에서는 대부분 김유경과 김희진 2명만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두사람은 동창이지만 접촉할때마다 매번 긴장 관계를 유지한다. 김유경은 국문과 출신에 교내 문예공모전에서 '근시안들의 밤'이라는 제목의 시로 가작으로 뽑힌 적도 있고 졸업후에는 다수의 책을 번역하기도 하는 등 기본적으로 문학에 대한 소양이 있다. 김희진은 같은 공모전에 응모했다가 떨어졌다가 늦깎이 소설가로 데뷔했다. 또한 두사람이 한때 같은 직장에 다닐때 김유경의 상사였던 김희진은 사내 스캔들로 퇴사했는데 소심한 김유경은 회사내에서 어떤 변론도 해주자 않았다. 해서 자아가 강한 김희진은 이런 기억으로 김유경에 대해 편하게 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현재 사생들의 인생유전은 많이 다르다. 최성옥은 긴급조치 위반 수배자인 남학생을 숨겨준 사건에 휘말려 일찌감치 퇴학당했고(1977년 시점), 송선미는 (아마도) 최성옥의 퇴학으로 인한 충격으로 자퇴했고 이후 오랜 기간을 우울증과 정신병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주인공 김유경도 남편의 잦은 입퇴사로 인한 생활고로 광고회사 계약직 직원, 출판사 교정 아르바이트, 기간제 국어 강사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 학생시절 속칭 날라리같았던 양애란은 의외로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시골 출신으로 제일 성격이 무던하던 이재숙은 주부가 되어 여행 블로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읽기에 재미는 있는 편이다. 특히 70년대를 경험했던 중년층 이상에게는 그 시대의 명동 음악감상실, 정부의 긴급조치 제 XX호 같은 친숙한 생활상을 떠올리게 하여 회상에 잠기게 한다. 그러나 작가가 7년만에 출간한 장편소설이라 미안하기는 하지만 수작의 반열에 올라갈만한 문장력은 아닌 것 같다. 인물 개개인의 개별적인 사건들을 나열식으로 펼쳐놓았을뿐 인상적인 플롯이 잡히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인물 묘사도 개성적이거나 입체적이지 않다. 이를테면 김희진과 오현수는 캐릭터가 일부 겹친다. 중견 등단작가다운 본격 문학과 월간여성잡지 연재소설의 사이 어디쯤엔가 위치한 작품같다. 작가가 과거 출세작인 '새의 선물'에서 보여준 산뜻한 문장이 그립다.
  • 2020-09-23 강경완
    우리 나무 이름 사전
    0 0
    5.0
    - 왜 이 책인가? 개인적으로 책을 자주 읽은 편이다. 아니 책을 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받고 싶은 선물하면 1순위가 음반이고 2순위가 책이라고 대답하고 있을 정도이니 그렇게 자평해 본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유독 관심이 가는 책이 기존의 인문이나 문학작품에서 교양서적으로 바뀌었다. 감정이 별로 개입하지 않은 팩트 위주의 책들에 더 손길이 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점점 더 실용적으로 내 자신이 바뀌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니면 좀더 자연쪽으로 마음이 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개인 취향의 변화 과정에서 이 책의 제목을 접하게 되었다. '나무'라는 보통명사 하나로 그냥 넘겼던 무수한 모양새의 개별 고유명사의 나무들! 그 나무에게도 각자의 고유한 이름이 있다는 걸 다시한번 각인시켜주는 책 제목으로 인해 궁금증은 더해졌다. 그래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그 나무들의 이름을 나는 몇개나 알고 있을까? 이 기회에 한번 공부해 볼까? 알고나면 주변의 풍경이 그냥 나무들로 둘러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름을 가진 생명체들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지 않을까? 참 재미있고 유익하겠다. 선택하자! 이 책~~ 그렇게 내손안에 들어왔다 - 이 책의 내용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이 나무에게도 각자의 이름이 있다. 그 많은 그리고 다양한 나무들에게 어떻게 그런 이름이 부여되었을까? 이러한 원초적인 물음에서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자료들이 수집되기 시작하였다고 이야기 한다. 나무 이름의 유래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너무나 다양하다.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그러한 이름을 붙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무 이름의 유래는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으리라. 그런가 하면 세계 각 나라 또한 동일한 나무에 대해 서로 다른 자기나라만의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름들의 나무를 이 책의 저자는 일단 한국어 명칭을 기준으로 가나다 순으로 열거한다. 우리나라 식물이름을 현대적으로 정비한 것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을 내면서 부터라 한다. 이어 해방 이후인 1949년 1천여종을 추가하여 <조선식물명집>을 내면서 대체로 마무리되었고 그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지금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의거하여 통일된 일반명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 이름의 구성을 보면 어근에 접미어"나무"를 붙인 형태가 기본형이다. 가래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등등,,, 그러가 하면 접미어 없이 어근만으로 만들어 지기도 하는 데, 다래,머루,칡, 무궁화 등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가 하면 이 책의 마지막부분에는 북한의 나무이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남북 분단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모든 분야의 이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처럼 나무 이름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려준다. 북한의 <식물원색도감>과 <조선식물지>를 참고하여 남북한의 나무이름 차이를 비교해 주고 있다. - 이책을 읽고 이 책에서 소개한 나무의 이름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이중 몇가지나 알고 있나 체크해 볼 요량으로 알고 있는 혹은 들어본 적이 있는 나무의 숫자를 직접 세어보았다.ㅎㅎㅎㅎ 187개! 보통수준은 될까? 평균수준은 어느정도 일까? 우리는 태어난 자녀에 대해 의미와 소리를 소중하게 연결하여 신중하고 심열을 기울여 이름을 작명하듯이 그 누군가의 열정과 의지를 통해 이 많은 나무들이 각자의 이름을 갖게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니 순간 마음이 숙연해 지기도 했다. 김춘수 시인의 시구절처럼 누군가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그에게로 다가가 하나의 꽃이되었다고 하듯이 나무들 또한 그러했으리라.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름에 맞는 얼굴을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저자의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각 나무의 이름에 걸맞는 관련 사진을 한장씩만 배치해놓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책의 이름 "우리 나무이름 사전"답게 너무나 사전 형식으로 치우쳐 있다. 혹시나 개정판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나무 이름 설명과 함께 그 옆에 관련 사진을 꼭 배치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너무 과한 욕심인가요?ㅎㅎ
248 249 250 251 252 253 254 255 256 257 258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