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6
정광훈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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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상당히 오염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극적인 언론 기사 제목과 근거없는 주장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놓는 '카더라' 통신들로 인해 내 머릿 속에는 편견과 오해가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오염되는 것이 싫어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다니며 적어도 경제 현상에 대해서는 가급적 데이터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이후 더욱 깨달은 사실은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들이 자기 이해를 위해서 데이터를 왜곡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써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더 나아지고 있지 않다.
팩트풀니스를 읽으며 나 역시 아직도 많은 편견과 오해에 쌓여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간극본능, 부정본능,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본능, 운명본능, 단일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한 본능 등 한 챕터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전율이 느껴졌다. 특히, 경제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일반화본능에 유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경제학은 모델 설계로 전제로 하므로, 일반화 본능에 빠질 가능성이 클 것이다.
글쓴이가 제시한 많은 관점과 통찰력에도 감동을 하였지만, 특히 책의 마지막에 언급한 '감사의 말'은 더욱 공감이 되었다. 글쓴이는 '내가 세상에 대해 터득한 지식 대부분은 데이터를 연구하거나 컴퓨터 앞에 안장 연구 논문을 읽어서 나온 게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게 지내면서 그들과 세계에 대해 토론하며 얻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최근 데이터 분석에 몰두하고 있는 나에게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귀한 조언으로 생각되며, 깨어 있는 연구자로서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자세를 항상 견지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