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6
정희련
90년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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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도 99년생인지라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이 더 실감나고 와 닿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 나의 20대 시절에는 X세대라고 하여 신 인류 탄생으로 포장(?)되어 상품 광고들이 난리가 났었고, 또 오렌지 족이라고 하여 "야! 타" 라는 유행어까지 그 후에는 로데오 거리라고하여 날라리(?)들의 최고 선호 지역까지 신세대만이 선호하는 구역과 그 구역을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이 있었구나 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도 되었다. 근데 왜 90년대생들은 남한테는 공정, 정의를 외치면서 어찌보면 야박(?)하게 굴 정도로 잣대를 들이대면서 또 의외로 본인한테는 엄청나게 관대하다는 점도 겪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말은 또 왜 이리도 빈틈없이, 비인간적인 것을 느낄 정도로
말문이 막히게 잘 하는지 그런 것을 보면서 도대체 내가 잘 못 키운건가, 우리가 잘 못 키운건가, 기성세대들이 정말 잘못된 표본을 보여준 것인가 회의까지 일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동안 막혔던 답답함이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90년대 생들의 장점도 있다. 위에서 시키면 우리는 어쩔수 없이 속마음은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못한다 하면 짤릴까, 밀려나는 건 아닐까 스스로 좌불안석에 또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어쩔수 없이 내키지 않지만 하고 나서, 결과가 안 좋아 재수가 없음 또 의리(?)라고 옴팡 다 뒤집어 쓰고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며 자책하는 세월이 여지껏이었다면, 90년대 생들은 아닌 거는 아니다. 불합리하다. 책임질 수 없는 일은 못한다 하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니 어찌보면 상사 입장에서도 밑에서 저렇게 강력하게 못하겠다고 하는데, 그럼 할 수 없구나 하고 접을 일은 접을 수가 있게 되는 것, 애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90년대 생들의 판단과 확고함이 이 세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일수도 있었는데 나는 못 해왔구나 그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어찌보면 부럽다. 또한 나이 오십이 지나보니 내 스타일은 병맛스타일 즉, 이 전의 세대에는 비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세대에서 나는 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패배의식을 가지고 있는 어찌보면 비범을 비꼬는 개념인 병맛이라고 부르는 B급 정서에 나도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같이 호응할 수 있으니 나도 90년대 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 책을 읽은 후 새로운 동지들을 얻은 기분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