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5
박정후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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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위 말하는 가짜뉴스는 확실하지 않은 추측에 자신의 느낌을 덧붙여 만들어 낸 뉴스들로 유투브, 카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많이 그리고 빨리 퍼지면서 그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SNS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가짜 뉴스 유포자를 엄벌하는 동시에 우리도 가짜 뉴스와 진짜 사실(Fact)를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눈을 길러주는 책이다. 팩트풀니스는 우리말로 ‘사실충실성’이라고 표현하며, 팩트(Fact) 즉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습관을 위미하는 말이다.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때로 사실과 느낌을 혼동하는 실수를 한다. 바로 어떤 ‘느낌’을 ‘사실’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10가지 본능에 대해 알아보자.
1) 간극본능 : 우리에겐 모든 것을 서로 다른 두 집단, 나아가 상충하는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거대한 불평등의 틈을 상상하는 거부하기 힘든 본능
2) 부정본능 :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성향
3) 직선본능 : 직선 그래프에서 일정한 추세를 따라가던 선이 어느 지점에서 끝났을 때, 그 끝을 진행 방향 그대로 연장해 상상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한 본능
4) 공포본능 : 우리 조상이 내재했던 신체손상, 감금, 독에 대한 본능적 공포와 두려움
5) 크기본능 :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
6) 일반화본능 :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성향, ‘우리’와 ‘저들’처럼 엉터리 일반화와 고정관념
7) 운명본능 :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
8) 단일관점 본능 : 단순한 생각에 크게 끌리는 경향, 그 통찰력의 순간을 즐기고, 무언가를 정말로 이해한다거나 안다는 느낌을 즐기는 본능
9) 비난본능 : 왜 안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중요성을 과장, 비난 대상에 집착
10) 다급함 본능 : 지금 아니면 절대 안된다. 내일은 너무 늦을지 모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공포본능을 설명할 때 저저가 경험했던 일화를 소개한 부분이 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두려워했던 저자는 처음으로 마주한 응급환자를 보고 정확한 사실과 현 상태를 못 보고, 볼까 봐 겁나던 것만 본 것이다. 저자의 경우처럼 늘 비판적 사고를 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두려움에 떨 때는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머릿속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면 사실이 들어올 틈이 없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주목 필터에 대해 설명하였다.
세상과 뇌 사이에는 방패 격인 주목 필터가 있고, 이 주목 필터에 간극본능, 부정본증 등 10가지 본능 모양의 구멍이 있는데, 대부분의 정보는 이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지만, 극적인 여러 본능에 호소하는 정보는 구멍을 통과한다. 우리의 필터를 쉽게 통과하는 주제를 나열하면 지진, 난민, 질병, 화재, 홍수, 상어 공격, 테러 이런 드문 사건들로 일상적 사건보다 뉴스로서 더 가치가 있다. 그리고 언론에서 꾸준히 봐온 드문 이야기가 우리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그 드문 일을 흔한 일이라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는 수가 있다. 우리가 세계 발전의 거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는 각종 데이터를 확보했음에도 극적 본능 탓에, 그리고 언론이 그 본능을 이용해 주의를 사로잡는 탓에 우리는 늘 세상을 과도하게 극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극적 본능 중에서도 뉴스 생산자가 정보를 선별해 우리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포 본능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위의 10가지 본능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본인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참 세상을 보기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낡고 오래된 데이터와 통계에 기초하여 굳어진 세계관과 본능으로 왜곡되게 세계를 바라보는 잘못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계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최근 업데이트한 풍부한 데이터를 근거한 사실에 입각하여 세계와 현상을 바라봄으로써 세계가 점점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소신과 사명감으로 집필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저자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슴에 크게 다가왔던 것은 저자의 세계를 바라보는 세계관,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바탕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