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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0 정광훈
    지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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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은 국가들이 어떻게 지리적 조건에 의해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운명을 결정짓는지에 대한 탁월한 분석을 제공한다. 국제정치학 석사로서 이 책을 읽으며, 각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그들이 처한 지리적 제약이 얼마나 강력한 변수로 작용했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대륙의 나라였지만, 21세기 들어 해양 강국으로서의 꿈을 꾸고 있다. 마샬은 중국의 지리적 특징이 왜 티베트와 신장이 중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지 설명하며, 이 지역들이 중국의 영토 통합과 외부 세력의 침입을 막는 방어선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서부 지역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와의 경계를 이루고, 동부 해안은 남중국해를 통해 해양 접근성을 제공한다. 이는 중국이 왜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포기하지 않는지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맥락이 된다. 특히 "미국이여, 대만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더 가깝다"는 문장은 국제적 갈등에서 지리적 인접성이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이러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대륙과 해양 모두에서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에서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략적 포석이 된다. 마샬은 미국을 "지리적 축복"을 받은 나라로 묘사한다. 미국의 대서양과 태평양에 의해 보호받는 위치는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며, 이는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의 루이지애나 구입과 멕시코와의 영토 분쟁을 통해 미국이 서부로 확장하면서 전략적 이점을 획득한 과정을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은 영토 확장뿐만 아니라 카리브 해와 괌을 통해 해양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며, 이후 20세기 해양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마샬은 또한 현대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도 다룬다. 중국의 부상과 에너지 자급자족은 미국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제정치적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태평양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의 경쟁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독립을 달성한 미국이 중동에서의 전략적 개입을 재조정하는 과정은 국제 관계의 동태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서유럽은 지리적 축복을 받은 반면, 남유럽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리적 위치에 놓여 있다. 이는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했고, 그리스 위기와 같은 문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국제정치학적 시각에서, 유럽연합 내의 경제적 분열은 지리적 차이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념 차이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마샬은 프랑스와 독일 간의 역사적 긴장 관계를 다루며, 두 나라가 유럽 통합 과정에서 어떤 지리적·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했는지를 설명한다. 이는 유럽연합 내에서 독일의 경제적 우위와 프랑스의 정치적 리더십 간의 균형을 맞추는 문제로 이어진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영광스러운 고립"은 지리적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유럽 정치 구조에 대한 깊은 변화를 예고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다. 마샬은 부동항의 부재가 러시아의 지정학적 약점임을 강조하며, 이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전략적으로 확보하려는 이유와 연결된다. 러시아는 서방과의 갈등 속에서도 자국의 영토적 통합과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 러시아와 나토 간의 갈등, 그리고 발트 해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모두 러시아가 자국의 지리적 위치를 어떻게 국제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 가스와 석유와 같은 자원 또한 러시아의 중요한 지리적 자산이며, 이를 통해 유럽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제정치학적으로 러시아는 지리적 약점을 극복하고자 군사적, 경제적 전략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마샬은 한국이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경쟁 무대가 되어 왔음을 지적한다.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미·중 경쟁 속에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항상 국제적 긴장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 또한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38선이라는 인위적인 국경은 한반도의 분단을 상징하며, 북한의 지정학적 위상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반도와의 관계에서 지리적 특성에 의해 군사적, 외교적 선택이 제한되며, 이는 동아시아 전체의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라틴 아메리카는 거대한 영토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고립과 내륙의 부족으로 인해 경제적 발전이 제한되어 왔다. 마샬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들어, 지리적 조건이 국가의 경제적·정치적 성장을 어떻게 제약하는지 설명한다. 이는 국제정치에서 지리적 고립이 국가의 국제적 영향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접근은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중요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국제정치에서 강대국 간의 세력 경쟁이 지리적 요인에 의해 어떻게 조정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이다. 마샬은 아프리카와 중동을 인위적인 국경선이 만든 지정학적 피해 지역으로 설명한다. 특히 아프리카는 유럽 열강이 그어놓은 국경선으로 인해 수많은 내전과 갈등이 발생한 지역이다. 이는 국제정치적으로 식민지 이후 시대에서 국가들이 지리적 경계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중동의 경우, 마샬은 석유와 종교적 분쟁이 지리적 요인과 결합해 지속적인 불안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이 지역에서의 서구 열강의 개입과 인위적 경계 설정은 국제정치에서 자원과 지리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가 되는지를 강조한다. 지리의 힘은 지리가 국제 정치의 결정적 변수임을 상기시키며, 각국의 지리적 조건이 그들의 외교 정책과 전략적 선택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이 책은 국가 간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며, 특히 지리적 요인이 오늘날의 국제 질서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다룬다.
  • 2024-09-10 정광훈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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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지무쇼의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도시를 주제로 세계사를 풀어내면서 각 도시가 속한 문명, 시대, 그리고 그 안에서의 국제적 변화를 조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 선택된 도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사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던 도시들이며,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요소들을 담고 있다. 도시는 단순한 거주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각 도시가 문명 발전의 중심지이자 정치적·경제적·문화적 권력의 거점이었음을 강조한다. 국제정치학에서 도시는 국가 간 경쟁과 협력의 중요한 무대가 된다. 바빌론, 아테네, 로마, 베이징, 런던, 뉴욕 등 책에서 다루는 많은 도시들은 단순히 특정 지역의 경제적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국제 질서와 권력 구조의 핵심으로 기능했다. 바빌론은 고대 세계에서 정치적·종교적 요충지로 기능했으며, 그 위치적 중요성 덕분에 수많은 침략과 정복의 대상이 되었다. 도시 바빌론이 중요한 이유는 그 지리적 요충지로서 주변 왕국들과의 관계 속에서 정치적 교류와 갈등이 자주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국제정치에서도 도시가 국가와 국가 간의 갈등과 협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주제이다. 각 도시는 특정한 문명의 부흥과 몰락을 상징한다. 국제정치학의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왜 어떤 문명은 흥하고 어떤 문명은 쇠퇴하는가?'이다. 이 책은 도시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답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은 그 역사적 중요성 덕분에 수많은 제국과 민족의 지배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예루살렘은 종교적, 정치적, 군사적 충돌의 중심에 있었으며, 국제적 권력 구조의 변화에 따라 도시의 주인이 바뀌었다. 특히 콘스탄티노플은 로마 제국의 동방 수도로서 전략적 요충지였고, 이후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변모하면서 세계 정치 질서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제정치적으로 도시의 점령과 재건은 단순한 정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오스만 제국은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들어내며 이슬람 세계와 유럽 세계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했다. 이는 국제정치에서 도시가 문명 간 갈등의 핵심 무대로 기능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도시들은 동서양의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연결점 역할을 했다. 사마르칸트와 같은 도시는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으로, 동서양의 교류를 촉진하며 국제 무역과 외교의 중심지로 기능했다. 사마르칸트는 동서 문명의 접촉 지점에서 문화적 융합을 이끌었으며, 이는 국제정치적으로 볼 때 한 지역이 국제 무역과 문화 교류를 통해 어떻게 그 자체의 중요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알렉산드리아는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로서 동서양의 학문적·문화적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도시는 단순한 경제적 허브가 아니라, 국제 정치와 문화가 융합되는 지점에서 새로운 권력의 중심이 되어 왔다. 이는 현대 국제 정치에서 글로벌 도시들이 국제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조 지무쇼가 다룬 도시들 중 뉴욕, 상하이, 두바이와 같은 현대 도시들은 국제정치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이들 도시는 현대 글로벌화 시대의 정치적·경제적 중심지로, 초국적 기업, 금융 자본, 그리고 외교적 교류의 허브로 기능한다. 뉴욕은 유엔 본부가 위치해 있는 글로벌 정치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금융과 문화의 세계적 중심으로서 미국의 패권을 상징한다. 국제정치학에서 뉴욕은 단순한 미국의 도시가 아니라, 국제적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이다. 두바이 또한 석유 자본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도시로, 중동의 경제적 허브로 떠오르며 국제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두바이는 그 전략적 위치 덕분에 국제적 교류의 중심이 되었으며, 이는 국제정치적으로 도시가 어떻게 그 위치와 자원을 활용하여 국제적 권력을 형성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도시가 국제정치의 중요한 주체임을 보여주며, 도시의 흥망성쇠와 함께 권력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설명한다.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이 책은 도시가 단순히 국가의 일부가 아닌, 국제 권력 관계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곧 국제 질서와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독자에게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도시의 역사는 곧 권력의 역사다. 각 도시는 그 도시를 둘러싼 국제 질서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지속해 왔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도시는 글로벌 정치와 경제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도시를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을 재조명하고, 그 과정에서 국제 정치 질서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 2024-09-09 남영진
    역사의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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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 만한 가치,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을 사전적으로 쓸모라고 정의하고 있다. 역사에 있어 쓸모를 논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어떤 사람은 역사가 단순히 사실의 기록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것은 착각이고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강조합니다. 역사는 나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예요. 주요 차례는 1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2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3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4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참 재미없게 역사를 배웠습니다. '어떻게 역사를 공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인가'에 집중했죠. 그래서 연도별 일어난 사건을 외우고,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외우고.....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 기억에 남는 것도 없고,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역사를 골치 아픈 암기 과목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역사의 품으로 첫발을 디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보물이 가득 쌓여 있는 그 지도를 신나게 펼쳐보기만 하면 됩니다. 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와요. 말하자면 역사는 실체가 있는 희망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조금 더 살아보자고, 버텨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요. 단지 조금만 더 멀리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두렵겠지만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세상도 변하는데 나의 인생이라고 늘 지금과 같을까요? 힘든 세상에서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에서는 학교와 다른 기준이 적용되죠. 혼자 똑똑한 사람보다는 소통을 잘하고 협력을 잘하는 사람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고 성과를 내지요. 직장인도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삶의 전부라고 섣불리 결론 내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말이죠.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에 부딪힌다면 642년의 신라를 떠올려봅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결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거예요. 가장 먼저 비전을 세워야겠죠? 위기를 극복하는 것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지 그 목표를 정해보는 겁니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게 됩니다. 그리고 겸손을 배우죠. 역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끔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죽는가 하면, 사방으로 위세를 떨치던 대제국이 한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니까요. 역사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왜 할머니, 할아버지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왔을까 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 성향뿐만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세대 갈등을 마주하고 있어요. 명절에 만난 친척 어른과 조카 사이에서도, 회사의 부장과 신입 사원 사이에서도, 지하철에서 만난 승객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아 쉽게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을 강조한다면 이런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겠죠.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상대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헤아려보는 것 아닐까요?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서로의 시대를, 상황을, 입장을 알게 된다면 우리의 관점도 달라질 겁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역사는 나 자신을 공부하고, 나아가 타인을 공부하고, 그보다 더 나아가 세사을 공부하는 일이죠. 어쩌면 나와 타인의 관계,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 2024-09-09 정성득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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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을 폭발적으로 뿜어 냈던 대폭발의 큰 사건이 있은 뒤 가늠할 수 없는 영겁의 세월을 지내는 동안 코스모스에는 그 어떤 구조물도 없었다. 은하도, 행성도, 생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빛으로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칠흑의 심연만이 그 당시의 우주를 독차지했다. 구조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텅 빈 공간을 수소 원자들만 주인 행사를 하면서 떠돌았다. 그러다가 주위보다 밀도가 약간 높은 지역들이 눈에 띄지 않게 느린 속도로 천천히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빗방울이 응결되 듯 최종 질량이 여러 개의 태양을 합친 것보다 큰 기체 덩이들이 방울 방울 생겼다. 드디어 그 덩어리들 안에서 물질 자체에 숨어 있던 모종의 에너지에 불을 댕길 수 있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제1세대의 별들이 태어나자 코스모스는 비로소 온 통 빛으로 넘쳐나게 됐다. 그 당시에는 별빛을 받아들일 행성들이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으므로 하늘의 광채를 찬탄할 생명도 없었다. 별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용광로는 핵융합 반응이라는 연금술의 작업장이다.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가 타고 남은 재에서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가 앞으로 태어나게 될 행성과 생명의 기본 모체가 됐다. 질량이 큰 별일 수록 자신이 태어나면서 간직하고 있는 수소 핵연료를 더욱 빨리 소모했다. 핵연료를 소진한 별들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면서 그동안 합성해 놓은 무거운 원소 거의 전부를 한때 자신들이 응결될 수 있었던 성간공간의 희박한 기체에게 되돌려 주었다. 이렇게 무거운 원소가 가미되어 젊음의 기운이 넘치게 된 암흑 성운들에게는 빗방울이 응결되듯 제2세대의 별들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질양이 너무 적은 방울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은 방울은 별들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성간 안개의 한 귀퉁이에서 행성의 운명을 걸었다. 그중 돌과 철로 된 하나의 작은 세계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우리의 원시 지구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360만 년 전 오늘날 탄자니아 북부 지역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인접한 사바나 대초원 전역이 화산재의 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였다. 얼마 후 재는 가라앉아 두꺼운 층으로 굳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360만년이 흐른 1979년 고인류학자 메리 리키가 그 화산재의 층에서 발자국을 찾아냈다. 그녀는 이 발자국인 원인의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어쩌면 그 발자국 주인이 현재 지구인 모두의 조상일지 모른다고 생각을 해 왔다. 탄자니아에서부터 물경 38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도 사람의 발자국이 찍혔다. 인간은 달을 보면서 늘 낙천적인 생각을 해 왔다. 낙천적 생각에서 달의 한 지역에 고요의 바다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곳은 실은 물이라고는 단 한방울도 없는 아주 건조한 평지이다. 바로 거기에 사람의 발자국이 남겨졌다. 리키가 원인의 발자국을 발견하기 꼭 10년전의 사건이었다. 그것은 지구 바깥 천체에서 나들이 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람이 남긴 발자국이다. 발자국에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발자국에서 우리는 거리를 상상한다. 여울져 흐르는 억겹의 시간을 이제 세토막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360만년, 46억년, 그리고 150억년, 수소의 재에서 시작한 인류는 광막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여기까지 걸어 왔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한 숙고할 줄 알게 됐다. 10억의 10억배의 또 10억배의 그리고 또 거기의 10배나 되는 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 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 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을 해야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을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 2024-09-09 정성득
    팩트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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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사실 충실성은 인간의 본능 또는 사고방식에 일정한 패턴의 오류가 있기 때문에 그런 본성에 따라 사실을 왜곡할 수 있으므로 본능을 억제하고 가급적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파트별 오류를 정정하기 위한, 세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사실 충실성을 파트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간극본능 - 별개의 두 집단이 서로 간극을 두고 존재하는 그림을 가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극과 극으로 갈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간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그 곳에 사실은 대다수가 존재한다. 따라서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다수로 보라 - 평균 비교를 조심하라. 분산을 살펴본다면 겹치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 비교를 조심하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2. 부정본능 - 지금 저 뉴스는 부정적 면을 보도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점점 좋아져도 그것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주변 세계에 대해 항상 지나치게 부정적 인상을 받기 쉽고, 이것이 대단한 스트레스가 된다. 부정 본능을 억제하려면 나쁜 소식을 예상하라. 좋은 소식과 점진적 개선은 좋은 뉴스가 되지 못한다. 3. 직선본능 - 지금 그 이야기는 도표의 선이 계속 직선으로 뻗어나가리라 단정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그런 선은 현실에서 매우 드물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직선 본능을 억제하려면 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공포본능 -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폭력, 오염, 감금을 두려워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임인 탓에 우리는 그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한다. 공포 본능을 억제하려면 위험성을 계산해야 된다. - 어떤 대상의 위험성은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아니라, 실제 위험과 그것에 노출되는 정도를 합쳐 결정된다. 두려움을 느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가급적 결정을 유보하라.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 우리는 주목 필터나 언런에 걸러진 무서운 것을 보고 듣기 때문이다. 5. 크기본능 - 크든 작던 그 수가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달랑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고, 그 수를 관련 있는 다른 수와 비교하거나 다른 수로 나눴을 때 정반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크기 본능을 억제하려면 비율을 고려해야 된다. 큰 수는 항상 커 보인다. 수치가 달랑 하나만 있으면 오판하기 쉬우니 의심해야 한다. 여러 항목을 나열한 긴 목록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그중 가장 큰 항목 몇 개를 찾아 그 것부터 처리하라. 그 몇개가 나머지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할 가능성이 높다. 총량과 비율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비율의 의미가 더 크다. 크기가 다른 집단을 비교할 때는 더욱 그렇다. 특히, 국가 간, 지역 간 비교에서는 1인당 수치를 비교하라. 6. 일반화본능 - 범주를 이용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그 범주가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일반화는 막을 수 없어서, 억지로 막으려 하지 않는게 좋다. 대신 엉터리 일반화를 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일반화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집단 내 차이점을 찾아보고, 집단간 유사점을 찾아보아라. 7. 운명본능 - 국민, 국가, 종교, 문화를 포함해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고, 비록 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조금씩 쌓이면 큰 변화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것을 기억해야 된다. 8. 단일 관점 본능 - 단일 관점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아야 한다.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단일 관점 본능을 억제하려면 망치가 아닌 연장 통을 준비해야 한다. 9. 비난 본능 - 지금 희생양이 이용되고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개인을 비난하다 보면 다른 이유에 주목하지 못해 앞으로 비슷한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힘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악당을 찾으려 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야 되며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10. 다급함 본능 - 지금 그 결정이 다급하게 느껴진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다급히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해야 된다. 심호흡을 하고, 데이터를 고집하며, 점쟁이를 조심해야 되며, 극적 조치를 경계해야 된다.
  • 2024-09-09 이기은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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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유투브를 통해 10년전 쯤 방영되었던 '렛츠고 시간탐험대'를 보게되었다. 옛날 사람들이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불을 피우고 물을 길어오고 채소를 구해오고 동물을 도축하는 모든 과정을 보면서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은 이런 수고로운 삶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번영은 일시적이라고 말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전세계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번영은 미국의 '뇌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소련의 부상을 저지하고 석유 보급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전세계 국가들에게 자유무역을 보장하는 대신 소련을 견제할 것과 석유 보급로 상에서의 분쟁행위를 금지하였다. 실제로 중동이나 한반도, 베트남 등에서 전쟁이 일어났을때는 반드시 개입하고 미국이 수립한 자유무역 질서를 수호하였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과 안전보장은 그 자체로 미국에게 이익이 되기 보다는 미국의 질서를 따르는 국가들에게 '뇌물'로 주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경제적 번영이 영원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뇌물'은 그 목적이 달성된 이후에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이러한 경제적 번영이 모든 나라들의 인구구조를 파괴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이책에서 저자는 더 이상 미국이 '뇌물'을 전세계에 지급해야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애초에 미국이 브레튼우즈에서 현재의 세계질서를 제안했던 이유가 소련을 견제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은 소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에서 점점 물러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지만 저자의 다른 저서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소련 붕괴이후에도 미국이 현재의 세계질서와 자유무역을 보장하는 이유는 석유의 보급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서, 셰일오일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2010년대 이후에는 미국이 전세계 파견된 미군을 태평양에 국한시키고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할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세계질서와 자유무역을 보장하더라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질수 밖에 없다는 점도 제시한다. 그 이유는 인구구조가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붕괴로 노동을 제공하는 청년층 근로자와 자본을 창출하는 장년층 근로자가 은퇴자에 비해 적어질 경우 경제활동은 위축된다.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되더라도 경제활동을 유지할 노동과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출할 물품을 만들수 없으며, 수출대금을 활용하여 국내에 필요한 자원을 수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끊어질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의견은 일리가 있다.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은 석유, 원자재, 식량, 공업 등의 부분에서 어떻게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석유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중동지역에서 많이 생산되어 세계 각지로 수송되어야 한다. 또한, 원자재의 경우 희토류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며, 구리는 칠레, 철광석은 호주 같은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어 최종 소비지까지 먼거리 수송이 필요하다. 식량의 경우 산업화로 인하여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것도 화학비료의 원료를 장거리 수송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식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산업을 돌리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장하는 자유무역은 필수적이다. 미국이 더 이상 자유무역을 보장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한국이 반도체를 생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극단적인 상황(미국이 자유무역을 보장하지 않는 상황)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우리가 노력하고 대비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나을 것이다. 실제로 요즘 미국, 일본, EU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산업정책을 검토해보면 저자의 주장대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려는 모습을 볼수 있다. 우리나라 중후장대 산업이 무너지고 있고 최후의 보루였던 반도체 산업까지 어려워졌을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 저자의 주장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자유무역이 성립된 과정과 그 자유무역이 세계에 어떤 영향이 있었고 자유무역이 중단되었을때 어떤 세상이 도래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2024-09-09 강근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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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를 지나가다 우연히 베스트셀러에 있는 이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평소에 좋아하던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한 책이라고 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한 책이라고 하여 고르지 않았을까하고 생각된다. 이책을 읽는 동안 나는 대학교때 가보았던 메트로폴린탄 미술관을 세미 투어하는 기분이 들었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의 사진이 작품을 묘사하고 있는 장에 같이 나와 있었다면 더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많은 부분 공감하거나 마음에 스며드는 문구는 따로 적어가며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아래에서 나는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들었던 구절 몇가지를 쓰고자 한다. 운좋게 얻은 전도유망한 직장이 있는 마천루의 사무실로는 더이상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세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은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누군가를 잃었다. 거기서 더 앞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나는 뉴욕의 훌륭한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눈여겨봐왓다. 보이지 않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들이 아니라 구석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서 있는 경비원들 말이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되면 어떨까? 내가 아는 모든 성인은 자신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주장하지만 이곳에서의 나는 바빠서는 안된다. 긴 시간을 조용히 보내다가 가끔 "이봐요 이거 원화 맞아요?" 같은 질문에 대답하고 어린아이가 그림 액자를 잡아당기거나 그 비슷한 일이 생기면 가끔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정적을 음미할 시간은 충분하다. 서 있는 건 끊임없이 연마하지 않으면 녹스는 기술이다. 서있는 것이 실은 서 있고, 기대어 서 있고, 서성거리고, 스트레칭을 하고, 다 쓴 잉크 카트리지처럼 다리를 터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늦은 오후로 접어들 무렵이 되자 에너지는 탈탈 털리고 여기저기가 쑤셔왔지만, 아이를 돌볼때 오는 미친 듯한 기진맥진의 상태가 아니라 기분 좋은 단순한 피로감이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눈으로나 마음으로나 이 그림을 완전히 흡수하고 감상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기에 나는 그것이 보여주는 세상의 충만함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면서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시감이 흐르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식을 갖추게 됐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너무 많은 방문객들이 메트를 미술사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서 예술에서 배우기보다는 예술을 배우려 한다. 메트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이곳의 주된 역할이 미술사 박물관이 아니라는 걸 더욱 확신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역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억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그런 것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이책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묘사, 생각만 있었다면 그냥 예술 분야의 책 한 권이었을텐데, 작가의 삶과 상처 그리고 상실감이 치유되는 과정까지 조화롭게 그려진 점에서 다른 미술책과는 다른점을 찾을수 있었다. 이책을 읽는 동안 나는 뉴욕에 한달정도 살면서 현지인처럼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을 여유롭게 관람을 해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책을 들고가서 작가가 느낀 감정을 직접 느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겟지만 언제가는 꼭 그런날이 오길 기대하며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 2024-09-08 배재휘
    파인만의여섯가지물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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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만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쉬운 물리학 도서, 이것이 이 책을 읽은 뒤 처음 든 느낌이었다. 최근 들어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양자역학에 대해 나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지라 이런저런 양자역학 입문서 또는 양자역학을 포함한 물리학 교양도서를 몇 권 읽어보았으나 여전히 양자역학은 이해하기에 어려웠다. 양자역학이 어려웠던지라 양자역학 관련 과학자 중 가장 유명한 리처드 파인만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의 저서에는 쉬이 도전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줄곧 도전을 망설여 오던 중 이번 독서통신 연수를 계기로 해서 큰 마음 먹고 파인만의 저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 책이 파인만의 책 중 가장 쉬운 책 중 하나라는 평이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책을 읽고 다소 놀랐던 점은 파인만이라는 유명한 대석학이 쓴 책이 이렇게 쉬울 수가 있냐는 거였다. 이 책은 학자라기보다는 물리학 교육자 또는 해설자가 쓴 책에 더 가까웠다. 다양한 물리학 개념들이 정말 너무도 이해하기 쉽게,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보다도 더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파인만의 상세하고 알기 쉬운 설명 덕분에, 알고 있었지만 어딘가 확실히 이해할 수 없었던 몇몇 물리학 개념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제5장 중력 부분에서 다룬, 인공위성과 달이 지구 궤도를 공전하고 있는 원리에 대한 설명이었다. 달은 영원히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있고 이것이 달이 지구를 도는 원리라는 말을 줄곧 들어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소리야? 영원히 떨어져? 그럼 왜 충돌하지 않나?' 라는 의문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파인만의 설명은 정말 알기 쉽고 명쾌했다. 지구에서 지면에 수평으로 총을 쏘면 총알은 수평으로 날아가면서 수직으로도 지면을 향해 떨어지지만 지구가 둥그니까 총알이 날아갈수록 지면도 밑으로 내려가고, 지면이 밑으로 내려가는 속도만큼 빠르게 총알이 수평으로 날아갈 수 있으면 총알과 지면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총알은 지면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날아가 지구를 공전할 수 있다는 파인만의 설명 덕분에 드디어 공전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균형 속도보다 더 빠르면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고, 느리면 지면에 떨어진다는 것도 유추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공전의 원리가 이해가 되지 않아 이것저것 다양한 해설을 찾아 보았지만 확실이 이해할 수가 없었기에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원자의 개념, 기초물리학(간략한 물리학 역사), 물리학과 다른 과학과의 관계, 에너지의 보존, 중력, 양자역학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에서 보듯 내용의 대부분은 익히 알려진 기초적인 물리학 개념으로 이미 알고 있던 것이고 이 책은 그 이해를 보다 확실하게 해 주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파인만은 양자역학자이면서도 양자역학에 관한 설명은 마지막 장에서 다룰 뿐이고, 이것도 양자역학 설명 중에서 가장 쉽고 널리 알려져 있는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에 국한된 것이었다. 양자역학자로서의 파인만에 대한 도전으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감은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파인만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졌다. 파인만은 대학자이기도 하지만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수학이나 물리학 공식보다는 학생들에게 직관적인 개념을 이해시키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이 책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 파인만에 대한 경외감이랄지 두려움, 거리감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이 가벼워졌고, 앞으로도 파인만의 책에 더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물론 파인만의 모든 책이 이 책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양자역학이 워낙 어려운 학문인 만큼 그의 책 중에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책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파인만은 지레 두려워하며 포기하지 않고 어려워도 두번세번 계속 도전해볼 만한 인물'이라는 생각, 물리학과 양자역학에 계속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이들 중에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몇 되지 않을까. 이것만으로도 이 책이 명저로서 오랫동안 읽혀 온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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