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이재복
6도의 멸종-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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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인 나온 것은 약 12년전 미국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였다. 이 사실을 잊고 읽다보면 바로 지금의 현실을 얘기하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지금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너무 정확하게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다시 얘기하면 12년 전에도 똑같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얘기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그 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딱히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그많큼 많다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10년이 지나서 돌이켜 보면, 10년동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를 절감하기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 기후가 어떻게 변하는 지에 대한 연구를 설명하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1도에서 6도까지의 기온 상승을 가정하고 있으니까, 언뜻보면 1도 상승은 지구환경에 조금 영향을 미치고, 6도가 상승하면 많이 영향을 미치고, 3도나 4도 상승은 그 중간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의 첫 장을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은 완전히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게 되면, 지구 환경에 심각한 영향이 오기 시작해서 인류의 생활은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2도가 상승하게 되면, 기후변환는 바로 기후재앙이 되어 우리의 생활은 그렇게 상승하기 전하고는 판이하게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3도가 상승하게되면, 사실 3도, 4도 이상의 평균기온 상승은 인류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5도, 6도의 기온 상승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기후변화에 의미를 두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은 겨우 2도 정도이다. 따라서, 이 책의 결론을 다르게 표현해 보자면, 1도의 기온 상승은 인류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지게 되고, 2도의 기온 상승은 아주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며, 3도 이상의 기온 변화는 그냥 인류에 재앙이 될 것이다 정도가 될 것이다. 6도의 멸종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다른 식으로 2도까지밖에 남지 않았다 정도가 되겠다. 물론 저자는 비관적인 전망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바로 행동한다면 지구의 온난화를 상당수준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우리는 인류가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은 1941년 12월 진주만 기습 때, 소비경제체제를 재빨리 전시경제체제로 전화하면서 힘든 고비를 넘겼다.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 위기가 있었지만 2조달러의 구제금융으로 극복을 했다. 2조 달러라면 전 세계 GDP의 2퍼센트에 해당하는 돈이며, 전 세계 국방비와도 맞먹는 수치이다. 그 액수를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수립하는 데 쓴다면, 환경오염에 따른 미래의 재앙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세계의 자원을 낭비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침체에 빠진 경제를 '녹색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부활시키는 원천이다. 최악의 사태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반환경적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밝히고자 한 나의 최종적 메시지는, 지속적인 환경의 보호가 없다면 인류의 경제활동 역시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새삼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새삼’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마도 언젠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 봤을테지만, 기억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몇가지 인상적인 것들을 꼽아볼까 한다. 우선 ‘티핑포인트’. 기후변화의 티핑포인트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흰 눈에 덮인 얼음은 햇빛의 80퍼센트 이상을 반사한다. 반면 푸른 빛깔의 바다는 햇빛의 95퍼센트를 흡수한다. 그러면 지구의 대기온도는 상승하고, 그 결과 다시 얼음이 녹는다. 일단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그 과정은 빠르게 자기강화적이 된다. 즉 얼음이 녹아 바다의 면적이 넓어지면 그만큼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게 되고, 그러면 기온의 상승폭이 커져 다음 겨울에 얼음을 만들기가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북극해 얼음의 티핑포인트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기후 모델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온난화의 일정한 단계를 엄어서면 북극해 얼음이 완전히 붕괴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예측이 일치한다. 아직 그 정도로 심각한 티핑포인트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모델은 그것이 그리 먼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한 기후 모델에서는 2024년 이후 빙하가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다음은 폭염의 증가. 2003년 유럽이 극심한 열파에 시달린 적이 있는데, 기상학자들은 이를 온난화의 결과라고 중장하낟. 영국에서 활동하는 기상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20세기 온난화로 그런 열파가 발생할 위험이 이미 두 배나 높아졌다고 한다. 2007년의 연구에서도 지난 한 세기 동안 유럽 전역에서 이상고온의 발생빈도가 세 배나 증가했으며, 열파가 지속되는 기간도 두 배가 길어졌다고 한다. 바다에 녹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바다는 원래 약알칼리성인데, 이산화탄소가 녹으면서 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녹는 이산화탄소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은 아주 느리게 순환하기 때문에, 설령 온난화의 파급효과를 자각하고 대처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안정되더라도 그 영향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2005년 영국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경에는 남극해와 태평양 일대의 방대한 지역이 산성화되어 탄산칼슘 껍질을 갖고 있는 바다생물에 유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이 책에 나와 있는 인상적인 부분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자는 이미 2006년 책이 나온 시점에 지구 온난화의 심각함이 티핑포인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넘게 지나고 있는 현재 우리는 아직도 해결점은 찾지 못하고 심각한 경고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했던가,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서는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다함께 힘써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