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 2024-09-25 윤아녕
    여름의 빌라
    0 0
    5.0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는 총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으로, 삶의 불안정함과 관계의 미묘한 균열을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즉 관계의 균열,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세밀하게 풀어낸다. 각각의 단편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신만의 상처와 고민을 지니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미묘한 감정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점은 ‘불안정함’이었다. 이 불안정함은 단순히 인물들이 처한 외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그들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다. 특히 이주민으로서, 혹은 소속감을 잃은 개인으로서 느끼는 방황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백수린의 섬세한 문체와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나 역시 그 속에서 관계의 불완전함과 삶의 미묘한 감정들을 다시금 되새겨보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서평에서는 인상깊었던 네 편의 단편을 중심으로 감상을 나눠보고자 한다. 1. 시간의 궤적 이 단편은 이주민의 정체성과 문화적 충돌을 다룬다. 주인공은 파리에서 한국인 여성을 만나게 되며, 금세 언니처럼 친해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또한 프랑스 남자 브리스와의 관계에서도 문화적 차이와 갈등이 드러나며, 주인공은 어느 문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주인공의 정체성 혼란을 통해, 이방인으로서 겪는 소속감 결여와 불안정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파리에서의 시간은 낯설고 외로운 공간 속에서 인간관계의 불안정함을 통해 더더욱 증폭된다. 이 작품을 읽으며 느낀 점은, 소속감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인간관계와 내면의 연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2. 여름의 빌라 이 단편은 유산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소원해진 부부의 관계를 배경으로 캄보디아로의 여행을 그린다. 과거에 만난 독일 부부와의 재회로 인해, 주인공과 남편 지호의 갈등이 서서히 드러난다. 캄보디아에서의 여행은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전쟁과 폭력, 역사 속 상처들이 얽혀들어가는 복잡한 심리적 투영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특히 지호와 독일인 한스 사이의 갈등은 국가 간의 역사적 기억과 개인적인 감정이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전쟁과 폭력의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인간관계와 심리적 상처에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강하게 와닿았다. 3. 고요한 사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재개발을 앞둔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사건들과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심리를 다룬다. 주인공과 친구 해지, 무호의 일상은 소박하고, 재개발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그들만의 고유한 세계가 존재한다. '고양이 아저씨'라는 인물을 통해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가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동네와 그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독자로서 나는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의 잔잔한 변화가 어떻게 그들의 내면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비록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지만, 그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강하게 남는다. 4. 폭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오랜만에 미국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머니는 주인공을 두고 재혼을 선택했으며, 그로 인해 자식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는 모습이 부각된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그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감정적 거리감과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사고 후에도 태연한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독립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을 그려낸다. 이 작품을 읽으며 느낀 점은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언제나 희생과 사랑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그 관계 속에서 독립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선택들이 엮여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게 된다. 여름의 빌라는 개인적인 감정을 복잡하지만 다방면으로 쉽게 이해해볼 수 있도록 기술한 책이었다. 여름에 이 책을 읽었음에 감사한다.
  • 2024-09-25 김미옥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0 0
    5.0
    주변에서 많이 읽었다고 이야기 들어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마흔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더욱 관심이 가기도 하였습니다 염세주의자라고 알고 있던 쇼펜하우어가 40대에게 주는 위로라니 책 내용이 궁긍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40대가 되니 인생이 힘들어졌거든요 회사일에 집안일에 애는 이제 중학생이 되어서 말도 안듣고 부모님들은 늙어가시고 아프시고 인생이 갑자기 버거워 졌습니다 제가 감당하기에 능력 밖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먼저 목차를 쭉 훓어 보았습니다 1장 마흔 왜 인생이 괴로운가 01 삶은 전부 의지에 달려 있다- 고통 02 인간은 욕망하기 때문에 욕망할 이유를 찾는다 -욕망 03 인간은 고통과 권태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 과이 04 의도적인 배척도 필요하다- 결핍 05 욕망은 필연이다- 충족 06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고통을 견디는 것이다- 행복 2장 왜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가 07 행복과 불행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성격 08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분별하라-능력 09 행복과 불행을 상상하지 마라-감정 10 고통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죽음 11 모든 인생사는 수난의 역사다-삶에의 의지 3장 무엇으로 내면을 채워야하는가 12 행복의 90%는 건강에 좌우된다-건강 13 마음의 안정이 없는 행복은 있을 수 없다-평정심 14 예술 감각을 갖춰라-관조 15 인생의 무게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계라-향유 16 인생은 짧고 시간과 힘은 한정돼 있다-독서 17 문체는 정신의 관상이다-글쓰기 제4장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18 영원을 위해 사랑한다-본능 19 사랑은 이상향이자 현실이다-연예 20 결혼은 공동의 실존이다-결혼 21 인간은 더 완벽해지기 위해 사랑을 한다-조건 22 당신의 거리를 유지하라-관계 23 혼자 있는 법을 익혀라-고독 24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느껴라- 공감 제5장 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가 25 행복한 순간은 너무나 짧다-만족 26 현재는 두번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 27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라- 개성. 28 얼마나 소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돈 29 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자존감 30 나 자신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자기긍정 염세주의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는 40대 이전에는 불행하고 우울한 삶을 살다가 40대를 잘 이겨내고 노년에는 존경받는 철학자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이책을 읽으면 힘든 40대에 위로를 받고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지은이인 강용수님은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동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받고, 독일 뷔르츠부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오랜 이간 인생의 무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 철학을 바탕으로 자기 긍정과 행복을 위핫 방법을 전하고 있다 진정한 행복을 원했기에 고통을 마주한 현실주의 철학자 아트투어 쇼폔하우어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철학자 그가 남긴 말 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불후의 명언부터 가슴에 담아 둘 명언들까지 한국이와 독일어 원문 67선을 실었다 자긍심을 가지세요 강용수 쇼펜하우어 불의의 명언 중 일부만 소개하겠습니다 (인생에 대하여) 인간은 현재와 더불어 미래와 과거 속에서도 산다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알려면 늙어봐야, 다시 말해 오래 살아봐야 한다 배가 안전하게 똑바로 나아가기 위해 싣는 배의 바닥짐처럼 누구나 항시 어느 정도의 걱정이나 고토 고난이 필요하다 (행복에 대하여) 소망이 만족으로 전환되는 끊임없는 놀이에서 소망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은 행복이라 불리고, 더디게 이루어 지는 것은 고통이라 부른다 마음에 안정 없이는 결코 진정한 행복이 있을 수 없다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 (자신과 관계에 대하여) 그가 먹는 것이 육체가 되고, 잃은 것이 정신이 되어서 현재의 자신이 된다 아무도 자신을 넘어서 볼 수 없다 사랑은 주관적이고 존경은 객관적이다 ( 관점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가 지닌 것을 잃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는 때로 찾고 있던 것을 처음에 잘못 접어든 길과 완전히 다른 길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공통으로 지닌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핫 수단은 어리석음이라고 분명하게 인ㄱ식하는것이다
  • 2024-09-25 김용수
    백년 허리 1 : 진단편 [절판 주문불가]
    0 0
    5.0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허들 운동을 하면 허리가 뻐근하였고, 요즘 들어 허리가 굽어서 하는 집안 일 등을 하면 허리가 불편하였던 나에게 이 책은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실제로 1년 전 허리부터 햄스트링이 잡아 당기는 통증을 느껴서 정형외과에서 진찰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의사의 처방은 엑스레이를 찍고 간단한 문진을 시행한 후 왜 아픈 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단순히 소염제를 먹을 것과 도수 치료와 스테로이드 계열 주사를 맞을 것을 권유하였고, 한 발을 들어 올린 후 최대한 버티는 운동을 수시로 할 것과 몸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니 신발에 깔창을 깔아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후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몸의 균형이 맞았는지 엑스레이를 찍고, 깔창의 변화를 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물론 의사의 처방대로 소염제도 먹어보고 도수치료도 받고, 주사도 맞았으나 별 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치료과정에 답답함을 이기지 못했던 나는 이 책을 우연히 접하고, 연수를 신청함으로써 그 동안 궁금했던 많은 의문 점이 해결되었다. 그 중 허리 통증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디스크를 낮게 하고 디스크에 나쁜 행동을 멈추게 하는 방어기전이라는 사실과 평상시 감기에 걸렸다가 1~2주 지나면 저절로 회복하는 것처럼 허리 디스크도 손상을 받았다가 저절로 호전된다는 사실이 나에게 허탈감을 주었다. 이 책은 1. 급성 요통에 대한 정의부터 급성 요통과 디스크 손상의 관계, 급성 요통으로 시작한 허리 통증이 깊어지는 과정을 소개하였다. 특히 디스크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 세기, 반복되는 정도에 따라 섬유륜 손상, 종판 손상, 디스크 탈출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쉽게, 자주 생기는 손상이 섬유륜 손상인데 그 원인은 종판이 손상되려면 큰 충격을 받아야 하고, 디스크 탈출이 생기려면 15~25개의 판으로 겹겹이 쌓인 섬유륜이 모두 찢어져야만 하는 데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 탈출이 생기기 전에 후방 섬유륜이 찢어지는 통증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겪는 다는 것이다. 2. 디스크 탈출증의 자연 경과, 처음에는 생소한 용어였던 신전동작, 요추전만 자세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탈출된 디스크의 상당 부분은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자연적으로 수축하고 감쪽같이 없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뉴질랜드 물리치료사였던 로빈 맥켄지가 발견한 맥켄지 신전운동이다.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신전)만으로 허리통증이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즉 디스크의 상처를 오무려 붙이는 과정이 신전동작이고, 서로 맞붙은 상처를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신전자세이고 이러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요추전만이고 이 요추전만이야 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척추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3. 디스크 탈출증으로 생기는 방사통의 양상과 좌골신경통이 생기는 이유와 자연경과, 배측신경절이라는 신경뿌리 염증과 요통 치료의 연관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역으로 배측신경절은 디스크가 크게 찢어져서 수핵이 탈출된 것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신이 내린 최고의 디스크 탈출증 진단 장비라는 것이고 방사통은 디스크가 심하게 손상되어 수핵이 탈출되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진화의 축복이라는 것이다. 4. 디스크성 요통의 양상, 생기는 이유, 후방관절증간 관계, 심한 디스크성 요통을 해결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 이 역시도 디스크에 나쁜 동작을 최대한 줄이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고 이것은 척추 위생을 지키는 것이며 디스크성 요통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요추전만 자세인 척추 위생을 지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 척추관협착증에 관한 내용인데 협착증이 아픈 것은 협착 자체 때문이 아니라 걷다 보면 더 걷기가 힘들어 잠시 쉬어야 하는 현상인 간헐적 파행이라는 증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척추관이 아무리 좁아져 있어도 간헐적 파행이 동반되어야 척추관협착증이라는 병명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파행의 양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 달라지는 파행의 거리와 파행의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면 좀 더 쉽게 증세를 호전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6. 허리통증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통증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알면 현재의 통증이 어떻게 변할 지 예측할 수 있고, 자신의 유전적 소인을 알면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고 이는 내 몸에 꼭 맞는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7. 다양한 허리 통증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궁금하였던 나의 허리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였고 앞으로 허리통증 개선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 소중한 정보를 통하여 현재뿐만 아니라 일생의 허리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024-09-25 김용수
    돈의심리학
    0 0
    5.0
    이 책은 매일같이 돈을 다루고 있는 은행에 재직하고 있는 나에게도 돈에 대하여 무심, 무지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였던 저자는 돈 문제는 재무 관리가 아닌 역사와 심리학을 통해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빚더미에 앉은 이유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금리 등 경제지식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 불안정성, 낙관주의의 역사를 연구하여야 하고, 진정한 부를 이해하고 얻고 싶다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돈 관리를 잘하는 것은 개인이 얼마나 똑똑한 지와는 상관없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천재라 해도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쉽게 파산할 수 있고, 아무런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보통 사람도 몇 가지 행동요령을 통하여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돈의 기술적인 측면보다 소프트한 스킬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중 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파트를 공감하였다. 이 부분을 별도로 복사하여 추석에 지인들에게 읽어주고, 아이들에게는 복사물을 주고 꼭 읽어보라고 했을 정도이다. 나치 독일에서 탈출하여 미국에 정착한 하인츠 베르그륀은 문학을 전공한 평범한 청년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한 미술상이 되었는데 그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양의 미술품을 모았기에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아마 그가 평생 모은 작품의 99퍼센트는 거의 아무 가치 없는 것이었지만 나머지 1퍼센트가 피카소와 같은 작품이라면 그것은 확실한 재테크였다는 것이다. 애니메인션 증기선 원리를 통해 유명세를 떨친 월트 디즈니는 1930년대 중반까지 400편이 넘는 만화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대부분 분량이 짧았고, 관객의 사랑을 받았으나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1938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라는 작품을 통해 요즘 말로 대박을 쳤다.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50 곳을 투자했다면 절반은 실패하고 한두 개가 대박이 나서 펀드 수익률이 100퍼센트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나 투자, 금융에서 꼬리가 모든 것을 좌우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이 잘못되고, 망가지고, 실패하고 추락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최고타자의 타율이 4할이면 경이적인 기록인데 이는 10번 타석에 들어서 4번 안타를 치고 6번은 아웃 당한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아무리 천재적인 코미디언 조차도 매번 공연에서 웃기게 할 수는 없다. 먼저 조그마한 클럽에서 자신의 소재를 테스트해보고 이후 큰 공연에서 써먹는 것이다. 항상 해가 뜰 수는 없고 흐린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이 있음을 인지하여야 하는데 우리는 맑은 날 만을 기대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또한 다소 고리타분할 수 있는 저축에 관한 파트도 무척이나 공감하였다. 돈이 많다는 의미는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다는 의미이고,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은 불운이 던지는 대로 무엇이든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일정한 수준의 소득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저축을 하는 사람과 자신이 저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저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뉘는데 부가 소득이나 투자수익률과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부라는 것은 벌어들인 것을 쓰고 난 후 남은 것이 축적된 것에 불과하다. 소득이 높지 않아도 부를 쌓을 수 있지만 저축을 하지 않는다면 부를 형성할 가능성이 제로라는 것이다. 저축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겸손을 늘리는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주장 같았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를 하는 것은 자기 자존심의 반영이며 내가 돈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저축은 돈을 덜 쓰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욕망을 줄이면 돈을 덜 쓸 수도 있는데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신경을 덜 쓰면 욕망도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저축을 하는 이유는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하거나 집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저축을 하게 되면 상황에 휘둘려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을 수 있을 때,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고 싶을 때, 예고 없이 찾아온 황금 같은 투자 기회를 잡고 싶을 때 단순히 실행하고 있었던 저축이 우리의 인생을 구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부의 의미를 접하고 크게 충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앞으로 돈에 대한 나의 인식과 자세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 2024-09-25 김주영
    포스 윙
    0 0
    5.0
    죽거나 졸업하는 두 가지 엔딩뿐인 무자비한 바스지아스 군사학교에 타의로 오게 된 작고 약한 ‘은빛 머리칼’의 바이올렛이 최정예 부대이자 위대한 드래곤의 선택을 받는 ‘드래곤 라이더’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 투쟁과 모험을 그린 판타지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신기하게도 이 소설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글자가 무척 쉽게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었다. 주인공 바이올렛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라이더 분과에 들어가 어떻게든 신체적 약점과 불리함을 극복하며 드래곤에게 선택받는 라이더로 살아남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바이올렛을 응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조심스럽지만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에겐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일 것이다. 한국 문화로서 이해될 수 있는 징병제 이야기. 그리고 해리 포터의 마법 학교를 상상할 수 있는 장소들도 그러했다. 작가는 시작부터 대단히 과감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단 번에 넣을 수 있었는지 직진하는 전개와 시니컬한 분위기가 끌렸다. ‘X 같다니..’ ​ 적어도 한 번에 독자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선 필요한 수단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놀랐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판타지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SF의 아성을 무너뜨릴 영화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님들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인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 자체였다. 고전적인 촉감의 표지 재질과 함께 금색 배경과 흰색 띠지 와의 조화는 수박 한 조각처럼 보인다. 디자인은 무난했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판타지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이를테면 어벤저스처럼. 이 소설을 읽으며 참신한 발상과 판타지적 불편함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 같아 보이면서도 판타지의 방대함을 잘 썼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영상과 화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일지 기대를 해본다. ​위대한 드래곤의 선택을 받은 자만이 살아남는 곳, 바스지아스 군사학교. 400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나바르 왕국은 스무 살만 되면 남녀를 막론하고 징집한다. 바스지아스에 입학한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죽거나 or 드래곤의 선택을 받아 날아오르며 졸업하는 것뿐. 그렇게 선택받은 자들은 ‘드래곤 라이더’라 불리며, 드래곤의 마력을 통해 얻은 고유 능력을 갖고 전쟁에 투입된다. 그리고 이곳에 타의로 떨어진 긴 ‘은빛 머리칼’의 바이올렛 소른게일. 전투 훈련을 해본 적 없는 그녀에게 이곳은 무덤 자리나 다름없다. 드래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잔인한 생도들과 반역의 인장을 받은 자들. 바이올렛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 그리고 그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강렬하게 피어나는 금지된 로맨스…. 과연 바이올렛은 무사히 날아올라 졸업할 것인가? 《포스 윙》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바스지아스 아카이브(기록보관소)의 서기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바이올렛 소른게일이 사령관인 엄마의 명령에 따라 ‘드래곤 라이더’가 되어야 하는 치열한 생존 투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드래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높이 60미터 위의 아찔한 난간다리를 건너야 하고, 매주 목숨 건 격투 시합을 치러야 하며, 위대하지만 성질 더러운 드래곤이 재미 삼아 쏜 브레스에 맞아 죽을 확률도 극복해야 한다. 엄청난 힘과 전투력을 넘어 무자비한 거만함까지 갖춘 생도 사이에서 결국 먹잇감이 된 작고 약한 바이올렛이 선택한 무기는 바로 그의 머리. 군사학교 교칙을 모조리 외우는 비상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펼쳐 보이는 온갖 지략과 권모술수는 현실적이고도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한 영화적 서사를 보여준다. 잔혹한 경쟁 게임 속 진취적인 바이올렛과 그녀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재미와 갈등, 매력적인 수백의 드래곤 무리와 화려한 전투가 장관을 이루는 놀라운 이 세계관은 《왕좌의 게임》, 《다이버전트》 등을 작업한 이수현 국내 최고 판타지 번역가의 섬세한 완역으로 완성되어 새로운 판타지 대작을 애타게 기다린 독자들에게 마지막 책장까지 쉼 없이 빠져드는 완벽한 몰입과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드래곤이라는 거대하고 무자비한 동물에게 선택받은 라이더라는 버거운 운명을 감당하며 전과 달리 더욱 성장해나가는 바이올렛의 모습과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는 분명 많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24-09-25 황문현
    이기적유전자(40주년기념판)
    0 0
    5.0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저 리처드 도킨스 교수의 본 도서는 최근 들어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다 읽었을 때에는 나름 뿌듯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바뀔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 같다. 그리고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론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요즘 많이 회자되는 밈을 드디어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의미를 알게되었다. 밈이라는 단어는 최근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단어가 맞았다. 실제 리처드 도킨스 교수가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서 처음 소개한 개념이자 단어이다. 유전자의 설계에 의해 생존기계로서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동식물들은 유전자의 의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에 맞추어 점차적으로 진화하여 왔고 자연의 선택을 받아온 것이다. 유일하게 호모 사피엔스 우리 인간들만이 유전자의 뜻을 거역한다고 한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왔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전자의 설계의 의도와는 다르게 행동을 하며 진화해 왔고 또 진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 인간들인 것이다. 이런 반역의 중심에는 밈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속하는 인간이라는 종을 특수한 존재로 볼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을까? 그 대답은 예일것이다. 인간의 특이성을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나는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학자의 입장에서 이 단어를 쓴다.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밈은 문화이며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간다.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듯이 밈도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점점 진화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의 인류를 이끌어 가는 것은 밈이 분명하다. 책의 12장에서는 거대한 게임이론을 다시 한번 돌려본다. 죄수의 딜레마도 소개를 하고 이런저런 가정을 통해서 무엇이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은 마음씨 좋은 놈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기적 유전자이지만 결국은 남을 위한 행동이 자신이 살아남기에 유리할 수 있으면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의 사례도 개미의 사례도 결국은 유전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진화한 전략일 뿐이다. 사회성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로 결국은 이기적 유전자론을 대입하면 모두 다 정리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유전자의 영향으로 생존기계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잘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결국 행동 양식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 단위가 아닌 개체 단위가 아닐까? 뇌가 있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이런저런 것을 따지고 놓고 봐도 결국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것이다. 바이러스와 기생충 같은 사례를 보더라도 결국은 그들 스스로가 번식하기 위해 행동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숙주를 통해서 어떻게든 다른 숙주로 넘어가기 위해 행동하고 숙주들은 살아남아서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은 이 둘의 노력이 합해져서 하나의 개체에 녹아들기도 하고 우리 인간의 몸도 결국은 이러한 조합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읽다 보니 본 도서가 출판 당시 그렇게 논란을 불러 일으켰는지도 조금 알 것 같았다. 이기적유전자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책에 따르면 모성애도 이기적인 유전자가 꾸민 전략이고 수컷은 자손을 최대한 많이 퍼트리기 위해 암컷을 착취한다. 게다가 양육은 번식의 기회를 제한하는 일이기 때문에 수컷과 암컷 모두 가능할 경우 그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 난 그간 왜 그렇게 이 책이 종교인들의 미움을 많이 받나 궁금했는데 그럴만 했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인간의 도덕성이나 이타성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유전자에게는 의식나 도덕이 없고 비인격적인 자연선택의 과정에서 선택되거나 걸러진다. 환경에 더 잘 맞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달되고 환경이 바뀌면 기존 유전자는 도태되거나 변이를 일으켜 새 환경에 적응하다. 이 단순한 논리를 개체 중심이 아닌 유전자 중심으로 설명하기 위해 이기적이라는 용어를 끌어 왔을 뿐이다. 아뭏든 본 도서는 다윈의 진화론을 재해석한 보기드문 현대의 명저이자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 2024-09-25 심정민
    세종 정조
    0 0
    5.0
    요근래 한동안 위인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생겼었다. 그리고 현대정치에서 참 인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과거 우리 역사에서 훌륭한 정치지도자는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세종이 떠올랐다. 세종에 대해선 어릴때 역사책에서 배운게 전부라 책을 통해서 다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본 서적을 선택하였고, 세종과 더불어 존경받는 정조에 대해서도 같이 알수 있는 책이었다. 세종은 천성이 총명하고 민첩한 데다가 학문을 좋아하여 게을리하지 않아서 아무리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도 밤새워 글을 읽느라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고 하였다. 세자로 있을 적부터 학문을 좋아하였고, 한번은 몇달동안 앓아누워 있으면서도 독서를 그만두지 않았다. 태종이 걱정하여 책을 다 치우게 하고 한가지만 남겨놓았는데, 그 책을 날마다 읽고 외웠다. 즉위한 이후로는 날마다 밤 4시경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이른 새벽에 조회를 받은 다음 정사를 살피고 윤대를 하고 경연에 나갔다. 조금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또한 처음으로 집현전을 설치하여 문학에 빼어난 선비들을 뽑아서 자문에 대비하도록 했다. 경서와 역사서 읽기를 하나의 즐거움으로 여겨 싫어함이 없었다. 쉽게 얻어보기 어려운 옛날책이나 글을 대하면 잊지 못해 했으며, 많은 서적을 고찰하고 응용했다. 문무 정사가 두루 잘 시행되어 예악 문화가 다시 흥성했다. 각종 악기와 천문역서의 방법 또한 예전에는 제대로 몰랐는데 세종이 모두 밝혀냈던 것이다. 여러 친척들과 화목했고, 두 형과는 각별히 우애하여 사람들이 그 사이에 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신하들에 대해서는 예의에 맞게 대하고 간하는 말은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였다. 사대관계는 성심으로, 교린의 관계는 믿음으로 시행했다. 사리를 환히 꿰뚫어 남방 북방과 다 사이좋게 만들었으며 온 나라가 태평했다. 30여년 동안 백성들이 삶을 즐길수 있게 되었다. 거룩한 덕이 워낙 높고 높아서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울 지경이었으므로 당시 세상에서 '해동 요순'이라고 일컬었다. 말년에 불교 문제를 가지고 말을 듣기도 했으나 향을 피우고 예불을 한 적은 없었다. 세종은 지중추원사 정인지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무릇 정치를 하려면 반드시 앞 시대의 잘 다스려지고 잘못 다스려졌던 경위를 살펴야 할 것이요, 그 경위를 알려면 오직 역사기록을 읽어야 할 것이다. 주 나라 이래로 대대로 역사서가 있는데 책이 방대하여 두루 고찰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근래에 송대 학자가 편찬한 자경편을 읽어보니 가언, 선행을 절로 나누어 종류별로 편찬하였는데 간명하고 긴요하다. 옛날에 책을 만든 이들은 보기에 좋도록 했던 것을 알수 있었다. 실로 누구나 학문에 있어 모든 책을 두루 읽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만기를 보살펴야 ㅇ하는 임금의 처지에서는 어느 겨를에 다 읽을수 있겠는가. 경이 역사문헌을 두루 참고, 열람해서 착하고 악한일로 권면, 징계가 될 만한 내용을 뽑아서 편찬하여 한 부의 책을 만들어 읽기 편리하게 하여 후세의 자손들이 영구히 귀감을 삼을수 있도록 하라. 우리 동방도 나라가 선것이 오래여서 흥폐, 존망의 역사를 또한 몰라서는 안된다. 아울러 모두 지나치게 번다하거나 간소하거나 하지 말아야겠다. 책 이름은 치평요람 이라고 내릴 것이다 " 진양대군(수양대군, 세조) 이유에게 이일을 감독하게 했고 문학하는 선비들을 뽑아 집현전에서 부문별로 책임을 나누어 맡겼다. 병진년에는 세종이 의정부에 교시를 내렸다. "옛날 수렵을 나갔던 것은 강무를 하여 해를 제거하기 위함이었으니 이는 선왕이 제도로 정한 군국의 중대사였다. 우리 조종 또한 옛 제도를 참작해서 본과 가을로 행하는 강무의 법을 행했으니 자손에게 드리운 교훈이 두루 갖춰진 것이다. 그런데 신진 유생들은 이것이 임금의 놀이행사에 지나지 않는다하여 매번 중지할 것을 청했다. 대신들 중에서도 중지하자고 하는 이가 더러 있다. 지난해에는 강무의 시기를 당해서 내가 마침 병이 있어 몸소 거행할수 없었다. 그래서 장수를 명해 나를 대신하여 행하도록 하려고 했으나. 대신이 논하기를 '병권을 장신에게 주는 것은 의리에 마땅치 않습니다'라고 하여 그만두었다"
  • 2024-09-25 김승혜
    허송세월
    0 0
    5.0
    허송세월 김훈 최근에 가까이 있는 분의 죽음을 목도하고 나니 이 책이 더욱 와닿는다. 다들 말년의 삶도 지금의 삶과 동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 역시 그토록 강인한 체력을 가졌었으나 이제는 음주를 절제하고 담배를 끊고, 더 이상 등산을 할 수 없어 등산장비를 후배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는 1948년생으로 겨우 76세에 불과한 나이다. 100세 시대 100세 시대하고 노래를 부르는 현대 사회의 젊은이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76세의 김훈은 덤덤하고 일상적인 문체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노년의 삶은 단순히 머리가 히끗해져서 염색을 자주해야하는 삶이 아니라 그저 나이가 들어 노년인 삶이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걸 말이다. 노후에도 행복을 느끼려면, 늙어가는 나이에 걸맞은 새로운 인생관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최근 작고하신 나의 시어머님께서는 향년 70세로 60대까지는 암투병 중에도 골프를 치러 나가시고 해외 여행을 즐기시는 강철 체력의 중년이셨다. 머리는 언제나 염색한 붉은 끼 도는 검은 머리. 언제나처럼 강인한 허벅지 근육과 아이를 키우며 늘상 지친얼굴이던 나와는 다른 쌩쌩한 목소리와 표정. 그래서 어머니의 노년에 대해 막연히 100세 시대의 건강한 노인을 상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투병 중에서도 해외여행을 다니실 정도였으니 자식들이 어머님의 노년을 마냥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는게 핑계 아닌 핑계였으려나.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어머님은 최근 작고하셨다. 70대는 60대와 다르다. 이제는 진짜 노인이 된 것 같다. 60대까지만해도 등산을 했었는데 이제는 못하겠다. 저자 김훈과 비슷한 말씀을 하시면서 말이다. 잃어버린 중년의 삶을 위로하듯 어머님은 물건을 마구 사셨다. ‘70대는 하고 싶은 걸 망설이면 안되는 나이래~’하면서 말이다. 그때는 그 말을 단순한 워딩 자체로 이해하려 했으니 갑자기 낭비벽이 드셨나 했었는데 책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더 이상 쌩쌩하지 않은 노년의 삶을 준비없이 맞이하게 된 어머님의 위로였었던 것 같다. ‘애착 가던 것들과 삶을 구성하고 있던 치열하고 졸렬한 조건들이 서서히 물러가는 풍경은 쓸쓸해도 견딜 만하다. 그것은 속수무책이다.’ ‘내가 미워했던 자들도 죽고 나를 미워했던 자들도 죽어서, 사람은 죽고 없는데 마음의 허깨비가 살아서 돌아다니니 헛되고 헛되다. ’의사가 또 말하기를, 늙은이의 병증은 자연적 노화현상과 구분되지 않아서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늙은이의 병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어서 딱히 병이라고 할 것도 없고 병이 아니라고 할 것도 없다는 말이었는데, 듣기에 편안했다.‘ 인상적인 구절 몇 가지. 40대를 앞두고 무릎이 아프기에 정형외과를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문득 나보다 앞서 40대를 통과한 남편이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이제 어디가 안아픈 하루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아픈데보다 안 아픈데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운 게 중년이라며 말이다. 마지막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말이었다. 이게 몸이 늙어간다는 것이구나. 정신은 중고등학교 저 언저리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는데 몸뚱아리는 속절없이 시간을 지나고 있으니 애석하다가도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무릎도 그냥 무릎에 좋은 영양제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비가오려나~ 하면서 가끔 시큰대는 무릎에 따순 손을 얹으며 말이다. 호전적이고 긍정적이셨던 어머님은 뼈가 약해져 지팡이를 짚어야 하셨을 때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셨고, 재활을 하면 걸을 수 있을거란 희망을 잃지 않으셨다. 반년이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급기야 몇 년전에 골프를 치다 삐끗한 게 이제 문제가 되었다며 아무 사고없이 말썽부리기 시작한 골반뼈를 끝끝내 인정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가셨는데 거기서는 재활 없이 자유롭게 뛰어 다니고 등산을 즐기고 계시겠지 하는 생각에 그저 조용히 웃는다. 저자처럼 현실적인 노년의 모습을 생각하고 흘러가는 자연의 이치임을 알게 되셨어도 그렇게 활기차게 사셨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이제는 어머님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에게도 저자의 깨달음이 느껴진다. 마냥 얼굴이 늙고 머리가 히끗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게 아니라 청춘의 잔재를 버리고 새로운 노년의 삶을 자연스레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고. 아무도 진짜 노년의 삶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알려주지 않았기에 마냥 건강한 100세를 준비하라고만 외쳤기에. 이 책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지 않나 싶다.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