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9
안진균
일본 요괴문화 상품이 되다(더 파울린 프로제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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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짜 일본은 요괴문화 속에 있다'라는 책과 함께 출간되었으며, 요괴문화를 포함한 일본의 문화컨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연구자들이 옴니버스 소논문 형식으로 작성한 글들을 포함하고 있다. 1권에 해당하는 '진짜 일본은 요괴문화 속에 있다'가 일본의 요괴문화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면, 2권인 '일본 요괴문화 상품이 되다'는 요괴문화 컨텐츠가 대중문화에서 어떻게 응용되어 왔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책을 읽은 우선적인 느낌은 정말 이렇게 독특한 소재에 대해서 지나치리만큼(?) 상세하게 글을 적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특히, 글 중에서 통상 우리가 전자오락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발전해 온 역사와, 게임이란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이 작가가 요괴문화에 대한 책에서 무슨 전자오락에 대한 얘기를 이토록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닌텐도사의 포케몬Go를 설명하기 위해서, 즉 요괴문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포케몬이 어떻게 전자오락으로서 발전하게 되었나를 설명하기 위해서 게임 분야에 대해서 그렇게도 상세한 내용을 기술하였고, 상당히 재미있는 글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여러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현재 게임시장에서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본의 전자게임은 단순히 현재의 특정인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가치 존중, 이를 통해 만들어진 전통문화 컨텐츠가 배경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를 요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
누군가가 나라 전체에 흩어져 있는 요괴 이야기를 수집하고, 그 다음 사람은 요괴들을 나열, 정리, 분류하고, 또 다음 사람은 요괴 별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시로, 소설로, 영화로, 게임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어왔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자들이 이 일들을 잘 기록하고, 후대에 전달해왔다는 점이라고 본다. 결국, 어떤 나라의 고유한 전통적 컨텐츠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해당 문화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되고, 또한, 기록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현재 많은 문화컨텐츠들을 생산해내고 있고, 최근 전세계적으로 케이팝 등 다양한 컨텐츠들을 성공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그 나라만의 고유한 전통적인 문화컨텐츠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정부의 지원만으로 생성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작은 것부터 기록하고, 후세에 잘 전파하려고 하는 개개인의 다양한 노력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