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1
남호철
인지심리학 - 생각하고 기억하고 결정하는 우리 뇌와 마음의 작동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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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원제는 how to think이다. 이 세 단어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해주는 것과 같다. 즉,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각의 원리를 파헤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책은 ‘심리학’이라는 주제로 설명을 이어 나간다. 무정형, 비선형적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뇌도 결국 생존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바이오 머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결국 AI라는 것도 이러한 인간의 뇌를 컴퓨터의 언어로 프로그래밍한 것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히려 에이아이(ai)시대에 ’인간의 두뇌,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법‘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저자는 접시씻기를 통해 ‘마음을 이해하는 3가지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첫째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기본 기능, 즉 접시 씻기 기능이 있다. 이 단계에서는 어떻게 기능이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 본직적으로 연산적으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특정 입력값을 출력값으로 변환하는 연산 절차로서의 기능이다. 즉, 저자분한 접시를 꺠끗한 접시로 출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도 있다. 가령, 식기 세척 과정은 먼저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고, 세제를 이용해 기름과 떄를 제거한 다음 세제를 씻어내고, 마지막으로 접시를 말리는 일이다. 이것은 앞에서 기술한 연산 과정에 따라 실시되는 특정한 일련의 단계이다. 이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요리법과 비슷하다. 이 단계들을 따르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각 단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단계별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조사해, 각 단계를 바탕으로 작동 과정에 관한 간단한 모형을 세운 식기세척기 시뮬레이션을 고안할 수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수준만으로도 식기세척 청사진을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식게세척을 훨씬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연구할 수도 있다. ‘깨끗한 접시’라는 연산 결과를 얻기 위한 알고리즘은 많다. 상기에서 서술한 바와 달리, 다른 식기세척기 모형은 약간 다른 방식으로 각 단계를 실행할 것이다. 동일한 단계가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실행될 수도 있다. 가령, 다른 사람은 접시를 손으로 씻는다. 이 경우 기능이 동일하고 (지저분한 접시->꺠끗한 접시) 단계도 동일하지만 (음식찌꺼기 씻어내기, 식기세척, 식기의 세제 씻어내기, 건조), 단계가 다른 시스템에 따라 실행된다 (하나는 기계적인 방식으로, 하나는 생물학적인 방식으로)
3. 저자는 이렇게 3단계로 식기세척기와 식기세척 시스템을 설명한다. 즉, 연산적 수준, 알고리즘의 수준, 표현적 수준이다. 저자가 이러한 설명을 한 이유는 ‘기능’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식기세척기와 마찬가지로 행동 기능을 실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며, 행동을 실행하는 시스템을 만들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그리고 마음과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환경과 상호작용해서 행동을 발생시키는지 (기능하는지) 알면, 더 나은 결정을 하고, 살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인지심리학을 통해 왜 어떤 일은 기억하기 쉽고, 어떤 일은 기억하기 어려운지,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이후에서는 인지심리학, 인지과학, 인지신경과학의 기본 원리들을 통해 이를 안내하고 있다.
4.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종종 대학과정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다만, 우리의 마음과 뇌의 작동방법을 아는 것은 정말로 힘이 되는 것 같다. 가끔 내 마음도 ‘왜 그럴까’ 이해하기 힘들떄까 있는데, 본 서는 과학적인 근거(주로 뇌과학)를 바탕으로 이를 설명해주고 있어, 조금이나마 답답함을 덜어준다. 나아가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을 넘어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데에도 인지과학적인 측면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스스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뒤돌아보면 그러지 못할떄까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당시의 상황을 편향적으로 인식하고 생각했던 탓인데, 본 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뇌를 알아가게 되어 다행이다.